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와 애도가 죄가 되는 사회는 옳지 않습니다.

2016년 5월 10일culturalaction

어김없이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광화문 세월호 광장 토요문화제 ‘stage 416’ 지난 가을 시작해 이제는 조명 없이 진행해도 환한 계절이 되었다. 기계마저 얼도록 추운겨울날 한곡을 연주하면 10분 동안 말을 하면서 손을 녹이고 다시 음악을 연주해주는 뮤지션들이 있었기에 그 긴 시간을 버틴 거 같다.

stage 416을 매번 준비하면서 항상 걱정되는 부분은 준영어머니와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질문의 내용도 그렇지만 혹여나 실수하는 건 아닐지 매번 생각한다. 지난문화제에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기에 더욱 준비를 많이 했는데, 어버이날 질문에 눈물을 흘리셨다.

416 a

가장 기뻐야하는 날이 어쩌면 유가족에게는 가장 힘든 날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준영이는 매번 어버이날이면 미역국을 끓이고 계란 후라이를 해서 직장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 아버지에게 저녁을 대접했다고 한다. 교실 존치문제, 인양, 20대 국회 등 많은 질문을 준비했는데 차마 이야길 못했다.

준영이는 야구를 좋아했다고 한다. 두산베어스를 좋아했고, 특히 안산공고에 진학해 야구를 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또한 준영이는 참 착하고 학우들과 잘 어울렸다고 한다. 그런 준영이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자신의 생일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게 내가 아는 준영이에 대한 전부이다. 이렇게 착한 아이가 죽음을 당했고 우리는 그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그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들고 행진을 했다. 그 결과 2014년 1년간 550명이 연행됐으며, 400여명에게 소환장을 발부됐고, 이 과정에서 7명이 구속되었다. 단지 추모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는 추모를 막기에 급급했다. 여전히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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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가 진행되는 그 시간 을지로에 있는 한 주점에서는 4·16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를 후원하는 주점이 진행됐다.  4·16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 등에 참여했다가 사법 처리된 이들을 돕기 위해 출범한 단체다.

문화제가 끝나고 지인들과 방문한 후원주점은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연휴라 흥행을 걱정했던 상황과 다르게 많은 이들로 북적이는 실내에는 오랜만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음식도 맛나고 사람소리로 시끄러운 공간에서 다시금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추모와 애도가 죄라면 나도 공범이라는 생각에 후원주점을 방문한 사람들과 함께해 즐거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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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역시 세월호 집회 참여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약 30분간 차도를 점거했다며 50만원의 벌금형을 약식으로 선고했고, 이후 검찰에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검사는 도로교통법을 이야기하면서 교통을 방해했고 사회적 피해를 이야기 했다. 되물어 보고 싶다. 그렇다면 사회적 재난을 야기 시킨 정부를 상대로 피해를 물어보는 행위에 대해서 당신들은 진행하고 있는가?

추모하는 시민들을 죄인 취급한 정부에 맞선 싸움의 시작이 이번 후원주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모진 탄압에도 집회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 시민 분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고, 도움을 주신 416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 이두찬 _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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