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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화정책을 넘어 문화운동을 새롭게 고민합니다 ― 문화빵 제21대 대통령 선거 특집을 기획하며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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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을 넘어 문화운동을 새롭게 고민합니다

-문화빵 제21대 대통령 선거 특집을 기획하며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에 가장 적은 후보가 등록했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특정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가 치열한 경쟁 레이스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통해 내란을 획책하고 이를 시민들의 힘으로 끌어내려 치루는 대통령 선거인만큼 이 비상한 정치적 국면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미 광장의 시간 동안 다양한 정치 주체들이 개헌을 비롯해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고 탄핵 정국을 이끌었던 ‘윤석열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윤석열 탄핵 정국을 이끌면서도 100여개의 사회대개혁 과제를 정리하여 발표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국가폭력을 목도하며 광장을 채웠던 시민들은 한국사회가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에 도달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장의 시간이 끝나고 정치의 시간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듯 시민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광장을 상징했던 다양성의 깃발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내란 종식을 위한 압도적인 승리라는 미명 아래 다른 목소리를 감추고 배제하는 분위기가 선거라는 공론장의 외연을 계속 축소시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책과 입장이 토론되고 경합하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그리기 보다는 대선 이후 국면에서 어떻게 이익을 나눌 것인지를 두고 이전투구 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장의 투쟁을 이끌었던 ‘윤석열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조차 일부 세력의 이탈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과 그로 인해 벌어질 비극을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한국사회 변화를 위한 시민의 열망이 대선 국면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일방적으로 수렴되고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이란 형식적 과제로 왜곡되면서 정작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또다시 윤석열과 같은 괴물을 만들어내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의 주역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단죄 받게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니라 사회변화를 위한 성찰과 논의를 끝까지 밀고 가지 못한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문화연대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국면에서 정책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기술적 개입의 과정이 아니라 운동의 담론을 만들어내고 가능성의 영역을 열어가는 운동의 과정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이 더 많은 시민과 동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서만이 만들어 질 수 있음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 닫힌 광장의 문을 열어 가능성으로 다시 생동할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더 멀리 보고 기민하게 움직여 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고민 하에서 문화연대는 문화빵 연속기획을 통해 현재의 문화정책 담론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문화정책의 전환과 문화사회로의 전진을 위한 제21대 대통령 선거 문화정책제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번 대선을 맞이하여 작성된 문화연대의 문화정책 제안은 문화정책의 근본적 전환, 문화사회로의 전진을 위한 구체적인 운동 목표의 설정이란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탈성장 담론의 전면화, 시민주체성의 강화, 다양한 사회의제들과 조응하는 문화정책의 방향을 제시해 보려 하였습니다. 이 정책제안서는 각 대통령 후보캠프에 전달될 예정이며 제안 의제에 대한 캠프의 입장이나 의견도 들어보고 그 결과도 문화빵을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인터뷰와 칼럼을 통해 광장의 기록과 다양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문화사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속에서 문화연대의 운동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도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 기록은 문화빵의 대선 기획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문화연대 정책운동의 주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도록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각 후보의 문화정책 공약에 대한 분석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공약들도 있지만 선거 국면에서 문화정책은 항상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후보와 정당이 문화에 대해 어떠한 비전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시민들이 더 감시하고 요구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 보고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선 이후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할 문화운동의 과제들에 대해 문화연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의견들도 모아보려 합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연대는 단순히 문화연대의 입장에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문화연대와의 차이 속에서 새로운 문화운동의 방향을 성찰해보려 합니다. 


한국사회는 거듭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시민의 힘으로 극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의 힘을 배반하는 정치와 지배체제로 인해 반복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간의 경험은 문화운동의 지침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켜야 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반복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만들어내는 우리사회의 낡은 구조를 청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문화는 이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가치, 공동체의 약속, 자유로운 시민들의 연대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문화연대는 이번 대선이 문화와 문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국면을 통과하는 문화연대의 각오입니다. 그 고민을 대선시기 발행되는 문화빵의 내용을 통해 살펴봐 주시고 함께 토론하고 많은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