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도 스포츠의 일부이다.

2016년 8월 3일culturalaction

 

인간의 육체적 도전과 경쟁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예외는 없다. 나 혼자 나를 상대로 싸울 때도 한계가 존재하고, 남을 상대로 경쟁할 때도 항상 상대적 한계를 경험한다. 물론 자연에 맞서 그 자연적 환경이나 조건과 상대할 때도 인간은 한계를 맞이한다. 스포츠는 그래서 다큐이며 거짓이 있을 수 없으며, 킨닝도 없고 있는 그대로를 날 것 그대로 경험하고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인간을 둘러싼 환경 다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장점을 갖는다. 한계가 스포츠를 제한하는 요소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로 인해 스포츠는 감동을 선사한다.

스포츠를 대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다양하지만 아주 강력한 이유 중의 하나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직면한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얻는 희열에 있다. 그리고 대상과 한계가 불가능처럼 보임에도 이를 극복하거나 넘었을 때의 만족감은 극에 달한다. 인간은 그래서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방법들을 사용한다. 스포츠의 경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훈련에 훈련을 반복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고, 전략과 전술도 개발하며, 더 좋은 장비를 개발하기도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극단적으로 자신의 한계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기도 한다. 바로 도핑이다.

인간의 육체적 한계가 존재하는 동안, 도핑은 인간과 오랜 역사를 함께 해 왔다. 그때 마다 도핑의 문제점을 제기되어 왔고, 경쟁에서 도핑은 불공정하고 비신사적인 방법임을 잘 알고 있었다. 도핑의 위험성과 부당성이 지속적으로 경각되고 주지되었음에도 선수와 코치와 이익집단들은 도핑을 떨치지는 못했다. 도핑의 위험성보다는 경쟁에서 이겼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이었다. 도핑이 자신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망치고 때론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말이다.

도핑이란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나 방법을 통칭한다. 도핑이 스포츠에서 부정되는 이유는 불공정한 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고 선수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기 위함이다.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하는 시합에서 한 선수가 부정하게 유리한 지점을 점유하면 경쟁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도핑물질이 의학적 문제점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제스포츠기구들이나 세계반도핑기구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규제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들의 노력에도 도핑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이미 말했지만 답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도핑으로 잃거나 잃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도핑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매력적이고 달콤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만이 아니라 남들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핑의 매력과 유혹은 그래서 떨칠 수 없다. 도핑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도핑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아주 순진하다. 도핑은 나쁜 것이며 하면 안되는 것으로 치부한다. 때론 왜 그 선수가 도핑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도핑이 그리 죄악시되지 않는다. 선수마다 견해가 다를지언정 도핑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라 자연스럽다.

도핑은 음주운전과 유사하게 이해되어도 좋다. 예전에는 음주운전이 일상이었다. 무용담도 난무하였다. 그러나 음주운전단속으로 등급별 제재를 가하면서 음주운전은 점차 사라졌다. 사회의 인식도 변했다. 이제는 음주자리에 아예 차를 가져가지 않는다. 한 두 잔을 마셨다면 결정한다. 더 먹고 대리를 부를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인가를 말이다. 누가 옆에서 마셨다면 한번쯤을 확인한다. 문제없을지 말이다. 강력한 법규정과 이에 대응한 제재가 음주운전을 제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이 음주운전을 완전히 사회에서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지속적인 단속과 제재 외에는 말이다.

도핑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바이러스와 같이 이해되어야 한다. 나쁜 것이니 없어지기를 바라고 우리가 사랑하는 선수들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만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도핑의 유혹은 강하고 언제나 할 수 있는 환경이다. 도핑이 나쁜 것에 그치지 않고, 하면 안된다는 인식을 스포츠환경에 주지시켜야 한다. 도핑을 박멸하기 보다는 창궐하지 못하도록 눌러놔야 한다. 이를 위해 완전에 가까운 규정과 제재, 그리고 철저한 검출을 통해 도핑 사용자에게 응당 책임과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핑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 필요해 보인다.

  • 이대택  _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rev Post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