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식


기고앞으로 문화연대가 관심갖고 주목해야 할 문화운동의 과제는 무엇이 있을지 제안해주세요. ― 새로운 문화정책을 바라는 현장 예술인 인터뷰(4)

2025-05-26
조회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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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문화정책을 바라는 현장 예술인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4월 말 문화연대가 만든 문화연대 문화정책 제안서에 대한 의견을 비롯해, 문화운동의 과제 등 아래 네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인터뷰에는 다양한 세대와 성별, 장르를 지닌 예술인들이 참여하였습니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아요.


  • 김솔지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백교희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사무국장

  •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 성낙경 마을예술네트워크 이사장

  • 이선일 미술작가

  • 이호 음악가

  • 이호연 연극 PD

  • 정문식 뮤지션

  • 차송현 저항시클럽

  • 초우 영화감독

  • 하애정 나라풍물굿

  • 홀연 공유성북원탁회의 사무국장


예술인들이 문화정책과 문화운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볼까요?




질문 넷.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자들의 문화정책 및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지막으로, 문화연대와 함께 고민해야할 운동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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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답변 전문입니다.



※ 답변은 이름 가나다순, 강조는 편집자

백교희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사무국장

다시금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 문화운동과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력하게도 느껴집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생동감, 희망, 역동 같은 것들이 정책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순간 납작해지고, 우리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고 있지 않고, 권력과 다툼, 투쟁의 영역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자꾸 모른 척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문화운동은 문화정책보다 훨씬 더 넓고, 복잡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다양성과 역동성, 섬세함을 반영한 문화운동을 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습니다.

 

먹고 사는 것만이 삶의 문제라면 문화는 왜 존재해야 할까요, 예술이 사라져도 우리의 삶은 괜찮을까요? 여전히 개인, 동네, 생태계, 국가, 세계의 문제들을 문화와 예술로서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세계는 (늘 그래왔으나 지금은 더욱 큰) 기술의 발전, 기후재난, 저성장에 대한 불안, 혐오와 갈등으로 변화의 시기에 서 있습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에 무한경쟁과 자기착취의 방식으로 더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위기들을 냉정히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사회적으로 성숙한 토론을 거쳐 우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문화연대가 계속 해온 현장의 고통/문제점과 정치/사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계속해주길 바랍니다. 우리는 항상 ‘정책을 낼 수 있는 사람들’만의 목소리에 익숙합니다. 예비 예술인, 청년, 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는 정책 문서 안에 담기기 어렵습니다.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 테이블에 아직 오르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를 이미 고민하고 계시겠지만,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을지 함께 더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성낙경 마을예술네트워크 이사장

먼저, 지금까지의 활동에 감사드립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지 못했거나,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행동에 나서지 못했던 문화운동에 앞장서 주신 점,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특히 아직 해결되지 않은 <블랙리스트 특별법>은 이번 선거를 통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그 효력이 유지되고 제대로 실행되도록 지속적인 감시 활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AI 기술의 발전, 고령화 등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정책을 제안하고, 그 정책이 잘 실행되도록 지켜보며 실현하는 일, 그리고 시민 주도의 참여가 가능한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문화운동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시민들과 함께 문화정책 제안에 참여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적극적인 문화운동이 요구됩니다.

이선일 미술작가

지금 이래도, 충분히 문화연대가 가는 길을 응원합니다. 이번에 내놓은 핵심 과제를 가지고 힘있게 나아기는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이호연 연극 PD

공공문화시설의 법인화 저지와 공공성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국립극장의 법인화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립극장은 ‘동시대적 공연예술의 창작지원과 향유기회 확대’, ‘국민의 삶의 쉼표가 되는 문화공간’이라는 문장을 내세우지만, 법인화는 이 목표와 충돌하며 공공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방향을 위협합니다.


문화정책은 공공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종종 균형을 요구받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효율을 미덕으로 삼고 시장 중심의 논리에 경도될 때,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시민의 문화권은 손쉽게 희생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제기와 공론화를 도모해야합니다. 공공문화시설의 존재 이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비를 피하기 위해 아르코예술극장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그날은 특히 어르신들이 많았고 젖은 신발을 벗어두고 과거에 보았던 공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 공간이 늘 마음이 편안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급하게 화장실이 필요할 때, 뜨는 시간을 붙잡아야 할 때, 비를 피해야할 때 문을 열어두는 ‘열림’의 상태가 곧 공공성이라 느껴졌습니다. 공공성이란 단지 공공 소유나 국립 운영이 아니라, 누구에게,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열려 있는지를 묻는 기준입니다.


문화시설은 단지 예술작품을 올리는 무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누구나 방문해 예술에 대해 말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일상적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예술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무대 밖에서 삶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에서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 공간이 지켜지고 확장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의 역할입니다.

정문식 뮤지션

다양한 가치와 구성원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국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운동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첫번째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있을 것이고, 예술을 포함한 사회의 비주류 영역이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을 만드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예술 분야의 경우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 독립 영화를 비롯한 마이너 장르와 대안적 예술에 대해 탄압에 가까운 정책으로 일관한 결과, 그 생태계가 초토화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비주류, 마이너 영역의 활동 공간을 구축하는 것은 문화 산업에 있어 건강한 시장을 형성하는 것과도 연결됩니다. 다층적인 시장에서 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건강한 산업 생태계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초우

영화감독

개인적으로 2012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에 ‘영화인 버스’가 있었다는 사실, 쌍용차 해고자와 연대하는 영화인 지지 성명이 있었다는 사실에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영화계 내에 그런 움직임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땐 그게 어떻게 가능했고 지금은 왜 요원한가?를 요즘 자주 생각합니다. 문화연대의 ‘21대 대선 문화연대 문화정책 제안서의 탄생 배경’ 기고에서 “문화예술인들도 광장에서 예술행동 텐트를 꾸려 농성에 나섰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항과 연대를 이어갔습니다”라고 쓰신 걸 읽었는데요. 솔직히 예술행동 텐트 안팎에서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어떤 역할을 한 문화예술인은 소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상 되는 소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인들이 투쟁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아니고, 우리가 개인으로서 집회에 참여하고 SNS에 글 올리는 것 이상으로, 창작자로서 함께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거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면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거기 들어갈 경로를 쉽게 찾지 못했거나요. 어쨌든 저의 동료 중, 예술행동 텐트촌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거나 거기에 들러볼 생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편 파면 선고가 계속 늦어질 때, 문학인들이 발표한 한줄 성명의 반향은 꽤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생각하면 또 우리 창작자들이 우리가 가진 도구로 할 수 있는게 분명히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요. 하여튼 ... 이게 저의 요즘의 문제의식이고, 이걸 위한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게 뭔진 모르겠네요! 

하애정 나라풍물굿 이사

다음 정부 10대 문화정책 제안 사항에 더해 시민과 민간예술인의 접근성이 높은 다양한 예술공간, 풍물 공간 마련을 더 하여 선거 이후에도 그 문화정책 대안의 실현을 위한 실천 활동이 필요합니다. 상황별 사안별 연구 작업과 정책 제안과 강연 등의 실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홀연 

공유성북원탁회의 사무국장

글쎄요...? 이미 충분히 많은 영역에 관심갖고 주목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서, 어떤 영역에 더 관심갖는다기 보다는, 더 재미있고 문화적인 운동의 방식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어요.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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