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도시재생 탐험기 ⑥ 런던에서 배운 것을 동네에서 써먹기 _ 런던 도시재생의 성북사용설명서

2016년 7월 13일culturalaction

[편집자주]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이 런던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를 연속기획으로 소개합니다. 코인스트리트의 주민 대안개발 사례, 런던 최대의 도시재생 사업 킹스크로스 지역과 스킵가든, 예술가들의 도시재생을 살펴볼 수 있는 해크니위크 지역 등 런던의 주요 도시재생 사례들과 정책적 배경을 문화적 가치, 지역기반 주체 형성, 거버넌스와 주민 자산화 등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 런던 도시재생 탐험을 함께 해주었던 ‘스프레드 아이’ 멤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해외 사례가 그러하듯이, 영국과 런던의 도시재생 사례를 한국과 서울 그리고 성북에 적용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도시와 지역 그리고 삶을 둘러 싼 조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런던의 사례와 달리 서울과 성북은 지금 “재생”이 아니라 “또 다른 개발”의 과정을 경유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럽 쇠퇴기 도시에서 발견되는 ‘도시의 방치된 땅’(brown field) 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런던시가 코인스트리트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공유한 땅도, 킹스크로스 지역의 기업이 공사 기간 동안 예술가들에게 제안한 스킵가든도, 해크니위크의 야드극장을 가득 채워주는 주민 관객층도, 런던 올림픽 개최와 퀸엘리자베스올림픽파크 조성 과정에서 보여준 메가 이벤트사업의 문화적 수용성도 우리에게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과정과 경과가 없이 결과와 성과만 있는 재생”, “사람과 콘텐츠 없는 하드웨어, 물리적 경관 중심의 재생”, “삶과 문화보다는 공사가 우선되는 재생”, “지역과 커뮤니티가 재생되기보다는 실종되거나 밀려나는 재생”, “주민과 지역사회보다는 행정과 정책이 주도하는 재생”을 넘어서기 위한 출발점 혹은 가능성을 런던의 도시재생에서 목격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런던 도시재생 탐험의 교훈을 동네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성북 지역문화활동의 관점에서 ‘런던 도시재생 활용법 10’을 결론으로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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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유성북원탁회의의 미아리고개 하부 공간(미인도) 활동 모습
01. 성북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문제설정에서 시작하자.

성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계획들과 사업들을 종합적 재생, 장소 중심적 재생, 지역사회 기반형 재생, 주민 중심의 재생, 협력과 거버넌스를 통한 재생 등의 관점에서 새롭게 검토하고 혁신적으로 문제설정해야 한다. 기존의 단일 주제형, 단일 사업형 도시재생과 마을 만들기를 넘어 생태, 문화, 교육, 복지, 경제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가치가 지역을 기반으로 서로 연계되는 가치복합형, 지역생활형 도시재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역생태계의 관점에서 성북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을 전체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자.

02.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지역 역량의 축적과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

해당 도시재생 사업이 실행되면 지역 역량 축적과 강화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도시재생의 기획과 추진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문화적 가치 그리고 지역 주민의 삶의 가치 측면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예측할 수 있는, 그래서 사전에 검증하고 준비할 수 있는 지표 또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제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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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역 내에 방치되어 있던 아리랑극장을 재생하고 활성화한 공유성북원탁회의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워킹그룹의 활동 모습
03. 모든 도시재생은 마을민주주의와 거버넌스(협치)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

지역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의 프로세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자. 그리고 지역 주민 스스로 제안하고 주도하는 도시재생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 가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활동하고 있는 동네에서부터 지역 주민, 지역 활동가 등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고 주도하고 평가하고 성찰하는 경과적 도시재생의 환경을 형성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북동, 정릉, 미아리고개, 월계-석관-장위동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도시재생 거버넌스를 구상하고 제안하자.

04.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의사결정의 거버넌스를 넘어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를 조직하자.

성북구청을 비롯하여 지역 주민 조직들에 이르기까지 해당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를 제안하고 참여하자. 그리고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가 도시재생 사업의 실질적인 주체이자 의사결정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행정을 혁신하자.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주체들이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

장위동이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지역의 문화예술생태계가 참여하는 지역 주체 기반 협력형 활동 모임을 자율적으로 구성하고 참여하자.

05. 물리적 환경 개선의 수준을 넘어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와 가치가 통합적, 총체적으로 고려되는 도시재생을 요구하고 준비하자. 

성북에서부터 생태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도시재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내재화될 수 있도록 개입하자. 문화예술을 비롯하여 창의적인 지역 주체들이 도시재생 사업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과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구성하자.

성북의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생태, 교육, 복지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지역 기반 주체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는 모임을 운영하자.

06. 도시재생 사업을 지역내 문화공간 및 주민조직의 거점화, 자산화 등과 연계하여 추진하자. 

지역의 민간 생태계 전반에 걸쳐서 일회적이고, 의존적인 공공지원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거점화, 자산화, 자립화 전략이 필요하다. 공공지원사업에 대한 공공적이고 효율적인 활용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재원을 연계하는 적극적인 지역 자산화 전략을 추진하자. 이를 위해서 물리적 개발과 정비 중심의 도시계획에서 물적 환경 정비와 사회 서비스 제공을 결합한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근린재생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을 확보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미아리고개예술마을만들기,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정릉권역의 협력 사업과 공간들(개울장, 정릉DIY제작소 등), 누리마실 축제와 문화다양성 네트워크 등을 마을기반 시민단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단법인 등으로 지역 자산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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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협력 활동으로 활성화, 지역화 되고 있는 정릉시장. 협동조합 성북신나를 비롯하여 지역 청년들과 예술가, 정릉신시장사업단 그리고 주민들이 탄생시킨 개울장(아래)
07. 도시재생 사업의 과정을 경유하면서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자생적이고, 자율적이며, 다양한 주민 모임들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고 활성화하자.

성북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공유, 토론,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자. 단순한 도시재생 사업의 참여를 넘어 지역 주체들의 등장과 교류 그리고 협력을 모색하자. 이를 매개로 성북 도시재생의 원칙과 방향 그리고 주민 선언 등을 만들어 가자. 거버넌스형 도시재생이 이루어질 있도록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지역 커뮤니티와 조직들이 사회적 개발을 통한 재정의 독립과 지속성을 확보하여 주민자치의 힘을 확보하자.

지속적인 포럼, 워크숍 등을 통해 지역 주체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리를 모아내고, 공유성북원탁회의 도시재생 선언 또는 권고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사회적으로 제안하자.

08. 생활권내 도시재생 사업 관련 예산 구조를 장소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포괄적이고 통합적으로 재설계 하자.

행정의 편의에 따라 파편화된 채 부유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예산들을 마을, 동네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자. 이를 위해 마을, 동네 기반형 예산감시와 주민예산 요구를 강화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적극적으로 거점화하고 있는 정릉, 미아리고개 등을 중심으로 동네 통합적 예산 현황을 조사하고 분석하자.

09.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재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서울시, 성북구청, 중간지원조직 등에 제안하자.

도시재생 정책 및 제도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것, 다양한 형태의 민간조직과 협력하는 것, 지역주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등을 제안하자. 지역사회와 밀착된 공론장에서 행정과 주민들이 함께 지역의 도시재생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자.  지역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의 다자간 파트너쉽이 형성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자.

앞서 언급했던 활동들을 축적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정리하여 성북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이슈페이퍼를 제작하자. 그리고 서울시, 성북구청, 지역 주민들에게 제안하자.  

10. 도시재생을 장기적이고 경과적이며 유연한 관점에서 사람과 지역에 투자하는 삶의 과정으로 설계하자. 

일관되고 지속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하고 보완하자. 장기적 관점과 상상력을 유지하되 언제나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덧붙여갈 수 있는 프로세스(모자이크 전략)을 설계하자. 장기적이며 동시에 구체적인 흐름 속에서 공동 생산과 공유를 위한 지역사회 파트너쉽을 구축해가자.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지역 주민과 커뮤니티들이 주도해 사회적 개발을 마을 단위에서 정착시키기 위한 전제조건들을 확보하자.

성북의 장기적인 도시재생 과정에서 지역기반 주도방식(Area-based Initiative)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구성요소들을 파악하고, 지형도를 만들고(mapping), 접근 경로를 설계하자.

  • 이원재 _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moleac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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