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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함부로 빼앗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권리. "잊지마! 원래 내꺼야"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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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빼앗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권리. 

"잊지마! 원래 내꺼야"

-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후기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노동, 교육, 이동' 이라고 적힌 주사위를 던지며 웃고 있는 21조넷 활동가들의 단체사진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안 포토부스 앞에서  '노동, 교육, 이동' 이라고 적힌 주사위를 던지며 웃고 있는 21조넷 활동가들 

사진 :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 (약칭 21조넷)



'출근길 지하철을 타는’ 당연한 시민의 일상을 위해 오늘도 장애인권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지하철 역사 안 찬 바닥에 누워 ‘우리는 모두 똑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1) 를 함께 부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2024년 4월 20일 오전 8시 한성대역 역사 안에서 '시민 여러분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덮고 누워 다이-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장애인권활동가들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들

사진 출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탤레그램 


2021년 12월 3일부터 2024년 4월 8일까지 총 61차례 진행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는 이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탑승하는 것을 멈추고 대신 지하철 승강장에서 누워서 장애인 권리입법을 국회에 촉구하는 다이인(die-in) 행동을 진행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제21대, 제22대 국회가 약속했던 장애인 권리입법 제정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투쟁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와 서울시 장애인 자립지원과를 내세워 권리 중심 공공 일자리 폐지, 권리 중심 노동자 400 명 해고, 장애인 거주시설 연계사업 폐지, 서울시 활동 지원 추가 서비스 384 명 삭감 및 탈락, 탈 시설장애인 표적조사, 칼을 거꾸로 빼는 활동 지원 기관 재지정 심사,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표적 평가 등 온갖 악행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를 통해 강제퇴거와 불법 연행을 조장하며 서울시의 장애인 권리 퇴행과 탄압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포럼,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와 함께 대한민국헌법 21조가 보장하는 집회 및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있는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 (이하 21조넷) 활동가들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일정에 맞춰 영화제에 방문하여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2024년 420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고있는 21조넷 활동가들 

사진 :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 (약칭 21조넷)


2003년을 시작으로 22년 동안 장애인 운동의 대중적 확산과 주체적인 장애인의 삶과 현실을 알리기 위해 이어왔던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올해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예산이 미집행 되며 무산될 위기를 겪었습니다. 지난 1월 2일 서울시(시장 오세훈)는 '2024년 서울특별시 장애인단체활동 및 행사 지원사업 공모'에서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을 '선정 단체 없음'으로 최종 고시하였고 선정되지 않은 결격 사유를 확인하고자 서울시에 "'지원사업' 심사 기준 및 심사 결과 공개를 청구"했지만, 서울시는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 등"의 이유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측에 '비공개' 결정을 통보하기도 하였습니다. 서울시의 이러한 결정은 장애인 인권을 탄압하는 현 상황에 맞물려 오세훈 시장의 입맛에 맞는 단체만을 선정해서 지원금을 주려는 의중이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21조넷 활동가들이 영화제를 방문한 당일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영화제에 참여한 장애인 참여자들이 혜화역 엘리베이터 탑승을 제한하기도 하였으며, 다음 날인 20일 오전 한성대 입구역에서는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다이-인 퍼포먼스를 하는 활동가들을 연행하는 등 장애인을 향한 부당한 폭력과 차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9일 저녁 서울교통공사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서울장애인 인권 영화제에 참석한 후 귀가하려는 시민들의 엘리베이터 진입을 막고 있는 모습

2024년 4월 19일 저녁 서울교통공사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참석한 후 귀가하려는 휠체어를 탄 시민들의 엘리베이터 진입을 막고 있는 모습

출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탤레그램 


정부가 은폐한 ‘장애인의 날’의 현실, 혜화역의 오늘

출처 : 비마이너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장애인인권영화재>는 동료시민들의 힘으로 개최될 수 있었습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2003년 1회 서울장애인권영화제로 시작한 역사깊은 영화제로 장애인 인권이 담긴 영화를 상영하며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창구가 되어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입니다. 


'시대의 공기를 담는 영화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하고, 의심하지 않았던 것을 의심하게 하고, 질문하지 않았던 것을 질문하게 하고, 꿈꿔보지 못한 것을 꿈꾸게 합니다'.2) 장애인 인권이 담긴 영화는 장애인권투쟁의 기록이자, 장애인 차별과 혐오라는 사회의 민낯을 들추는 고발이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자는 제안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당연하게 빼앗겨야만 하는 일상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함께 지하철 역사 안 찬 바닥에 누워 ‘우리는 모두 똑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고, 카메라를 들고 스크린을 세웁니다, 우리사회의 혐오와 차별의 불씨가 사라지고 장애인의 빼앗긴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함께 장애인 인권 투쟁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1) 열차타는 사람들, 작사 : 어깨꿈, 만수, 홍명교, 김도현 / 작곡 : 만수/ 노래 : 노들노래공장+어깨꿈  : https://www.youtube.com/watch?v=0myaAmQO4Js 

2) 이다혜 외 1명, 2023, 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 (인용)

"장애인의 날" 그리고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에 대해 더 알아보기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https://420protest.sadd.or.kr/420-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