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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4] 꿈의 공장 속 작은 꿈! –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와의 연대기(5)

2018년 4월 23일culturalaction

신유아 / 문화연대

 

(대표사진 정택용)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지낸 지 어언 3000일이 돌아오고 그동안의 행적들을 돌아본다. 부평 및 대전 공장점거 농성, 본사 점거 투쟁, 분신, 고공농성, 미국-독일-일본 해외원정, 거리공연, 콘서트, 홍대앞 클럽’빵’ 수요문화제, 유랑문화제, 부평공장 스쾃 및 예술제, 영화 <기타이야기>, <꿈의공장>, <내가 처한 연극>, <공장> 제작·상영, 다큐멘터리연극 <구일만 햄릿>, <법앞에서> 제작·공연, 콜트콜텍기타노동자밴드 결성·공연, 법률 투쟁, 사회적 연대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긴 시간의 투쟁이 남긴 것은 연대의 마음이었다. 전국의 노동자들이 농성현장에 연대를 와주었고 전국의 시민들이 후원금도 모아주었고, 전국에 힘겨운 현장들을 오가며 연대가 연대를 만드는 농성의 삶을 이어갔다. 그 긴 시간 동안 어떤 현장은 사측과 타결이 되어 공장으로 돌아갔고, 어떤 현장은 여전히 고공농성에, 단식농성 그리고 삭발투쟁 등 힘겹게 싸우고 있고, 악질자본의 모략으로 공장에서 내몰린 노동자들이 새롭게 농성장을 꾸리기도 했다. 사계절이 바뀌듯 농성장의 모습도 변해간다.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2015년 4월 19일, 투쟁 3000일이 되는 날.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싸우고 있는 콜트콜텍기타노동자는 12일간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 여행은 콜밴이 공연하고, 함께 연대했던 뮤지션들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여전히 싸우고 있는 전국의 현장들을 찾아다니며 연대의 마음도 전하고 콜트콜텍의 이야기도 나누는 음악여행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콜트콜텍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3000명의 친구들을 모았다. 함께 하는 친구들은 여행경비와 페스티발 준비기금으로 얼마씩의 돈을 후원했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출발한 12일간의 여행. <음악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콜트콜텍기타노동자 3000일 전국음악투어><콜트콜텍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3000명의 친구들과(콜친) 함께하는 3000+ 페스티발><꿈의 공장> 건립 등 기타가 더 이상 착취의 도구가 되지 않고, 이윤보다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의 음악여행 여정은 팽목항 세월호 유가족과 연대하기 그리고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현장, 창원 세월호 촛불연대공연, 부산 생탁 노동자와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연대, 울산,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 구미 스타케미컬, 대전, 청주, 이천 하이디스, 양평 두물머리, 홍천을 돌아 서울시청 앞 거리문화제로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3000일 전국음악여행 12일간의 여정 동안 30팀이 넘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함께 했다.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은 “음악인들의 공연은 기타노동자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응원이자 박영호 사장에게는 위협적인 무기가 됩니다. 이런 연대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기타노동자들이 3000일이라는 긴 시간을 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하나의 매개물(기타)이 서로 다른 두 연대체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다. 서로 다름을 알게 되었고, 서로 같음을 알게 되었고, 삶의 방식이 다름을 알게 되었지만 이들이 소망하는 세상은 무척이나 닮아 있음을 알게 되는 것. 바로 이런 것이 투쟁의 멋진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콜트악기 관련 강성노조로 인해 사측이 공장문을 닫았다는 허위 발언에 대한 사과와 콜트콜텍 부당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과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부평공장 앞 농성장과 새누리당사 앞 농성장으로 두 공간을 모두 운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농성장은 다시 문화예술인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 문화제에는 꾸준한 뮤지션의 연대가 있었고, 목요일 드로잉데이에는 미술작가들이 현장스케치를 이어갔으며 금요일에는 거리 팟케스트를 진행하며 문학인 연극인들이 돌아가며 초대 손님으로 연대를 이어주었다. 이러한 연대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새누리당 김무성과 콜트콜텍 사장 박영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가을, 겨울이 지나고 2016년 여의도 농성장은 그냥 그 자리에 있다. 변한 건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의 건강이 악화 됐다는 것뿐이다. 장시간 단식농성에 방종운, 이인근 지회장의 건강이 나빠졌고, 농성장을 손보고 수리하고 연대한 사람들을 맞이하는 김경봉, 임재춘 조합원의 피로감이 증가한 것이다. 농성장도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매일 매일 손보고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농성장을 삶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의식주가 가능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일 또한 새로운 농성의 방법 중 하나이다. 천막하나 치고 현수막을 수십 개 걸어두는 과거의 방식에서 이제 조금씩 진화해야 한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 멈출 수 있게 하는 공간, 주거의 공간에 더해 농성장 전체가 하나의 현수막으로 보여 지는 그런 공간구성이 필요하다.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은 지금 문화예술인과 함께 농성 재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장기 농성이 남긴 또 하나의 혁명이 있다. 콜트콜텍기타노동자 임재춘의 농성일기. 임재춘 조합원은 스마트폰은커녕 핸드폰 문자보내기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함께 연대한 사람들은 문자 보내는 법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자세히 알려드렸고 어쩌나 보내오는 임재춘 조합원의 문자 메세지는 오탈자 투성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도전에 응원을 보냈다. 그는 농성장의 일상을 수기로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문화제에서 그가 쓴 농성 일기가 낭독되었고 언론은 이것을 기사화하여 세상에 알렸다. 다시 출판사의 제의가 들어왔고 임재춘의 농성일기는 책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이제 뮤지션, 연극배우, 출판물의 저자가 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진솔했다. 농성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다툼에서부터 삶의 아주 근간에 있는 이유까지 임재춘의 투박한 어투와 유머 넘치는 충청도 사투리로 담아냈다. 잊혀져가는 장기투쟁사업장의 이야기가 다시 함성을 보내는 또 다른 투쟁의 방법이다.

문화행동, 예술가들의 결합, 연대의 절실함은 당사자의 의지와 노력에서 더 빛을 발한다.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이전에 내안에 숨겨진 다양한 역량들을 끄집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투쟁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화예술인들은 주변에서 조금씩 거들고 있는 사람들이다.

2018년 지금. 콜트콜텍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광화문 세종공원 내 농성천막을 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은 또 무엇인가 사부작거린다. 질긴놈이 이긴다고 했다. 해고 4000일하고도 벌써 100일이 넘어간다.

[계속]

(사진 정택용)

(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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