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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14호_칼럼]생활 속의 자전거 문화 정착을 위한 선결 조건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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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었다. 도로에도 인도에도 천변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 주말이면 삼삼오오 줄을 지어 도시의 외곽으로 향한다. 연예인들도 자전거를 예찬하고 출퇴근에 자전거 타는 것을 자랑으로 얘기한다. 자전거는 앞으로도 한 동안 인기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다양한 기능을 선사한다. 생활 속에서 이동수단으로, 여가활용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용으로, 시간싸움과 경쟁을 위한 경기용으로, 밥벌이를 위한 운송용까지 말이다. 자전거는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누구나 탈 수 있다. 에너지효율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자동차가 100 칼로리로 85미터를 간다면 자전거는 100 칼로리로 4.8 킬로미터를 간다. 인간이 만든 기계 중에 이처럼 누구에게나 다용도로 효율성 있게 사용되는 기계가 또 어디 있을까.

자전거가 가진 이점이 어찌 한 두 가지랴. 개인적으로는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킨다. 자연스럽게 보건사업에 투입되는 재정적 부담도 줄어든다. 자전거를 움직이는 동력은 근육수축에 있기에 자동차로 인한 공기오염이나 소음공해도 해결할 수 있다. 요즘 말이 많은 지구환경에도 도움을 준다. 도심 내의 교통문제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를 조금 천천히 둘러볼 수 있게도 할 것이다.

건강과 환경 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부가가치를 높인다. 최근에 급증하는 자전거 인구들은 브랜드와 메이커에 치중한다. 한 대에 수 백 만원씩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그리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과 체격에 맞추는 것은 이제 당연지사이다. 실용뿐 아니라 패션의 일부로도 활용한다. 심지어 문화적 코드로도 활용된다. 실용으로만 타는 경우는 더 이상 없어 보인다. 그 유명한 국내의 자전거 제작회사도 짐자전거는 특별한 주문에 의해 특정한 수량만을 따로 만든다고 한다.

반면 자전거가 우리 사회에서 정착하려면 참으로 많은 조건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 외에도 부수적인 장비들 그러니까 헬멧과 장갑 그리고 신발과 복장도 필요하게 된다. 자전거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갖추어졌다면 이제는 탈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전거를 탈 수 있을만한 도로가 있어야 할 것이고,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장소가 있어야 할 것이며,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거나 필요하다면 씻는 것까지 가능해야 한다.

인프라가 갖추어짐과 동시에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과 자동차가 자전거에 대한 도로 점유를 용인하는데 관대해야하고 자전거를 타고 일에 가거나 생활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주어야 한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자동차 산업과도 부득이하게 경쟁해야하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도 만약 기후와 지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또 문제다. 자전거를 타려면 지형적으로도 가능한 평지가 최적의 조건이다. 오르고 내림이 많은 지역에서 보통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기는 쉽지 않다. 계절 또한 영향을 미친다. 아주 더운 날이나 비가오거나 눈이 와도 자전거를 타기는 참으로 어렵다. 자전거를 생활 속에서 타려 한다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거리도 적정해야 한다. 출퇴근을 하는데 또는 장을 보러 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면 누가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주거지와 생활권이 일정한 거리 내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지와 근무지가 멀수록 자전거는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

최근 몇 년 동안 급증한 자전거 인구는 여가형 자전거인구였을 것이다. 여기에 일부분은 출퇴근에도 적극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매니아들이었다. 앞으로 자전거 인구가 더 늘어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이점들이 자전거로 인해 살아나려면, 그러나 여가형이 아닌 생활형 자전거 인구가 많아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자전거가 우리 사회에서 유익하다면, 만약 그러하다면, 그래서 자전거 인구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면, 분명 두 가지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가야할 것이다. 먼저 지난 30여 년 동안 자동차문화에 길들여져 온 우리의 생각이 기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편하게 가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하는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은 불편해야 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다양한 자전거를 이용해 자전거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만약 이 두 가지 조건에 대해 우리가 동의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더라도 이는 몇몇의 문화적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의 전유물에 불과할 것이다. 생활형 자전거 문화 정착이 중요한 이유다.

[이대택/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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