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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논평]성기노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 교수의 유죄는 무죄다
문화연대  
첨부문서 : _박경신교수유죄는_무죄다.hwp(26.5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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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일일논평>
성기노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 교수의 유죄는 무죄다

최근 서울서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김종호)는 자신의 블로그에 남성의 성기노출 사진 등을 올린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를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 죄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기는 남녀를 구분 짓는 1차 성징으로, 노출될 때 성적 수치심과 흥분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육적, 사상적, 과학적,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맥락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음란한 사진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알다시피, 박경신 교수는 한 네티즌이 미니홈피에 올린 성기노출 사진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삭제하라고 결정한 것에 항의하여 동일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박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중에서 유일하게 해당 사진에 대한 음란물 판정에 반대했고, 심의위원회의 음란성 판정에 대해 사회적인 논쟁을 제기하기 위해 해당 사진들을 개제한 것이다.

사법부의 이번 판결은 우리 사회에서 음란물로 규정하는 법적 근거와 사회적 통념들이 얼마나 전근대적인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알다시피, 박경신 교수가 문제의 성기노출 사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은 그 자체로 음란한 목적과 행위라기보다는 음란물에 대한 사회적 관념들이 과연 올바른가를 문제제기 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 박경신 교수의 행위는 오히려 재판부가 판시한대로 교육적, 사상적, 학술적 논쟁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음란물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대한 말걸기다. 재판부의 판결에는 설사 음란물이라 해도, 그것이 교육적, 사상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마치 음란물의 의도와 맥락을 중시하는 척하면서 정작 박경신 교수의 행위가 의미하는 근본적인 의도를 무시해버렸다. 음란물의 사회적 편견에 도전하기 위해 스스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이면서도 자신의 블로그에 문제의 성기 노출 사진을 개제한 것은 비록 자신의 블로그 내에 사회적, 문화적, 학술적 논점들을 장황하게 적시하지 않았다 해도, 그것은 음란물의 사회적 관습에 도전하는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자신의 판결의 근거로 그 근거에 반하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경신 교수의 유죄는 무죄이다.

재판부는 음란물을 유포하면 무조건 유죄라고 말하려는 것인가? 음란물 유포의 목적과 의도와 맥락은 고려될 수 없는 것인가? 음란물은 그 자체로 보호될 수 없는 것인가? 동일 표현물이하해도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면 음란물이고, 사회적, 과학적, 학술적 가치를 가지면 음란물이 아닌가? 자신이 표현하고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맥락은 아랑곳없이 성기가 노출된 표현물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무조건 음란물 유포 죄에 해당되는가? 만일 재판부의 의견대로 박경신 교수가 다시 문제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이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학술적 근거를 설명하면 그것은 무죄가 되는가?

문화연대는 음란물의 사회적 정의와 표현의 자유의 근본 의지에 대해 논쟁을 제기한 박경신 교수의 행동에 지지를 보낸다. 박경신 교수의 행동은 사법적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다. 문화연대는 박경신 교수의 항소 의사를 역시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 음란물의 사회적 정의,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것의 법적 규제와 처벌의 정당성에 대한 문화적 논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2012년 7월 16일
문화연대(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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