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왈왈 2020]10월 3주 _ ‘K-그린뉴딜’을 넘은 실질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 외 2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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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그린뉴딜’을 넘은 실질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

7월 14일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한국전력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투자 계획이 한전 이사회에서 확정됐다.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데 대해 국내외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유럽연합은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 환경 피해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시급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임을 인정하며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히드로공항 활주로 추가 건설 계획 무산과 일회용품 사용 불법 규정, 뉴질랜드에서의 ‘탄소제로법’ 통과 등 국가 별로 구체적인 사회적 전환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럽연합의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영향을 받아 지난 6월에 226개의 기초지자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한 데 이어, 7월에는 17개의 광역지자체와 63개의 기초지자체가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발족하여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과 실천을 약속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국회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로 승인된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과는 반대로, 지난 5일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투자를 확정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탈 탄소 사회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다. 더구나 이는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도 상충한다. 

지난 7월 발표한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사라지고, 개별적인 사업 육성안의 나열에 그친” 계획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전의 석탄화력발전 투자 확정은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제자리걸음에 그쳐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예로, 이달 7일에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환경부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대비 8.5%를 줄여야 하는데 목표 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조명래 장관은 “지금으로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사실상 불분명한 것임을 인정한 셈이다. 

자리만 옮겨간 석탄화력발전 투자, 환경부의 형식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등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를 증명한다. ‘한국판 뉴딜’의 그린뉴딜 정책은 근복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아닌, 한국 내 경제와 산업 논리에 맞춰진 ‘한국판 그린뉴딜’이다. 요즘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대로 말하자면 ‘K-그린뉴딜’ ‘크린뉴딜(K-reen Ner Deal)이다. 하지만 ‘K-그린뉴딜’에는 ‘그린’도 없고 ‘크린(clean)’하지도 않다.

앞으로 발생할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선 ‘K-그린뉴딜’은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세계적으로 환경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국내에서 다른 나라로 이전하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기후‘위기’ 의식을 갖고 더욱 확고하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참고기사
[한겨레] 한전, 베트남 석탄화력에도 투자…‘기후악당’ 비판 커져
[머니투데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가능?…조명래 장관 “쉽지 않다


2. 죽음을 두려워하며 일하는 노동자가 있어선 안 된다


지난 12일 장시간 근무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한명의 택배노동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달 들어서만 세명의 택배노동자가 숨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추석 연휴 성수기가 겹치면서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견디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인력 지원 등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에만 세 명, 상반기에 사망한 노동자까지 더하면 올해에만 지금까지 열 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택배 회사는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늘어난 배송량만큼 인력은 충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택배노동자의 과도한 노동량과 업무 시간, 열악한 노동환경,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은 늘 문제가 되어왔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이며 이렇게 해서 받는 임금은 수수료와 차량 경비 등을 제하고 나면 월평균 234만 6천 원이다. 이는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택배노동자의 98%가 나도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다. 산재보험은 의무가입제도지만, 택배노동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해 별도의 산재보험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요즘 급격하게 늘어난 플랫폼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코로나19 이후 전국민 고용보험 논의가 이루어지고 이른바 ‘필수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 논의도 특수고용노동자는 포괄하지 못했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필수노동자’ 논의는 아직 그 범위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택배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그 비용을 사용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거기에 ‘공짜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분류 업무에 대한 보상과 적정한 급여 보장, 안전한 작업 환경과 휴식 시간 보장 등의 택배노동자들이 겪는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며 일하는 이는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 다치면 제대로 치료받고 생계비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일터에서는 죽음을, 일하지 않을 때에는 생계를 걱정하는 노동자가 더 이상 없도록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참고기사

[한겨레] “일하다 새벽 5시 귀가, 힘들어했다” 택배노동자 또 숨져


3. 정치 없는 한국 정치,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국회의사당 전경 (출처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장외에서 힘을 발휘하던 ‘정치 팬덤’이 장내로 들어오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정치인의 ‘팬심’이 ‘협상파는 소외시키고 강경파만 살아남는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사라지고 좌우 이념 논리와 진영 대립만 남은 상태가 현재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닐까? 지난 21대 총선은 주류 정당이 보여준 밥그릇 싸움의 결정판이었다.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법을 개정했지만 거대 양당의 꼼수로 위성 정당이 출현했고, 거대 양당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결국 이는 의석 수를 차지하기 위한 조악한 꾸밈의 행태였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이 늘 역대 최악” 이라는 자조가 현실이 되고 이렇다 보니 “누가 해도 똑같다”는 냉소적 인식이 더욱 확산된다.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적 대립 구도는 상대를 경쟁자가 아닌 적으로 보는 건 아닐까 하는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의심까지 생기게 한다. 이 와중에 국정 운영과 정치 실현에 있어 정책과 공약의 내용을 따지기보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에 의한 일종의 ‘팬덤정치’가 난무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 세대의 파산”을 선언하며 다음 세대의 새로운 정치가 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갑기도 하다. 세대적 접근에서부터 시작하든 그 접근을 넘어서는 다른 무언가든, 궁극적으로 “지금의 정치 현실”을 개혁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존의 정치 집단을 극복하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팬심으로 좌지우지되는 정치 판세가 아닌, 진영의 틀을 혁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연대와 공동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참고기사

[서울경제] 아이돌 응원하듯...팬덤정치, 목소리는 크나 울림은 없다

[여성신문] “민주화세대의 파산…다음 세대의 새로운 정치 혁명 시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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