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올해 미디어 속 [스포츠x여성]을 주제로, 성차별적 장면과 성평등한 장면을 직접 모니터링해 볼 페미니스트 시민을 모집하여 활동하였습니다. '스포츠'하면 또 문화연대 대안체육회가 빠질 수 없죠! 그래서 문화연대 함은주 집행위원과 박이현 활동가도 시민모니터링단으로 6주간 활동에 함께하였습니다.
모니터링단에선 스포츠 관련 미디어 콘텐츠를 보며 느꼈던 소감을 나누고, 콘텐츠 속에서 재현되는 스포츠 장면 중 성차별적 장면과 성평등한 장면을 직접 체크해서 모니터링 기록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어요.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스포츠 장면들, 그 속에 재현되는 성차별적/성평등한 장면을 실증적 데이터로 모아온 여성x스포츠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돌아보며, 문화연대 박이현 활동가가 작성한 후기 공유드립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쇼츠를 보다보면 여성의 스포츠 활동을 다룬 예능프로그램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여성 선수의 헛발질을 희화화하는 장면이나 이상하게 성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장면 등을 보면서 불편함을 감추기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민우회의 <여성x스포츠 시민모니터링단>(이하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같이 분노할 동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로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헌장에서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성은 청소년기부터 신체활동에 있어 문화적이고 제도적인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고, 여성 프로 스포츠 시장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여기에 영향을 받아서 생활체육에 있어서도 여성의 참여가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이제 풋살장에서 여성 선수를 만나는 건 그리 낯선 일은 아니게 되었지요.
미디어에서 긍정적으로 재현되는 여성의 스포츠 활동은 스포츠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건강과 행복을 얻고 또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시선에서 여성을 다루는 매체가 많은 것도 뼈아픈 사실이죠. 그래서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잘한 점은 칭찬하는 모니터링단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통해 여왕벌게임, 무쇠소녀단, 강철부대W 등의 여성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여성의 외모가 남성의 시선으로 평가되지는 않는지, 여성 출연자의 승부욕이 진지하게 묘사되고 있는지, 여성들의 연대와 팀워크가 잘 묘사되고 있는지, 남성 출연자가 과도한 역할을 부여받지 않는지 등의 질문을 갖고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어요.
무쇠소녀단은 여성 연예인 4명이 철인3종에 도전하는 예능프로그램인데요. 첫화부터 성차별적인 장면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자마자 지도자로 종합격투기 선수이자 해병대 출신의 방송인 김동현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참여자는 모두 여성인데 지도자만 남성인데다가, 엘리트 선수 출신이라 어떤 전형적인 남성 지도자상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는데요. 다행히 김동현 선수는 철인 3종 경기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철인3종경기에 있어서는 비엘리트 출신의 생활체육인으로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또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김동현 선수는 프로그램 내내 성차별적인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아마 작가들의 역할도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스페셜코치로서 다른 여성 선수들이 추후 등장하기도 했고요.

<무쇠소녀단>은 전반적으로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편, 참여 동기 역시 건강과 같은 일상적인 것으로 기존 성장 서사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쇠소녀단 3화에서 중간 미션에 ‘할머니팀’이 등장해 함께 경쟁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성이 등장했다는 점과 단순히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성들 간의 우정과 연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여왕벌게임>은 여러모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6인의 여성리더와 18인의 남성참가자가 참여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 제목인 ‘여왕벌’에서부터 다분히 여성혐오적인 메타포가 사용되었지요. 남성 참가자들은 겉으로는 복종하고 있지만 실은 여성 리더들(과 그들의 여성성)을 비웃는 듯한 장면이 많았어요. 한편 미션들에는 참가자의 안전과 평등을 위한 규칙들이 누락되어있어 일부러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이 프로그램은 ‘특권을 받고 있는 건 여성들이고, 남성들은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다’는 이준석적 세계관 아래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수컷의 반란”이라거나 “여왕벌의 몰락” 등 사이다 서사(혹은 처벌 서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연구와 비판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며 다른 모니터링원들이 소개하는 성차별적인 장면을 보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고요. 한편 이렇게 묘사되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각자 매주 과제를 공유하며 더 많은 사례를 알게 되었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또 함께 읽을 거리도 주고받으며 고민에 깊이감이 더 생기기도 했습니다.
시민모니터링단의 의견이 미디어 제작자들에게 잘 전달이 되어, 여성의 스포츠 활동이 가부장적 시선에서 재현되지 않길,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연대와 우정을 나누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더 많이 묘사되길 기대해봅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올해 미디어 속 [스포츠x여성]을 주제로, 성차별적 장면과 성평등한 장면을 직접 모니터링해 볼 페미니스트 시민을 모집하여 활동하였습니다. '스포츠'하면 또 문화연대 대안체육회가 빠질 수 없죠! 그래서 문화연대 함은주 집행위원과 박이현 활동가도 시민모니터링단으로 6주간 활동에 함께하였습니다.
모니터링단에선 스포츠 관련 미디어 콘텐츠를 보며 느꼈던 소감을 나누고, 콘텐츠 속에서 재현되는 스포츠 장면 중 성차별적 장면과 성평등한 장면을 직접 체크해서 모니터링 기록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어요.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스포츠 장면들, 그 속에 재현되는 성차별적/성평등한 장면을 실증적 데이터로 모아온 여성x스포츠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돌아보며, 문화연대 박이현 활동가가 작성한 후기 공유드립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쇼츠를 보다보면 여성의 스포츠 활동을 다룬 예능프로그램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여성 선수의 헛발질을 희화화하는 장면이나 이상하게 성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장면 등을 보면서 불편함을 감추기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민우회의 <여성x스포츠 시민모니터링단>(이하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같이 분노할 동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로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헌장에서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성은 청소년기부터 신체활동에 있어 문화적이고 제도적인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고, 여성 프로 스포츠 시장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여기에 영향을 받아서 생활체육에 있어서도 여성의 참여가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이제 풋살장에서 여성 선수를 만나는 건 그리 낯선 일은 아니게 되었지요.
미디어에서 긍정적으로 재현되는 여성의 스포츠 활동은 스포츠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건강과 행복을 얻고 또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시선에서 여성을 다루는 매체가 많은 것도 뼈아픈 사실이죠. 그래서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잘한 점은 칭찬하는 모니터링단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통해 여왕벌게임, 무쇠소녀단, 강철부대W 등의 여성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여성의 외모가 남성의 시선으로 평가되지는 않는지, 여성 출연자의 승부욕이 진지하게 묘사되고 있는지, 여성들의 연대와 팀워크가 잘 묘사되고 있는지, 남성 출연자가 과도한 역할을 부여받지 않는지 등의 질문을 갖고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어요.
무쇠소녀단은 여성 연예인 4명이 철인3종에 도전하는 예능프로그램인데요. 첫화부터 성차별적인 장면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자마자 지도자로 종합격투기 선수이자 해병대 출신의 방송인 김동현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참여자는 모두 여성인데 지도자만 남성인데다가, 엘리트 선수 출신이라 어떤 전형적인 남성 지도자상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는데요. 다행히 김동현 선수는 철인 3종 경기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철인3종경기에 있어서는 비엘리트 출신의 생활체육인으로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또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김동현 선수는 프로그램 내내 성차별적인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아마 작가들의 역할도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스페셜코치로서 다른 여성 선수들이 추후 등장하기도 했고요.
<무쇠소녀단>은 전반적으로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편, 참여 동기 역시 건강과 같은 일상적인 것으로 기존 성장 서사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쇠소녀단 3화에서 중간 미션에 ‘할머니팀’이 등장해 함께 경쟁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성이 등장했다는 점과 단순히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성들 간의 우정과 연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여왕벌게임>은 여러모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6인의 여성리더와 18인의 남성참가자가 참여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 제목인 ‘여왕벌’에서부터 다분히 여성혐오적인 메타포가 사용되었지요. 남성 참가자들은 겉으로는 복종하고 있지만 실은 여성 리더들(과 그들의 여성성)을 비웃는 듯한 장면이 많았어요. 한편 미션들에는 참가자의 안전과 평등을 위한 규칙들이 누락되어있어 일부러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이 프로그램은 ‘특권을 받고 있는 건 여성들이고, 남성들은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다’는 이준석적 세계관 아래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수컷의 반란”이라거나 “여왕벌의 몰락” 등 사이다 서사(혹은 처벌 서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연구와 비판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며 다른 모니터링원들이 소개하는 성차별적인 장면을 보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고요. 한편 이렇게 묘사되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각자 매주 과제를 공유하며 더 많은 사례를 알게 되었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또 함께 읽을 거리도 주고받으며 고민에 깊이감이 더 생기기도 했습니다.
시민모니터링단의 의견이 미디어 제작자들에게 잘 전달이 되어, 여성의 스포츠 활동이 가부장적 시선에서 재현되지 않길,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연대와 우정을 나누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더 많이 묘사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