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유발자’ 우익의 운명

2017년 8월 31일culturalaction

이동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문화연대 집행위원장

 

지난 주말 도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우익단체들의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그들의 행진과 구호 음악은 지난 탄핵정국에서 보았던 스타일 그대로였다. 군가를 따라 부르며 군복, 군화, 군모에 검은색 ‘라이방’을 쓴 노령의 참가자들이 여전히 대열의 전위에 선다. 이들의 외침은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절실했지만, 백주대낮에 군가와 군복을 입은 분들을 아직도 도심에서 봐야 하는 시민들의 표정이 곱지 않다. 사운드와 비주얼이 이제는 정말 지겹다는 표정들.

지난 8월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갈 때, 입구에서 군복을 입고 그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노령의 우익단체 회원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우익 어르신의 경례에 가벼운 미소를 지었던 원세훈은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4년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법정 구속이 되었다. “헐, 범죄자에게 거수경례를?”

우익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새 공포의 대상에서 혐오의 대상으로 변해버렸다. 냉전 시기 반공교육에 혈안이 되어 빨갱이를 색출하라는 우익단체들은 과거에는 반공주의 이데올로기의 포비아를 생산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2000년대 후반 우익 단체의 회원들이 군복 입고 가스통 들고 도심에 나와서 자해 퍼포먼스를 하던 시절만 해도 우익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강화된 우익들의 집단적 행동들은 공포의 대상이 아닌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왜 우익들은 공포가 아닌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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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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