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평화의 소녀상 및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기획 전시에 대한 폐쇄 결정을 철회하라!

2019년 8월 6일cultural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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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8/4), 일본 아이치현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시켰다. 주최 측이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라는 제목의 전시 코너 전체를 가벽으로 폐쇄시켜 버린 것이다.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라는 코너가 외부 반발로 전시장에서 철거된 이력이 있는, 일본 천황제나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 등 일본 사회가 금기시하는 주제를 다룬 17개 작품을 모은 기획전이란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 사건임과 동시에 ‘일본사회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를 삭제시켜버리는’ 현재 일본 권력집단의 행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전시 중단에 대해 주최 측이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안전 문제’. 일본 내 우익의 테러 예고와 항의로 인해 안전 문제가 고려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 대한 일본 정부 인사와 정치권의 압박이 계속되었다는 점에서 주최 측의 설명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전시 중단의 과정을 보자.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일본의 정부 인사와 우익 정치권의 압박과 공격이 이어졌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대해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며 전시 중단을 요청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아이치 트리엔날레’를 지원한 보조금에 대한 조사와 대응을 언급하며 주최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주최 측에 대한 항의성 전화와 협박이 많았다고는 하나, 그에 대한 주최 측의 대응이 17개 작품이 포함된 ‘기획전 자체의 폐쇄’라는 것에 누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는 일본 내 상식적인 언론과 문화예술계의 지적대로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며, 또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각종 국제 협약과 권고, 심지어 일본의 헌법조항에도 배치되는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인 것이다.

우리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벌어진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다음의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첫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주최 측은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기획 전시에 대한 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전시를 원상 복구하라. 작품과 관람객, 전시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과 전시 자체를 폐쇄하는 것은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 폐쇄 결정에 대해 작가와 시민, 국제사회에 사죄하고, 전시를 원상 복구하라.

둘째, 일부 일본 우익 정치권 인사들은 ‘평화의 소녀상(작가; 김서경, 김운성)’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을 중단하고 역사 앞에 사죄하라. 침략전쟁에 대한 조금의 반성도 없이 신사참배와 망언,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같은 경제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우익 정치권 인사들이야말로 국제사회에서 격리, 폐쇄되어야 할 존재일 뿐이다.

셋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참여 작가 박찬경, 임민욱 작가의 전시 중단과 작품 철거 의사를 지지하며, 함께 연대할 것이다. 두 작가는 이미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기획 전시에 대한 폐쇄 결정 직후, 주최 측에 전시 중단과 작품 철거 의사를 밝혔고, 8/4 오후 전시공간을 차단하였다. 우리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항의하는 두 작가의 행동을 적극 지지한다. 아울러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적은 트리엔날레 소식지를 각자의 전시 공간에 붙이려고 한 것을 거부한 주최 측의 결정에 강력 항의하는 바이다.

넷째, 우리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일본 및 국제사회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 행동에 나설 것이다. 이미 일본의 상식적인 문화예술인, 시민사회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참여한 몇몇 일본 작가들의 입장 발표와 행동, 일본 문화예술/시민사회에서의 성명 발표 등 이번 전시 중단 사태를 규탄하는 일본 문화예술인, 시민사회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이에 연대할 것이다. 우리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전 세계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연대하여 이번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다시는 이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벌어진 초유의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은,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는커녕 자신들의 만행을 덮고 이를 오히려 우익세력의 집결의 계기로 만들려는 일본 내 일부 권력집단의 준동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이러한 일본 우익의 준동에 심각한 우려를 보내며, 한국과 일본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예술행동, 시민행동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2019년 8월 6일(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의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항의하는
한국의 문화예술단체 일동(총42개 단체, 가나다순)

공연예술인노동조합, 나라풍물굿조직위원회,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대한출판문화협회, 독립영화협의회, 들꽃영화상 운영위원회, 레지스탕스영화제, 마네트상사화,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문화산업정책협의회, 문화연대, 문화예술교육협동조합 아토, 문화인천네트워크, 민족미술인협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부산평화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아시아1인극협회, 여성영화인모임, 우리만화연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문화예술협의회,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정의로운 미투 생존자들을 위한 익명모임, 충북무예액션영화제, 평창남북평화영화제,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비대위),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성명서 발표 이후, 4개 단체가 추가로 연명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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