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식


토론회문화예술계 e나라도움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

e나라도움이 개통 된지 1년이 되었다. ‘e나라도움’(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은 2017년 1월 보조금 교부와 집행기능 등이 1차로 개통되었고, 같은 해 7월 보조금 정산, 중복/부정 수급 검증, 정보공개 등을 포함하여 전면 개통되었다. (2016년 12월 e나라도움 구축과 운영의 근거를 마련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 2017.1.4. 공포됨) 

2018년 1월 31일에 진행한 ‘문화예술계 e나라도움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는 근 1년 동안의 보조금 시스템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진행을 맡은 배인석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려 이날 토론회는 크게 ‘현장/민-관 지원조직/기관’ 세 부류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송윤석 문체부 재정담당관의 e나라도움 추진현황에 대한 짧은 브리핑과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의 발제로 토론회가 시작되었다.  

국가적 지원체계(SYSTEM)와 e나라도움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system)간의 관계

2017년 7월 문체부가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e나라도움 도입 이후 제기된 비효율성과 불편사항에 대한 대처 미숙 등으로 시스템에 대한 불만족이 73%, ‘사용에 어려움을 느껴 사업 포기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는 답이 53%에 달했다고 한다. 토론자인 박인혜 문화상인보부 실장은 신용카드 이체 과정의 실수를 복원하는 데에만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는 실례를 들었고, 양철모 믹스라이스 미술 작가는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보다 행정에 갇혀 수많은 절망감에 빠트리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원재 소장은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국가의 태도와 정책적 문제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있어야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e나라도움은 단순한 국가보조금 정산 기술(system)만이 아니라, 국가보조금이 사용되는 모든 틀을 새롭게 전환하는 관리체계(SYSTEM)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문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지원 사업 일체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일괄 관리를 통한 효율성 증대를 골조로 한 e나라도움. 그 이면에는 문화예술(계)을 단순히 행정 체계 안에서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시켜버리는 행정 편의주의의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와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재설계

e나라도움 도입 이전,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각종 영역/분야에서의 이른바 현장의 목소리는 왜 반영되지 못했을까? 앞서 말했듯이, 이는 국가가 문화예술(계)을 바라보는 시선의 태도를 돌이켜 봐야하는 본질적 문제이다.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가치보다 재정 관리(보조금의 중복수급, 부정수급 등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우선시하여 지원정책의 통치화와 정치•경제적 효과만 강조하는 인식의 문제이다. 

국가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을 위해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위해 국가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 문화적 가치가 내재된 관리 시스템으로, 문화예술의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 확대를 우선 원칙으로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단순히 시스템의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한 행정 중심적 후속조치가 아니라 충분한 현장의 참여로 분권이 이뤄지고 객관적인 환경에 대한 이해의 편차를 좁히는 본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토론회가 끝날 시점,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화예술 현장과 기재부, 문체부가 함께하여 개념정의와 정리를 위한 협의 테이블을 구성할 것을 계획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