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정세 속에서 문화사회를 상상하는

활동가들이 주목하는 이달의 이슈브리핑 


🌸흔들리는 정세 속에서 문화사회를 상상하는 활동가들이 주목하는 이달의 이슈브리핑

: 흔들이슈


모두의 스포츠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모두의 스포츠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모두의 스포츠’를 상상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정정은|문화연대 사무처장




스포츠는 인권입니다

 

자유로운 신체활동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입니다. 따라서 ‘스포츠를 할 권리’ 또한 모든 인간이 지녀야 할 기본적 권리입니다. 스포츠 활동에 대한 개인의 선택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며, 나이 · 성별 · 성적지향 · 장애유무 · 출신 국가 · 인종 등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스포츠는 곧 인권입니다. 누구도 스포츠 활동 과정에서 차별을 당하거나 인권을 침해받지 않아야 하며, 국가와 지자체 등은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어야 합니다. 더불어 적합한 체육시설과 장비, 스포츠 프로그램을 충분하게 제공하고 원하는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스포츠를 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그 가치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권 학교에서 여자 아이들은 관중석이나 응원단의 자리로 밀려나곤 합니다. 비장애인이 신나게 뛰어다니는 운동장에서 ‘스포츠 하는 장애인’을 찾기 역시 쉽지 않습니다. 성전환자를 비롯한 성소수자 선수가 체육 경기에 출전할 때 잔인한 여론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땀 흘리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즐거움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세상,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입니다.

 

 


모두의 스포츠를 상상합니다

 

여기 ‘모두가 함께하는 스포츠’를 꿈꾸는 이들이 모였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의 스포츠’를 지향하며 실천해온 이들이 함께 모여,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스포츠 행사 ‘모두의 운동회’를 만듭니다. 우리가 바라는 ‘모두’에는 비인간도 함께합니다. 기후위기의 한복판에서 더 이상 산을 깎아 다른 종을 터전에서 몰아내며 경기장을 짓고 대량의 탄소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스포츠 행사는 이제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되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운동회가 가능할까? 나이, 성별, 장애와 무관하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는 어쩌면 하늘 아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좋을지 모릅니다.

한동안 우리는 ‘모두의 운동회’가 무엇인지 답을 구하고자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의 실마리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을 꿈꾸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는 동안 깨달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럴듯한 답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향유하는 스포츠’가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하고 최대한의 조건을 상상하는 일입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저마다 품어왔던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무릇 당연하게 여긴 일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조건을 가능하게 하는 게 무엇일지 상상했습니다.

 

 

 

모두의 스포츠로 안내합니다

 

그 상상의 결과를 토대로 ‘모두의 스포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단번에 모두의 스포츠가 가능하게 할 요령과 기술 같은 것은 아직 우리에게 없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조건인 동시에 지키기 어려운 최대치의 약속입니다. 다만 이런 조건들을 채우는 것이 가능할지 질문을 던지고, 그로 인해 관심 없던 이가 관심을 가지고, 관심이 있는 이가 행동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는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구현하고 모두를 위한 스포츠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지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모두의 스포츠를 위하여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모두의 운동회’조차 그 가이드라인의 조건을 모두 충실히 따를 수 없을지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모든 조건을 충실히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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