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삼척에서 시원한 연대를! “삼척으로 가드래요~”

2016년 7월 5일culturalaction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을 인공의 구조물 안에서, 또는 그 위에서 보낸다.

당신이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공간을 한 번 둘러보라. 십중팔구, 당신은 사무실이나 학교, 아파트 같은 건물의 내부이거나 도로 또는 인도 상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모든 인공 구조물들은 모래, 자갈 등과 시멘트를 적당히 잘 반죽해서 그 기반을 다지고 외양을 튼튼히 해 지어진 것들이다. 현대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시멘트로 이뤄진 공간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며 살아가지만, 이 시멘트가 어디로부터 나고 만들어지는 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매일 먹는 쌀밥 한 톨에도 농부의 수고가 담겨 있음을 우리가 잘 알듯이, 시멘트로 닦인 길, 시멘트로 지은 집에도 누군가의 노동이 소복소복 쌓여 있다. 그런데, 흰 쌀밥이 밥상 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눈을 지그시 감아 연상할 수 있어도, 내가 발 딛은 공간에서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머릿 속에 그려보기란 여간 수월치 않다.

만약 동양시멘트에서 부당해고된 하청노동자들이 이토록 끈질기게 싸우지 않았던들, 그 비참하고도 고된 노동의 실체를 우리는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이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과정보다도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된 사연은 훨씬 더 상상하기 어렵다. 상식과 정의라는 공동체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에 비추어 보더라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지난 500일 동안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강원도 삼척에 가면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암을 캐고, 잘게 부수고, 나르는 일을 하는 ‘광구’와 시멘트 공장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최저임금 받으며, 힘들고 위험한 노동을 하루 16시간 씩, 휴일도 없이 노예처럼 일해야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바로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이다.

작년 2월, 이 하청노동자들이 실제로는 ‘원청인 동양시멘트의 정규직’이라는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의 판정이 나왔고, 얼마 뒤 101명의 노동자가 계약해지를 통보받는다.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동양시멘트의 위장도급과 부당해고를 뒤늦게 인정했지만, 사태는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진짜사장’인 삼표 뿐만 아니라, 사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들이 불법부당한 행위를 중단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짓밟은 것이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공세는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수개월 간의 구속, 각종 고소고발, 근래에는 16억 원대의 손배가압류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00일의 시간 동안 이같은 혹독한 탄압이 계속됐지만, ‘노예’가 아닌 인간으로 살겠다는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의 각오는 변함 없다. 비록 적지않은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 삼표와 사법부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겨 민주노조를 떠나고 정규직 전환을 포기했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투쟁은 양생작업을 거친 시멘트처럼 더욱 단단해졌다.

투쟁 초기에 비해 부쩍 줄어든 인원임에도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은 삼척 공장과 서울 본사를 부지런히 오가며 그렇게 500일을 났다.

지난했던 이 기간, 힘겹지만 당차게 이겨나가고 있는 그들을 이제 우리가 응원하러 가자!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의 복직투쟁 500일을 맞는 7월 9일, 삼척 시민들과 함께 하는 해변 가족캠프가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이 일했던 광구와 거대한 중장비들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양시멘트 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삼척지역 여론을 우리의 함성과 몸짓으로 술렁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척 시내 곳곳을 누비는 1박2일의 발걸음에 꼭 함께 해주시라. 동양시멘트의 위장도급과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도 힘이 되겠지만, 당신에게도 무조건 힘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 한 시도 주저 말고 어서 ‘삼척으로 가드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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