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평] 문화예술교육 파행 예고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술강사지원사업 개악

2017년 1월 19일culturalaction

[문화연대 주간논평]

 

문화예술교육 파행 예고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술강사지원사업 개악

 

1월 20일(금), 예술강사들이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예술강사사업 파행저지를 위한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해 8월, ‘예술강사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농성’에 돌입했던 예술강사들이 5개월 만에 다시 거리로 나온다는 것이다. 예술강사들은 왜 방학 때마다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지난 해 8월, 예술강사들이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앞에서 농성을 한 것은 문체부가 예술강사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은 예술강사들이 학교를 선택해왔는데, 갑자기 문체부가 학교 교사들이 강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예술강사 배치제도’를 시행하려 한 것이다. 예술강사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그 계획은 결국 철회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문체부가 예술강사 운영방식을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다. 2017년부터 예술강사에 대해 매년 재시험·재심사를 실시해 합격한 경우에만 재고용하고, ‘반복참여’를 제한하겠다는 그것이다. 전국예술강사노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아무런 사전협의 없는, 문체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문체부는 예술강사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근거로 감사원의 2016년 <감사보고서>를 내세운다. 고용노동부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추진방법 등에 대한 합동지침’에 따르면, “2년 이상 직접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1년간 참여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반복참여를 허용해온 예술강사지원사업의 경우, 신규 참여자의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감사원이 지적한 것이다. 감사원은 예술강사지원사업에 대해 청년층의 우선 선발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반복참여를 제한할 것을 문체부에 통고했다.

예술강사에 대한 재시험·재심사 절차의 도입과 반복참여의 제한이 ‘청년’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는 문체부의 근거는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지난 해 8월, 예술강사들의 학교선택제를 제한하려 한 것에서부터 재시험·재심사 절차의 도입, 반복참여의 제한 등 문체부가 예술강사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일련의 시도들을 연결해서 보게 되면 그 목적이 단순히 청년 일자리 창출에만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예술강사지원사업을 개악하려는 문체부의 시도가 동일한 결과를 낳는 것으로 보인다. 다름 아닌, 예술강사들의 고용조건이 더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술강사들은 매년 재계약을 해야 하는, 매우 불안한 고용상태에 놓여 있다. 예술강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고용불안 문제를 더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 어떤 효과를 낳는가. 고용조건이 더 나빠지면 그 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고용불안 문제, 고용계약 중앙일원화 문제, 평가제도의 개선, 강사료 인상, 복리후생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예술강사들은 입조차 열 수 없게 된다. 한 마디로, 매해 고용되었다는 것에 안도하고 감지덕지하도록 예술강사들을 길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예술강사지원사업의 개악이 예술강사들의 처우가 더 나빠지는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것은 문화예술교육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해,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이미 한 차례 혹독한 파행을 겪었다. 문체부가 문화예술교육진흥원으로 고용계약 일원화를 수용했다가 번복하면서 14개 지역문화재단 중 13개 재단이 “사업 반납” 입장을 전달하는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일부 학교에 예술강사가 배치되지 않는 등 큰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문체부는 문화예술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지난 12월, 운영기관 신규 공모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 문화재단들은 예술강사지원사업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체부의 독단적이고 오락가락한 행정으로 인해 2017년 문화예술교육은 또 다시 파행을 겪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시점에서 문체부는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왜 제정되었는지,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자신의 설립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정된 것이 아니다. 예술강사는 ‘알바’나 ‘일자리’가 아니며, 예술가이자 노동자이며 교육자다. 학생들 또한 일자리창출사업의 수단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향유하고 참여할 권리가 있는 국민이다. 문체부는 예술강사지원사업을 왜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을 다시 세우고 예술강사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개선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을 정상화하는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문체부가 예술강사 운영방식를 바꾸려는 것은 향후 예상되는 문화예술교육의 파행을 봉합하고 예술강사의 처우개선 문제를 입막음하려는 전형적인 꼼수, 불통행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강사의 고용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문체부의 불통행정은 문화예술교육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또 다시 예술강사와 학교, 학생들의 몫이 될 것이다.

2017년 1월 19일(목)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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