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식


활동후기'김진숙 희망뚜벅이',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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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7일(일)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하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하는 '희망뚜벅이' 마지막 날 이었다. 이 날 서울에서의 행진 경로는, 오전 11시 흑석역을 시작으로 남영역(한진중공업 본사), 시청을 지나 광화문, 청와대 근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였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걸음이 2020년 12월 30일(수) 부산 호포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청와대까지 이어진 것이다.

문화연대는 삼각지역에서부터 행렬에 합류했다. 여러 조각으로 나눠진 행진 대오를 따라 이리저리 걸으며 행진 참여자들 등에 새겨진 문구를 찬찬히 살펴봤다. '고용안전 없는 매각 반대', '끝낸다 해고', '비정규직 철폐',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희망뚜벅이', '부당해고 철회', '모든해고 금지', '해고없는 세상', '희망뚜벅이 천리길', '노동자는 하나다' 등. 각양각색의 행진 참여자들만큼이나 다양한 문구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한결같은 외침과도 같았다. 

서울역을 지나 청와대까지 가는 길에는, 마치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연대를 환영하는 손길인 것처럼  '김진숙 복직'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길 안내를 하는 노동자들과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복직'은 사회적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사람보다 이윤 극대화에만 몰두하고 있는 기업 그리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묵인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상징한다. '복직'은, 연대를 통해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러 조각으로 나눠졌던 행진 대오들은, 목적지인 청와대 근처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근처에 다다르며 집합적인 꼴을 갖추기 시작했다. 함께 걸으며 뿌려진 희망이, 노동자와 시민들의 단결된 요구를 지지하고 연대하기위한 인파가 된 것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으로 연대하는 동지들을 만나고 돌아와 인파 앞에서 꿋꿋하게 발언했다. 이후, 행진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발언까지 이어지며 34일 간의 '희망뚜벅이' 행진은 마무리를 하였다.

그렇게 행진은 끝났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노동운동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며 미래를 향하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노동자들의 발걸음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를 향한 권력과 자본의 탄압을 드러내고 바로 세우는 걸음에 문화연대도 함께 할 것이다.

(사진 : 참세상)

<김진숙 지도위원 청와대 발언문 전문>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전태일이 풀빵을 사주었던 여공들은 어디서 굳은살 배긴 손으로 침침한 눈을 비비며 아직도 미싱을 돌리고 있는가.
아니면 LG틔윈타워 똥물 튄 변기를 빛나게 닦다가 짤렸는가.
아니면 인천공항의 대걸레만도 못한 하청에 하청노동자로 살다가 짤린 김계월이 됐는가.
그도아니면 20년째 최저임금 코레일 네트웩스의 해고자가 되어 서울역 찬바닥에 앉아 김밥을 먹는가.
노동존중 사회에서 차헌호는 김수억은 변주현은 왜 아직도 비정규직인가.
왜 청년들은 비정규직으로 차별과 멸시부터 배워야 하며 페미니스트 정권에서 왜 여성들은 가장 먼저 짤리며 가장 많이 죽어가는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정권에서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이스타 노동자들은 왜 무더기로 짤렸으며 
쌍차와 한진 노동자들은 왜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가.
박창수, 김주익을 변론했던 노동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굶고 해고되고 싸워야 하는가.
최강서의 빈소를 찾아와 미안하다고 말한 분이 대통령이 된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죽어가는가.
김용균, 김태규, 정순규, 이한빛, 김동준, 홍수연은 왜 오늘도 죽어가는가.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는 왜 아직도 가라앉아 있으며 유가족들이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가.
이주노동자들은 왜 비닐하우스에서 살다 얼어 죽어야 하는가.
왜 문정현 신부님은 백기완 선생님은 박정희 정권에서 시작한 싸움을 아직도 멈추지 못하는가.
전두환 정권에서 해고된 김진숙은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34일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약속들이 왜 지켜지지 않는지 묻고 싶어 한발 한발 천리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36년간 나는 유령이었습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내가 보이십니까.
함께 싸워왔던 당신이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전히 해고자인 내가 보이십니까.
보자기 덮어쓴 채 끌려가 온몸이 피딱지가 되도록 맞고 그 상처를 몸에 사슬처럼 지닌채 36년을 살아온 내가 보이십니까. 
최저임금에 멸시의 대명사인 청소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울며 싸우는 이 노동자들이 보이십니까.
“아빠 왜 안와”라고 묻는 세 살짜리 아이에게 “아빠는 농성장이야”라는 말을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는 이 노동자들이 보이십니까.


동지여러분, 
민주주의는 싸우는 사람들이 만들어 왔습니다.
과거를 배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입술로만 민주주의를 말하는 자들이 아니라 
저 혼자 강을 건너고 뗏목을 버리는 자들이 아니라 
싸우는 우리가 피 흘리며 여기까지 온게 이 나라 민주주의입니다.


먼길 함께 걸어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살을 깎고 뼈를 태우며 단식 하신 동지들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먼 길을 가야 할지 모를 우리들.
포기하지 맙시다. 
쓰러지지도 맙시다. 
저도 그러겠습니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사진 : 장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