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논평]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의 문화예술계 공작정치를 즉각 수사하라!

2017년 9월 12일culturalaction

[문화연대 논평]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의
문화예술계 공작정치를 즉각 수사하라!

 

9월 10일자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이 특정 감독을 만나 ‘애국영화’, ‘국뽕영화’를 만들도록 종용하고 제작비 지원까지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사의 내용을 제보한 감독의 말에 따르면, 국정원 요원이 대통령이 직접 테러범을 무찌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 <에어포스 원>을 언급하며 국내에는 이런 영화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토로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통령이 주인공인 영화 제작에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하며 지원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번 보도를 통해 이런 일련의 일들을 진행해온 속칭 ‘국정원 엔터팀’의 존재도 확인되었다. ‘국정원 엔터팀’은 영화계를 포함한 문화예술계를 사찰하며 감시만 해온 것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가 원하는 영화의 기획·투자·제작 과정까지 직접 개입하며 진두지휘 해온 것이 드러났다. 이는 박근혜 정권 시기에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그간 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의 ‘좌파척결’을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진행해왔고, 그 과정에 국정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정원의 공작정치는 박근혜 정부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9월 11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국가정보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를 대상으로 퇴출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정원의 공작정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7월부터 진행되었으며,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연대를 비롯하여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정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공작정치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 문화예술계는 국정원 앞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은 그간 자행한 수많은 공작정치, 위법적인 국내 문제 개입 등을 넘어 현재도 헌재 사찰, 관변 집회 배후 등 탈법을 일삼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하며 국정원을 고소 및 고발 조치했다. 이번 한겨례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보도와 발표는 문화예술계의 기존 주장이 사실임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비롯하여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정원의 공작정치가 매우 뿌리 깊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 사건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사건이 단순히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배제 사건으로 축소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은 자신들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예술인들을 지원배제라는 형식으로 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범문화예술계에 대한 사찰을 통해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정치적 성향으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지원과 배제라는 형식으로 문화예술계의 구조적 개편을 획책한 것이다. 지원배제를 통한 블랙리스트 사건은 이러한 과정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원배제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여론의 흐름에는 사건의 본질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조사는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의 모든 검열과 국가 범죄를 그 대상으로 진행돼야 한다.

또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박근혜 정부 기간으로 한정해서도 안된다. 이번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공작정치에서 확인되었듯이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가범죄는 오래 전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자행되었다. 따라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어떠한 성역도, 시효도 없이 진행돼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국민들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법치국가, 문화국가의 원리를 명백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둘러 싼 이명박·박근혜정부와 국정원의 공작정치에 대한 본질을 밝혀야 할 때다. 국정원의 오래된 국가범죄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야 할 때다.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검열을 넘어 국민의 혈세로 문화예술 창작 자체를 공작정치의 도구로 삼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처벌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7년 09월 12일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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