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주간 뉴스 브리핑 _ 이슈왈왈 no. 2.

2020년 3월 25일culturalaction

이슈왈왈 no. 2. _ 2020년 3월 3주차

1. 사회적 재난 앞에 단체 이익이 우선인가?!

[사진설명]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4월 공연 · 전시의 피해액이 500억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발표했다.
  •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겪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의 여지는 없지만 기사 내용 중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조사 결과에 대한 공신력이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의 조사는 한국예총의 회원협회, 연합회, 지회, 회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보고서 제목에는 “예술계”라 통칭하며 예술계 전반의 구성원을 조사한 것처럼 표기했지만, 결국 조사 대상을 한국예총과 회원 단체 등으로 국한한 것이다. 그로 인해 한국예총의 피해를 마치 문화예술계 전체의 피해로 환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배제하고 한국예총 스스로에게 예술계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오만한 처사다.
    둘째, 한국예총이 국가 예산을 지원 받기 위해 이익을 취하려는 의혹이 포착된다. 지난해 6월 11일, 당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등 26인이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020910)을 제안했다. 현재 법안은 위원회 심사 중이며, 한국예총의 법적 설립 근거 마련 확보가 그 내용이다. 그런데 2019년의 해당 발의안이 이번 코로나19 피해 조사 내용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다음 두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예술인들은 ‘코로나19 사태’ 등 우발적 사고, 예술계의 권익대변과 국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법적기반을 갖춘 종합예술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92.7%)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안'(38조의2: 한국문화예술단체연합회)에 대해 예술인들의 대부분(91.4%)이 조속한 통과를 희망했다.”

  • 위의 대목은, 해당 조사가 문화예술계의 피해를 공론화하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한국예총이 법적 설립 기반을 마련하여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써 이뤄졌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시국이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층이 피해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재난을 빌미로 자기 이익을 취하려는 행태를 보이는 집단이 ‘예술계의 권익을 대변하고 국민 문화향유권을 확대’할 수 없다고 본다. 이는 강하게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이며, 한국예총은 진정으로 문화예술 생태계를 위해 어떤 활동을 전개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성찰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과 문화예술계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본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

[뉴시스] 한국예총 “코로나로 1~4월 공연·전시 피해액 523억원”

2. 깜깜이 선거, 이대로는 21대 국회도 어둡다

  • 코로나19 여파로 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정당은 유권자 판단을 도울 공약마저 소홀히 다루면서 깜깜이 선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의 선거 양상이라면 유권자는 어느 당이 어떤 공약을 내놓았는지도 모른 채 투표를 해야 한다.
  •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언론은 정당의 동향만 다루고 있고, 총선 의제는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향후 구성될 국회 역시 당파분쟁과 이익집단들 간의 나눠먹기식 국정 운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재(人災)로 인한 지난 20대 국회의 파행을 떠올리게 한다. 코로나19와 비례연합정당의 등장으로 총선 국면이 혼란스럽다고 하나, 문제는 정치인들이 이러한 사회적 재난 및 총선 양상의 변화를 구실로 선거 상황을 축소시키면서 이익을 취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유세 행태를 보이는 데 있다. 주먹구구식 정책과 공약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인들이 지위와 권력을 통해 사익을 챙기는 모습을 숱하게 봐왔다. 지금이라도 각 시민사회에서부터 우려를 표명하고 정책과 공약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도록 촉구해야 한다.

[KBS] “공약 잘 모르겠어요”… 깜깜이 공약 정당들


3. n번방 사건, 근본적인 논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사진설명]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 청원
(출처: 청와대 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갈무리, 3월 25일 12:00 기준)
  • ‘미투운동’으로 검찰 내 성폭력 문제를 짚었던 서지현 검사가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을 두고 “예견된 범죄”라 말하며 앞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성폭력 관련 범죄 처벌이 결국 ‘용두사미’ 격으로 마무리된 것을 언급했다.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성착취 음란물을 유통한 일명 ‘박사’ 조모씨가 구속된 가운데, 해당 방을 이용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수가 180만을 넘겼다.
  • 수십 만 명으로 추정되는 n번방의 이용자 수는 성폭력 관련 범죄가 매우 일반화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충격적인 사건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며 가해자에 대한 무차별적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제2의 피해를 예방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으로 연결되므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성폭력 관련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진화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편가르기식 공격만으로는 바뀔 수 없다. 광고와 미디어 속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이렇게 형성된 여성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회적 인식과 구조를 바꾸고, 성폭력 범죄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과 법적/제도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한겨례] 서지현 검사 “n번방, 예견된 범죄…대처 못하면 국가위기”

[서울신문] “박사방 가입자 신상도 공개하라”…국민청원 100만 이상 동의


4. ‘사회적 재난 그 다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진설명] 공연티켓, 한겨레 자료사진
  •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 연기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빈사 상태에 놓인 공연업계를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뒤 예매처별로 1인당 8천원 상당의 ‘공연관람료 할인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코로나19로 인해 각 사회 영역에서 긴급지원이 실행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향후 시행할 ‘공연관람료 할인권’ 제공 계획은 긴급을 요하는 현재의 지원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이는 사회적 재난 이후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 대처라는 의미에서 또 다른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할인권이라는 물질적인 재화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문화예술계를 안정화하는 방법으로 적절한지, 또 영세한 중소공연장에도 고루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또한 장르주의로 환원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는 한계도 분명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예술계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피해 규모를 분명하게 산출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도록 예방과 사후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재난 그 다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본격화되길 바란다.

[한겨레] 문체부, 1인당 8천원 공연관람 할인권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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