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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후기] 기획포럼 <사이버 루덴스:미래게이밍,테크놀로지,미학의토포스> *자료집 첨부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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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5일, 11월 15일, 11월 22일, 3회에 걸쳐 기획포럼 <사이버 루덴스>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게이밍은 최신의 지능정보기술이 집약되는 최전선으로, 이를 각기 다른 영역의 연구자들이 프레임워크를 교차시켜 탐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 루덴스>는 해당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문화연구, 기술미학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생산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게이밍은 뉴미디어, 혹은 디지털 노마드와 MZ의 뉴 테크문화로 서방에서는 루돌로지(ludology)라는 새로운 문화연구 영역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적절한 비평적·학문적 조명을 받지 못했다. 게이밍은 정보기술과 컴퓨팅의 진보와 결부되어 있으며, 특히 90년대 이후 급격히 정보자본주의로 전환한 한국사회에서는 게임포비아 담론-산업담론 사이의 이중구속 속에서 청년과 중년에 이르는 살아있는 문화, 혹은 감정의 구조를 이해하는 틀거리로 접근해야 한다. 방송, 연예, 시네마, 음악 등의 기존 미디어 혹은 재현영역과 달리 훨씬 중층적인 담론 지형을 갖고 있으며(세대 간 감정의 구조, 디지털 디바이드, 주류문화와 서브컬처, 포스트모던, 기술문화와 기술놀이 등), 개별 미디어·개별 기술 간 컨버전스가 매우 유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게이밍의 문화와 담론은 인터넷 서브컬처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다중들에 의해 형성 및 연결된다.

 

특히 거대 언어모델 기반 생성 인공지능의 등장은 이중에서도 중요한 화두라 할 수 있다. 챗 GPT, 미드저니, DallE와 같은 생성AI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올렸듯이 이제 우리가 무수히 많은 SF작품에서 떠올리던 그 로봇과 사이보그는 없다. 최초의 인공 인격은 물리적인 형태가 아닌 비물리적 형태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획되어진 가상의 공간인 게임 속에서 Non Playable Character 들은 게임의 법칙으로 규제된 인격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HBO 드라마 <웨스트 월드>에서 그려지던 디지털 휴먼, 혹은 비인간 인격체의 등장은 그다지 먼 미래가 아닌 것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게이밍의 유희공간(spielraum) 안에서 인간과 거대 언어모델 기반 비인간 행위자가 어떻게 놀이할 수 있는지, 어떻게 공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3회에 걸친 포럼에서 문화연구나 정치경제학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기술 로직을 도출할 수 있었다. 기존의 플랫폼 경제와 다르게, 생성 인공지능의 수익 모델은 지대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토큰(token)을 단위로 하는 종량제 수익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거대 언어모델을 이루는 원자의 단위는 언어가 아니라 언어를 해체해 기계학습에 맞는 방식으로 재구성한 토큰(연관성, 빈도, 연결성) 기반 워드 임베딩(word embedding)이다. 이는 문화연구가 기술로 매개된 재현이나 비인간 존재자를 들여다보기 위해 데리다가 주장했던 해체의 개념을 더욱 급진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깃허브, 리눅스, 자유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등을 중심으로 조직되어왔던 디지털 커먼즈(commons)의 근본적인 논리 또한 새롭게 갱신되어야 한다. 




물론 기계적인 환경에 의해 구축된 언어모델에도 공백은 존재한다. 미래 기술미학의 핵심 행위성이 될 ‘프롬프팅’은 기술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가능성 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미학적 실천, 기술미디어와 예술의 횡단 가능성을 열어줄 열쇠가 될 것이며, 인문주의는 프롬프팅을 노동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노동가치론을 구축하고, 유희의 관점에서는 새롭게 전유 가능한 인간 활동으로 사유해야 한다. 거대 언어모델은 동일성이 반복되면 존재 자체를 평탄화 시키지만, 인간의 불연속적이고 단절적인 사유에 의해 창발된 프롬프팅은 그 평면에 어떤 변곡점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루덴스> 는 미래 지능정보기술을 미학, 공학, 그리고 문화연구의 관점을 교차시켜 이런 가능성들을 탐색했으며, 이후에도 이러한 학제간 연구의 확대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노동과 예술, 그리고 새로운 문화정치의 지평을 여는 자리가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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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글쓴이 : 신현우(문화연대 집행위원)

포럼 기획 : 이동연(문화연대 대표), 신현우(문화연대 집행위원) 

포럼 주최 : (사)문화사회연구소

협력 : 헤즈(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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