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식


활동후기어반 잼 투어 고창을 가다.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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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공간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살았고, 흥했고, 시간이 지나 버려진 공간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은 없을지 둘러보기 위해 고창에 갔다. 고창은 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 천이 되어 흘러, 갯벌을 거쳐 바다로 가는 그 길을 모두 볼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풍천지형 특성인 바닷물이 강을 거슬러 오르며 바닷가 생물이 하천 지류에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생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지역 중 하나이다.

또한 고창지역의 갯벌은 개방형 갯벌로 계절에 따라 퇴적양상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하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갯벌이며, 검은머리물떼새, 저어새, 황새 등 수많은 희귀조류가 서식하는 몇 안되는 갯벌 중 하나이다. 아울러 고창군은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며, 갯벌 역시고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신청지역이다.

봐야할 곳도 많고, 머물고 싶은 공간도 많았던 고창, 그 중 우리가 주목했던 공간은 1939년에 설립한 삼양염업사 해리지점과 그 주변 염전이었다. 한때는 굉장한 규모의 사업장이었을 여러 건물들, 창고도 있고, 사무공간도 있고, 염업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사택이기도 했던 많은 공간들이 지금은 그 기능을 잃고 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 염전들은 여전히 염전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고, 수십년이 넘은 창고들 역시 소금을 보관하기 위한 기능에 충실하고 있다.

영광, 고흥, 함양 등 여러 지역을 보러 다녔다. 결국 우리가 하고자하는 어반잼은 기후위기와 급격한 기술사회로의 이동, 개인과 사회의 변화가 큰 시대에 다른 삶의 선택을 위해 대화와 투어를 나누는 프로젝트다. 비어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상상의 교차를 목표로 한다. 사람에 의해 낡아가고 있는 빈공간을 둘러보기 위한 우리의 여정은 계속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