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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행동예술인의 안전·창작·노동을 외면하는 예술인 정책의 전면적 재고가 필요하다 _故 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하며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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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안전·창작·노동을 외면하는

예술인 정책의 전면적 재고가 필요하다

_故 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하며

2023년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리허설 중 사고로 투병하던 故 안영재 성악가는, 예술 현장에서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노동권 침해 문제(예술인 산업재해)로인해 지난 10월 21일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이에 문화연대는, "예술인의 안전권·노동권·창작권 보장을 위한 문화예술인 및 시민 일동" 명의로 예술인의 안전과 창작권,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 일시 : 11월 11일(화) 늦은 6시반

* 장소 : 세종문화회관 계단

 

* 사회 : 하장호(공유성북원탁회의 운영위원)

* 발언
- 김재상(문화연대 사무처장)
- 정윤희(블랙리스트 이후 총괄디렉터)
- 이씬정석(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
- 오빛나리(작가노조 준비위 위원장)
- 송하민(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차장)

- 권영국(정의당 대표)

* 추모 및 연대 공연 : 나라풍물굿(박희정, 하애정)_쑥향의례무


* 기자회견문 낭독(개인 173명, 단체 64개 연명)

(기자회견문)

"예술인의 안전·창작·노동을 외면하는

예술인 정책의 전면적 재고가 필요하다"

-  故 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하며


오늘 우리는 한 예술인의 죽음 앞에 깊은 슬픔과 분노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23년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리허설 중, 400kg이 넘는 무대장치에의해 성악가 故 안영재 님이 척수 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故 안영재 성악가는 사고 이후 휠체어에 의지하며, 호흡과 발성에도 장애가 생겨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세종문화회관과 오페라 운영사 측은 책임을 회피했고, 고인은 억대의 치료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1일,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 예술인의 안전과 노동을 방치한 제도의 실패이자 사회적 타살입니다.

예술인의 노동도 분명한 노동입니다. 예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 초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고 여러 제도가 마련되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자랑해 온 ‘예술인 산재보장 제도’ 역시 2012년 도입 이후 실효성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임의가입 방식에다 보험료 대부분을 예술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산재보험 가입률은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입니다.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사회 대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며, ‘예술인 산재보험 의무 적용’과 ‘예술인 안전·건강권 보장’이 100대 개혁 과제로 제시되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논의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또한 서면계약이 의무화되었다지만, 표준계약서 적용은 강제가 아니며, 사용자의 책임도 여전히 모호합니다. 그 결과 예술인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번 사고와 죽음은 바로 그러한 제도적 무책임의 비극적 결과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문화행정,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 시설물의 안전관리 책임을 방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 측은 책임을 부인하며 소송으로 사실을 가리려 합니다.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이자 적반하장의 태도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이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주요 행위자였던 사실입니다. 예술인을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던 인물이 다시 서울의 대표 문화기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오늘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예술인의 사회적 권리를 외면하고, 그들을 단지 기능적 도구로 바라보는 이러한 태도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책임자들이 일관되게 보여온 행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예술인의 기본적 권리와 안전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적 효율과 도시관광을 위한 문화시설 개발에만 몰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정 역시 이번 비극의 구조적 원인입니다. 마찬가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도 문화산업 중심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수익 창출에만 몰두해, 예술인과 현장의 현실을 외면하며 문화행정을 성과 중심 행정으로 바라보는 점을 강력히 비판합니다. 이처럼 이 비극의 근본 원인은 바로 자격 없는 자들이 장악한 문화예술 행정과 관료주의적 병폐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오세훈 서울시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연일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는 이재명 정부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더 이상 예술인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1. 예술인 산재보험의 의무 적용과 예술활동 특성에 따른 산재판정 기준 마련

2. 예술인의 산재보험 적용 및 사용자의 산재보험료 부담을 명시한 표준계약서 개선과 의무화

3. 공공문화시설의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및 안전관리자 지정 제도 도입

4. 고 안영재 성악가 사망 사고의 실질적 책임자,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즉각 사퇴

5. 문화예술분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 마련

이 다섯 가지 요구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예술인의 생명과 노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예술인의 죽음을 더 이상 반복할 수 없습니다. 故 구본주, 故 최고은, 故 김운하, 그리고 故 안영재. 우리는 너무 많은 이름을 잃었습니다. 예술인은 더 이상 ‘죽음’을 통해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는 제도 개선을 넘어, 예술인의 생명과 창작,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술인은 ‘창작자’임과 동시에 이 사회의 시민이자 노동자입니다. 국가와 사회는 그들의 생명과 창작권, 노동권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故 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하며, 이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5년 11월 11일

"예술인의 안전권·창작권·노동권 보장을 위한 문화예술인 및 시민 일동"

[개인] (173명)

강수영, 강재영, 강해현, 고가희, 고길천, 고보경, 공하성, 권위상, 김강, 김경화, 김경훈, 김교학, 김근혜, 김대현, 김도일, 김동재, 김동현, 김란기, 김미도, 김선권, 김선아, 김선진, 김성균, 김송아, 김수미, 김승원, 김안녕, 김연호, 김영구, 김영서, 김윤환 , 김인수, 김재상, 김종길, 김진아, 김채운, 김혜인, 김호범, 김휘빈, 김희정, 낭희섭, 리영, 문창길 , 박도현, 박상진, 박선영, 박소연, 박순철, 박이현, 박정임, 박종훈, 박주석, 박준성, 박진선, 박찬국, 박창진, 박철웅, 박현진, 방혜영, 백소망, 백재호, 백현주, 봉윤숙, 서정진, 선재원, 성상민, 성원선, 성현구, 손석호, 손성연, 손소희, 신기수, 신동화, 신민준, 신영은, 신운섭, 신은실, 안명희, 안승택, 알마즈김민정, 양진호, 오빛나리, 오선아, 오정섭, 원승환, 유대수, 유종, 유태영, 유희정, 윤경, 윤선길, 윤수종, 윤일균, 윤정수, 윤홍설, 이동민, 이두찬, 이문복, 이미숙, 이민상, 이민하, 이상길, 이생강, 이성미, 이양지, 이연주, 이원우, 이원재, 이원표, 이정국, 이종승, 이주생, 이준영, 이지현, 이진아, 이채원, 이초목, 이충열, 이태행, 이한솔, 이해미, 이현주, 이호, 임인자, 임정희, 장도국, 장미도, 장순향, 장연주, 장연호, 전승일, 전찬일, 정경모, 정세훈, 정승재, 정원옥, 정윤희, 정정은, 정진새, 조동진, 조민지, 조성륜, 조수현, 조영훈, 조재홍, 주혜정, 진나래, 진병우, 진주, 최기우, 최낙용, 최샘이, 최애리, 최엄윤, 최여림, 최준영, 최현숙, 탁수정, 하상복, 하일호, 한국호, 허선희, 허윤경, 허혜윤, 홍예원, 홍이현숙, 홍태림, 홍태화, 황유경, 황유택, 황정화, 황지원, 희정


[단체] (64개)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사)마을예술네트워크, (사)인디053, (사)한국민족춤협회, (주)즐거운예감, 거리예술단 홍, 경기영화영상협의회, 경기작가회의, 고임팩트컴퍼니, 공공극장안전대책촉구연극인모임, 공공운수노조 문화예술협의회, 공연예술인노동조합, 공유성북원틱회의, 관객행동, 극단 두번째방법, 극단문, 나라풍물굿, 노동문학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녹색당서울시당, 대전작가회의, 독립영화협의회, 루체테음악극연구소, 문화사회연구소, 문화연대,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문화유산연대, 문화플랫폼협동조합가지, 미디어기독연대, 미친존재감 프로젝트, 민족문학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2.0), 블랙리스트 이후, 생명안전 시민넷, 선잠52, 아카데미의 친구들, 여성문화예술연합, 연극집단 공외, 예술사회연구소, 요란한 고사리, 인권운동사랑방, 작가노조 준비위, 전국교수노동조합, 전북작가회의, 전화벨이 울린다, 정의당, 종이로만든배, 종합예술단 봄날, 창작공동체무적의무지개, 창조연구소 삶,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풍물굿패소리결, 프로젝트 통, 한국문화예술교육선, 한국웹소설작가연합, 한국음악인노동조합 뮤지션유니온, 한국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협동조합고개엔마을,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히스테리안




[발언문1_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예술인의 죽음 앞에서, 책임을 외면하는 이들을 규탄합니다. 먼저,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합니다. 오세훈 시장의 임기 동안 서울의 문화정책과 예술정책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예술인의 기본권리, 시민의 문화적 기본권은 외면한 채,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로지 ‘도시경쟁력’과 ‘관광 수익’을 위해 문화공간을 개발사업의 수단으로, 예술인을 도시브랜드의 장식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시민의 공간이자 예술인의 터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은 안전보다 흥행, 예술보다 효율을 앞세우는 관료적 구조로 변질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주범이었던 안호상 사장이 있습니다. 예술인을 통제하고 배제하던 인물이, 다시 예술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든 서울의 문화행정의 민낯입니다.

이재명 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정부는 연일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지만, 정작 문화예술현장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노동재해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습니까. ‘문화강국’, ‘K-컬처’, ‘문화산업 300조 시대’라는 거창한 구호 속에서 현장의 예술노동자들은 여전히 보험조차 가입하기 어려운 불안정 노동자로 남아 있습니다. 산재보험 의무화, 표준계약서 개선, 안전관리제도 강화 모두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산업’만을 말하고, ‘사람’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故 안영재 성악가의 죽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故 구본주, 故 최고은, 故 김운하, 그리고 故 안영재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이름을 잃었습니다. 예술인들이 안전할 권리, 창작할 권리, 노동할 권리에서 배제된 채 죽음을 통해서만 그 현실을 드러내야 하는 사회,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이번 사고의 총괄 책임자인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서울시 전체 문화예술정책의 책임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그리고 문화정책을 경제정책으로 둔갑시킨 이재명 정부. 이 세 주체는 모두 이 비극의 가해자이자 책임자입니다.

이제는 부디 진정한 변화가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예술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산재보험 의무적용, 표준계약서 개선,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 근본적 제도 개혁이 시급합니다. 관련 제도기관과 정부는 더 이상 면피성 대책으로 일관하지 말고, 예술인과 시민, 현장의 주체들과 함께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故 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짐하겠습니다. 이 죽음이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예술인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문화연대는 목소리 높여 제도 개선에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발언문2_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씬정석입니다.오늘 故안영재 성악가를 추모하며 문화예술노동 안전에 대한 요구를 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문화예술분야의 11개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노동연대는 예술노동자의 직업재해, 질병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전면적이고 당연한 적용에 대해 외롭게 싸워왔습니다. 안영재 성악가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마련된 오늘 이자리를 계기로 더많은 예술인들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투쟁으로 확장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예술노동자들이 겪는 직업적 질병과 재해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안영재 성악가와 같이 극장 시설물 사고 뿐만 아니라 전기톱, 드릴, 칼을 비롯해 각종 위험 공구를 사용하는 조형예술가, 방송과 영화 등 영상 제작 현장의 스태프, 보조출연자, 주단역 배우, 무대소품을 만드느라 망치로 자기 손을 때리는 연극인들, 무겁고 커다란 악기를 메고 뛰어다니며 연주하는 락밴드나 무대위 댄서들 등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곳이 예술현장입니다.

엉덩이로 글을 쓴다는 소설가들은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거북목이 되었고, 마우스와 드로잉 펜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는 웹툰, 시각디자인은 손목이 거덜나고, 인대 손상, 발목 골절 쯤은 타이네롤로 버티는 무용인들은 30대만 되어도 은퇴해야 할 정도로 근육과 뼈가 망가집니다.
마감노동에 쫓겨 며칠밤을 새우기를 반복하는 인쇄나 출판, 플랫폼 쪽 예술노동자들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졸음을 쫓느라 각성제를 털어넣고, 눈이 빠지도록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식사도 거른 채 극도로 민감하게 집중하느라 정신이 망가져, 우울증약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감정노동을 제공하는 연행예술인들이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는 얼마나 심각한지 조사조차 안되고 있습니다.어제 마라톤을 뛰는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은 마라토너 소식을 듣고 참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문화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체육계도 같은 처지인 듯 안타깝습니다. 사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안전관리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작 사고와 질병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회복은 피해자가 감당해야하는 개인적 현실이 됩니다. 안영재 성악가가 그러했던 것처럼 당장의 수술비, 병원비와 치료하는 동안의 생계, 보전할 수 없는 예술노동력 상실로 인한 피해는 개인이 오롯히 감당해야 합니다. 이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있으나 마나 합니다. 신고하고 납부하는 단 1~2만원의 보험료가 부담되는 저임금 현실에서 예술노동자가 선택하는 것은 뻔합니다. 며칠 교통비, 몇끼의 식비로 그 돈을 쓰는게 현실적입니다.플랫폼과 공공지원의 복잡한 미로의 장벽에 숨어 예술노동의 사용자들이 회피하는 동안 오늘도 예술노동자들은 불안한 프레카리아트의 처지를 그 몇 만원으로 비관합니다. 그러면서 극소수만이 누리는 부유한 승리의 권좌에 올라야만 자신의 처지가 바뀔 수 있다고 극한의 경쟁에 매달려 사고와 질병조차 자신의 불운 때문이라 탓을 하게 합니다. 예술현장의 안전은 사용자 책임입니다.
예술현장의 사고와 질병이 그 누구의 책임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연히 정부와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단업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예술인에게 산재보험이 당연하고 전면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안전관련 법령을 통해 예술노동자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손보아야 합니다.예술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전면 적용하라!
예술현장의 사고와 질병은 예술노동의 사용자가 책임져라!




[발언문3_오빛나리 작가노조 준비위 위원장]

안영재님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또 한 명의 예술노동자를 잃었습니다. 이 죽음 앞에서 침묵은 공범입니다. 오늘 저는 애도의 자리를 넘어, 책임을 묻고 바꾸자고 말하겠습니다.

작가노조 준비위는 내년 초 정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소설·번역·칼럼·어린이청소년문학·르포·비평·지망생까지, 경력과 수입,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결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공통분모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작품’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제도를 요구합니다.

창작은 아름다운 단어로 포장되곤 합니다. 영감, 헌신, 예술혼. 그러나 그 뒤에는 장시간 노동, 불규칙 수입, 산재와 질환, 폐쇄적 환경이 있습니다. 노동의 결과는 시장에 존재하지만, 노동자는 종종 제도 밖에 놓여 있습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평균 연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고, 4대보험은 요원합니다. 척추·근육·정신질환이 흔하고, 일터의 안전 기준은 모호합니다. 편집·기획·플랫폼·공공기관은 작품에 관여하고 일정을 지시합니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분명 존재합니다. 산업의 관리자, 발주처, 플랫폼, 그리고 문화정책을 설계·집행하는 국가, 모두 책임의 당사자입니다.


K-콘텐츠가 국가의 위상을 높인다고들 말합니다. 위상은 상품에 있지 않습니다. 생산라인에 선 사람에게 있습니다. 사람을 소모품으로 쓰는 체제는, 성과를 자랑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늘의 추모를 제도로 바꿉시다. 작가노조 준비위는 예술노동의 이름으로 사용자/국가에 요구하고, 끝까지 책임을 추적하겠습니다. 살아서 일할 권리, 다치지 않고 창작할 권리, 존엄하게 협상할 권리, 이것이 우리의 최소입니다.


왜 일하다 죽어야 합니까? 누군가 대답해주면 좋겠습니다. 왜 일하다 죽어야 합니까?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까? 왜 어떤 노동자는 덜 안전하고 덜 보호받아야 합니까?

사용자, 국가에게 묻습니다. 이제는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발언문4_송하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차장]

2020년대는 정부가 틈나는대로 그토록 자랑하는 K-콘텐츠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드라마와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 전성시대의 기반에는 여러 분야의 예술이 함께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극과 뮤지컬, 국악과 클래식, 문학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식의 콘텐츠 산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창작의 영감을 얻고는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의 노동은 제대로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거나, 일하는 사람이 함께 보호받아야하는 안전망에서 배제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예술인 산재보험 임의가입입니다. 불안정한 노동과 소득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산재보험 임의가입이라는 정책은 필요성에 비해 너무나 소극적인 정책입니다. 당장의 소득이, 당장의 일자리가, 너무나 바쁜 현실 속에서 산업 종사자 규모에 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입할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드라마에서도 크고 작은 산재가 종종 발생합니다. 매일 바뀌는 촬영 장소, 빡빡한 촬영 일정, 수많은 이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되기도 하고, 폭염 속에서 야외 촬영이나 냉방이 없는 실내 촬영도 이뤄집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스태프들은 무더위 속에 안전조치가 없는 현장을 우려하고는 합니다. 법적으로 폭염에서 야외 촬영시 스태프들에게 적절한 휴식과 물, 그늘막을 제공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업계의 현실입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가장 흔한 산업재해는 넘어지거나 기기·차량과 충돌하는 일입니다. 수많은 변수가 매일매일 발생하는 촬영장에서 제작사가 모든 위험 변수를 완벽히 통제하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을 통해 산재 발생 후 재활과 치료에 대한 보상적 조치가 매우 중요하지만 업계의 현실은 단체 상해보험 가입 처리가 고작이고 산업재해가 나면 큰 사고는 공상처리하고, 작은 사고는 그냥 넘어갑니다. 이런 문제들에 있어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업계에 일감이 없으니 문제제기는 곧 일자리가 위협받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현장 스태프들이 나서기 매우 어렵습니다.

 

방송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협하는 것은 산재사고만이 아닙니다. 장시간 근로가 그러합니다. 과거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디졸브 노동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방송 산업은 여전히 초장시간 일자리의 대표 격으로 뽑힙니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연장 근로 한도 해석 기준이 바뀌며 하루 12시간을 넘겨서 촬영한다는 제보가 센터로 여전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 내 만연한 과로와 사고의 위협 속 이들을 보호할 사회적 제도는 비어진 채로 남아있습니다.

 

일터에서 일어난 모든 인명사고는 산업재해로 불리어야 합니다. 안영재 성악가님이 겪었던 사고 역시 산업재해며, 우리 사회가 모든 일하는 이들에게 안전한 일터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새 정부가 산재 근절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미완으로 남은 사회적 안전망에 대해 제도적 개선책을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문화산업 종사자들도 일하는 사람으로서 정당한 권리와 안전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원래 불안정하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감수해라. 라는 말들로 넘어가지 않고 진정한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