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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광장의 목소리가 다시 문화정책을 묻다 —21대 대통령선거 문화정책 대전환을 위한 토론회 후기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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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가 다시 문화정책을 묻다

21대 대통령선거 문화정책 대전환을 위한 토론회 후기


박선영/문화연대 활동가


지난 5월 2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화연대를 포함한 127개 문화예술 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문화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대선 후보 캠프를 초청해 문화정책 공약을 듣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참석했으며, 나머지 정당과 후보들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12.3 내란 사태 이후 광장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다시 담아내는 자리이자, 블랙리스트 부활과 예산 삭감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자행되었던 문화정책 파행에 대한 해결과 새로운 사회를 위한 문화정책의 전환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문화정책이 사실상 실종된 이번 대선 국면에서, 문화예술계의 깊은 우려와 동시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함께 교차하는 가운데, 현장의 분위기는 차분하지만 다소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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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문화정책 5대 과제 제안

발제를 맡은 하장호 문화연대 문화정책위원장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5가지 문화정책을 제안했다. 이 과제들은 문화예술 현장과의 논의를 통해 도출한 정책으로, 몇몇 과제는 윤석열퇴진 비상행동 사회대개혁위원회 100대 과제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했다.


<5대 문화정책 제안>

  • 제안1.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국가 범죄 진상 조사 및 제도 개선으로 표현의 자유 확대
  • 제안2. 예술인의 노동 권리 보장 및 사회 안전망 확대 적용
  • 제안3.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 정책을 통한 시민 문화권 확대 및 지역 분권-지역 자치 실질화
  • 제안4.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창작 환경 조성 및 지원 시스템 구축
  • 제안5. 문화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문화 행정 혁신



더불어민주당, 민주노동당의 문화정책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직속 K문화강국위원회 고영재 부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차준우 위원장은 문화예술계가 제안한 정책에 동의하면서도 각 캠프에서 제안한 공약에 대한 내용과 입장을 차분히 설명하였다.


고영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10대 공약 중 첫 번째, 일곱 번째, 여덟 번째 공약에 문화예술과 관련한 공약이 있음을 언급하며, 문화재정에 대한 대폭 증액과 K-pop, K-드라마, K-웹툰 등 콘텐츠 시장에 대한 국가 지원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였다.


차준우 위원장(민주노동당)은 권영국 후보의 문화예술 정책을 소개하며, 특별법 제정과 진상조사위 설치와 같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정책과 문화예술계 현장과의 협치를 통한 문화예술정책 전면 재구성을 주요 정책으로 언급했다. 또한 예술인의 권리 보장과 사회 안전망 강화, 성소수자 창작자 권리 보호, 방통위의 삭제 명령권 폐지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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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이후 진행된 토론 시간에는 토론회 패널을 포함해 현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제안, 각 캠프에 대한 요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미진한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와 산업적인 측면이 유독 강조되고 있는 문화정책의 흐름에 대한 비판, 국가 중심의 관료주의적 폐단 등 국가 문화정책의 방향과 과제들에 대한 의견들이 제기되었다.


또한 예술강사의 노동 환경 문제,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국가의 책무, 웹 기반 예술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 AI와 창작자 권리 보장 문제, 지역주체들의 독자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역문화 정책의 필요 등 장르나 분야별 의견들도 다양하게 언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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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 협약,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정책 제안을 논의하는 자리만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12.3 내란 사태 이후 광장에서 터져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문화정책 영역으로 연결하고, 윤석열 정부 하에서 겪었던 문화예술계의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127개 문화예술 단체의 공동 주최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의 광범위한 연대와 절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목소리들은 문화정책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이슈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특히 예술의 디지털 전환, AI 시대의 창작자 권리, 성소수자 권리 보호 등 시대적 과제들까지 폭넓게 다뤄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몇몇 정당과 후보들의 불참은 여전히 문화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 부족을 보여주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문화정책이 단순한 분야별 정책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미래 사회 비전과 연결되는 정책이라는 사회적 공감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토론회를 마무리 하며 토론회 주최 측은 이날 제안된 5대 과제를 담은 제안서는 각 후보에게 발송하고, 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토론회와 이후에 진행될 협약이 새로운 정부의 문화정책 전환을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시민들의 목소리가 문화정책을 통해 현실화 수 있도록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 정치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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