[논평] 표절논란, 예산낭비 ‘Creative Korea’ 국가 브랜드 철회하고, 문체부의 국정홍보 정책을 분리할 것을 요구한다!

2016년 7월 13일culturalaction

7월 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새로운 국가 브랜드로 ‘Creative Korea’를 발표했다. 같은 날짜의 『연합뉴스』 설명에 따르면, 국가브랜드란 한 국가의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 등 유·무형의 가치를 총합한 이미지를 말한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만든 ‘Dynamic Korea'(다이나믹 코리아)란 슬로건을 사실상 대체하는 ‘CREATIVE KOREA’는 우리나라 국민의 DNA에 내재된 ‘창의’의 가치를 재발견해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 문체부는 지난해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국가브랜드개발추진단’을 구성, 아이디어 공모를 2차례 시행(3만 999건 접수)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127만여 건의 ‘한국다움’에 대한 키워드를 조사, 분석했다고 한다. 이 발표가 나간 직후 더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이 새 국가브랜드가 프랑스의 ‘creative france’의 표절임을 지적하면서, 국가브랜드 표절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

손 의원의 지적에 대한 문체부의 해명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creative+국가명’이나 ‘cool+국가명’ 형식의 슬로건은 적어도 1990년대 후반 이후 영국을 위시해 전 세계 각국에서 앞 다투어 채용해온 것이다. 그것은 이전까지 국가산업의 영역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문화영역을 비롯해 각종 창조노동의 영역을 산업화하고 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국가가 적극 나서겠다는 정책적 입장의 표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창조경제’를 국정기조로 내건 이번 정부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많은 국가에서 사용한 ‘creative’라는 용어를 차용하여 ‘creative korea’를 국가브랜드라며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표절 논란을 넘어서 매우 창의적이지도 않고, 독창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creative korea’는 과거 참여정부의 문화정책을 총괄적으로 정리한 보고서 <창의한국>의 영어 번역어다, <창의한국> 보고서는 이 보고서의 영어 이름을 ‘creative korea’라고 쓴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국가브랜드라고 발표한 ‘creative korea’는 프랑스의 브랜드 정책도 표절했고, 참여정부의 문화정책 슬로건도 표절한 강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국가브랜드 사태에서 야기된 또 다른 문제는 이 오래된 형식의 정책 슬로건을 ‘국가브랜드’로 도출하는 데 들인 엄청난 노력과 예산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 문체부는 현 장관 취임 후인 2014년 10월, 기존 4실 6국 체제를 6실 체제로 전환하는 등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국정홍보 기능 강화 역시 조직개편의 이유로 거론되었다. 정부부처 명에 ‘문화’가 등장한 것이 1960년대 ‘문화공보부’의 신설에서였다가, 1990년 공보 기능을 분리해내면서 ‘문화부’로 독립한 일은 분명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문화영역의 자율성과 다양성, 창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문화정책의 독립적 위상은 기본적인 전제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 전제에 동의한다면, 문화부의 공보 기능 수행은 퇴행적인 선택임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번 사태는 현재의 문체부가 공보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래, 정부상징체계 및 국가브랜드 개발에 지속적인 공력과 예산을 투입하면서 야기된 문제이다. 이번 예산의 대부분 집행계획도 주로 브랜드 기획과 개발보다는 브랜드 홍보에 맞추어져 있다. 국가브랜드개발추진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의 언론 인터뷰 의견을 종합해보면, 위원들이 많은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결론은 ‘creative korea’로 내릴 정도로 일방적이었다고 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사용하는 각종 ‘창조’라는 이름의 정책을 홍보하려는 수단으로 애초에 국가브랜드 사업이 동원되었다는 것을 짐작케 해준다. 국가브랜드 디자인이 표절 논란을 촉발한 것은 그것이 현실정치나 정책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오로지 공보기능 수행에 충실하기 위한 디자인개발사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이 사업들에 국가예산 68억이 사용되었다는 보도와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이다. ‘공보기능 수행’이라는 차원에서도 동의보다 논란이 더 크다면 정책성과가 저조하달 수밖에 없는 일이니 어찌 보든 ‘예산낭비’는 분명하다.

이번 국가 브랜드 표절 사태가 주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문체부가 국가브랜드 디자인개발에 골몰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문화현장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검열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키고, 그에 대해 그 어떤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는 데 있다. 그 문제의 뿌리 깊은 원인 중 하나는 국정홍보 기능을 문화부가 명시적으로 떠안은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의 표현들을 국정홍보의 단일한 노선으로 수렴시키려는 강압적인 행정노력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니 국가브랜드 ‘표절’ 논란까지 벌어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문체부는 이번에 발표한 브랜드 로고를 철회하고, 문화예술의 진흥에 진력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러한 본연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문체부에 속해 있는 국정홍보 정책을 분리하여 독립시키는 일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2016년 7월 12일(화)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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