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맞아 녹사평역 사거리 광장(Cakeshop Seoul 앞)에서 낭독문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시민들이 남겨준 위로의 말, 추모의 말, 응원의 말, 공감의 말, 슬픔의 말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낭독문화제 '닿을 수 있다면'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날 낭독문화제에서는 참사에 누구보다 가슴을 아렸을 희생자의 유가족과 지인을 비롯해, 희생자의 마지막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생존자와 구조자, 그리고 희생자의 고통과 유가족의 상실에 공감하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함께 읽고 또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화제를 위해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 활동가들을 비롯해 멍구, 진영, 영주, 신석 등 '이태원 기억 담기' 자원활동가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일찍 모여 문화제 준비에 함께 하였습니다. 특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무대음향장비로 연대해주었는데요. 김건태 연대사업국장이 무거운 짐을 함께 나르고, 현장 음향 오퍼레이션도 담당하여주는 중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주셨어요. 트러스를 조립하는 데에 조금 애를 먹긴 했짐만, 곧잘 준비를 마쳤답니다.

첫번째 순서로 싱어송라이터 '쓰다'님의 추모 공연을이 열렸습니다. 쓰다 님은 작년 3월 시청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제에도 함께 해주셨었죠.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애쓰며 살아내는 순간을 잘 기억하기 위해 노래를 짓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쓰다'님의 담담한듯 애절한 노래가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최근 정규 2집 '사랑의 말을 가르쳐 주세요'을 발표하기도 하였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추모메시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이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 시청 앞 시민분향소, 기억소통공간을 찾아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그 메시지를 함께 낭독하였어요. 희생자의 유가족, 지인을 비롯해 생존자, 구조자, 그리고 시민들의 추모메시지 100개를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이태원 기억 담기'에 참여해온 자원활동가들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이 낭독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추모편지 낭독 및 연대발언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시 이태원이 안전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모임에서는 이태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열고 시민회의와 전시를 주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용산 주민이자 <다시 놀고 싶다, 이태원> 기록단, 그리고 호박랜턴에서 활동하는 이상민 님이 첫 발언을 해주셨고요.
아카시 불꽃놀이 대회 보도교 사고 유족 시모무라 세이지 님도 추모편지 낭독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참사 희생자의 친구 신홍누리 님, 고 이상인님의 이모 강민하 님의 추모편지 낭독 시간도 가졌습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한켠에선 추모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익명의 시민이 문화제 참여자를 위해 따뜻한 녹차를 선물하고 가시기도 했어요. 나중에 Cakeshop 사장님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행사 마치고 감사의 편지를 문 앞에 남겨두기도 했어요. 케이크샵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선도하는 클럽이죠. Shout out to cakeshop!


추모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녹사평역 광장에서 참사현장이었던 기억과 안전의 길까지 추모행진을 진행하였습니다. 조그만 추모 꽃과 촛불을 들고, 희생자의 안녕을 빌며 함께 행진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모무라 세이지 님의 추모편지 여러분께 전합니다.
오늘로 그 참혹한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됩니다. 운명하신 159명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언론에서 많은 전화가 오고 한국의 할로윈 행사에서 대규모 군중 압사 사건이 발생하여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일본인도 포함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크게 보도되어 참혹한 현장의 영상이 방송되었고, 현장 상황도 설명되었으며 경찰이 혼잡 신고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 응급 대응의 혼란 등이 아카시 보도교 사고와 너무 유사했습니다. 일본인 유학생 두 분이 사망하신 것과, 희생자 158명 대부분이 20대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아카시 보도교 사고에서는 어린이 9명과 노인 2명이 희생되었고 이들은 이른바 재난 약자들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얼마나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사고 현장에서 휘말려 죽음을 각오한 저에게는 견딜 수 없이 힘들었습니다. 아카시 보도교 사고 이후 일본에서는 혼잡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웃 나라인 한국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새해가 밝아 한국에서 취재를 오셨고 그 기사를 계기로 이태원 참사 유족과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을 만날 기회를 가지게 되어 교류하였으며, 우리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이 4번째 방문입니다.
저에게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가족 같은 관계입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망한 둘째 아들을 곁에 두고도 지켜줄 수 없었습니다. 사망한 다른 아이들 중에서도 많은 이들을 곁에 두고도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의 일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고통과 슬픔은 사고 직후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사고 방지와 재해 감소를 호소하며, 또한 같은 이유로 사고, 사건, 재난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 지원을 국가와 함께 충실히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하는 활동은 저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에게 친절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원점입니다.
앞으로도 이태원 참사 유족과 함께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도록 교류하고 싶습니다.
아카시 불꽃놀이 대회 보도교 사고
유족 시모무라 세이지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여러분의 방법으로, 함께 애도와 추모에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0월 29일,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맞아 녹사평역 사거리 광장(Cakeshop Seoul 앞)에서 낭독문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시민들이 남겨준 위로의 말, 추모의 말, 응원의 말, 공감의 말, 슬픔의 말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낭독문화제 '닿을 수 있다면'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날 낭독문화제에서는 참사에 누구보다 가슴을 아렸을 희생자의 유가족과 지인을 비롯해, 희생자의 마지막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생존자와 구조자, 그리고 희생자의 고통과 유가족의 상실에 공감하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함께 읽고 또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화제를 위해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 활동가들을 비롯해 멍구, 진영, 영주, 신석 등 '이태원 기억 담기' 자원활동가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일찍 모여 문화제 준비에 함께 하였습니다. 특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무대음향장비로 연대해주었는데요. 김건태 연대사업국장이 무거운 짐을 함께 나르고, 현장 음향 오퍼레이션도 담당하여주는 중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주셨어요. 트러스를 조립하는 데에 조금 애를 먹긴 했짐만, 곧잘 준비를 마쳤답니다.

첫번째 순서로 싱어송라이터 '쓰다'님의 추모 공연을이 열렸습니다. 쓰다 님은 작년 3월 시청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제에도 함께 해주셨었죠.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애쓰며 살아내는 순간을 잘 기억하기 위해 노래를 짓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쓰다'님의 담담한듯 애절한 노래가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최근 정규 2집 '사랑의 말을 가르쳐 주세요'을 발표하기도 하였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추모메시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이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 시청 앞 시민분향소, 기억소통공간을 찾아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그 메시지를 함께 낭독하였어요. 희생자의 유가족, 지인을 비롯해 생존자, 구조자, 그리고 시민들의 추모메시지 100개를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이태원 기억 담기'에 참여해온 자원활동가들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이 낭독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추모편지 낭독 및 연대발언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시 이태원이 안전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모임에서는 이태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열고 시민회의와 전시를 주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용산 주민이자 <다시 놀고 싶다, 이태원> 기록단, 그리고 호박랜턴에서 활동하는 이상민 님이 첫 발언을 해주셨고요.
아카시 불꽃놀이 대회 보도교 사고 유족 시모무라 세이지 님도 추모편지 낭독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참사 희생자의 친구 신홍누리 님, 고 이상인님의 이모 강민하 님의 추모편지 낭독 시간도 가졌습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한켠에선 추모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익명의 시민이 문화제 참여자를 위해 따뜻한 녹차를 선물하고 가시기도 했어요. 나중에 Cakeshop 사장님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행사 마치고 감사의 편지를 문 앞에 남겨두기도 했어요. 케이크샵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선도하는 클럽이죠. Shout out to cakeshop!
추모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녹사평역 광장에서 참사현장이었던 기억과 안전의 길까지 추모행진을 진행하였습니다. 조그만 추모 꽃과 촛불을 들고, 희생자의 안녕을 빌며 함께 행진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모무라 세이지 님의 추모편지 여러분께 전합니다.
오늘로 그 참혹한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됩니다. 운명하신 159명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언론에서 많은 전화가 오고 한국의 할로윈 행사에서 대규모 군중 압사 사건이 발생하여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일본인도 포함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크게 보도되어 참혹한 현장의 영상이 방송되었고, 현장 상황도 설명되었으며 경찰이 혼잡 신고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 응급 대응의 혼란 등이 아카시 보도교 사고와 너무 유사했습니다. 일본인 유학생 두 분이 사망하신 것과, 희생자 158명 대부분이 20대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아카시 보도교 사고에서는 어린이 9명과 노인 2명이 희생되었고 이들은 이른바 재난 약자들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얼마나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사고 현장에서 휘말려 죽음을 각오한 저에게는 견딜 수 없이 힘들었습니다. 아카시 보도교 사고 이후 일본에서는 혼잡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웃 나라인 한국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새해가 밝아 한국에서 취재를 오셨고 그 기사를 계기로 이태원 참사 유족과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을 만날 기회를 가지게 되어 교류하였으며, 우리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이 4번째 방문입니다.
저에게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가족 같은 관계입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망한 둘째 아들을 곁에 두고도 지켜줄 수 없었습니다. 사망한 다른 아이들 중에서도 많은 이들을 곁에 두고도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의 일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고통과 슬픔은 사고 직후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사고 방지와 재해 감소를 호소하며, 또한 같은 이유로 사고, 사건, 재난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 지원을 국가와 함께 충실히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하는 활동은 저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에게 친절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원점입니다.
앞으로도 이태원 참사 유족과 함께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도록 교류하고 싶습니다.
아카시 불꽃놀이 대회 보도교 사고
유족 시모무라 세이지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여러분의 방법으로, 함께 애도와 추모에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