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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문화연대 논평] 선수 인권 보호는 뒷전, ‘#폼 미쳤다’는 자화자찬 성과 발표 뒤에 숨은 대한체육회의 나태함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 방기를 규탄한다.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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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논평] 

선수 인권 보호는 뒷전, 

‘#폼 미쳤다’는 자화자찬 성과 발표 뒤에 숨은

대한체육회의 나태함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 방기를 규탄한다. 

- 감사원,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감독 실태 감사 결과」에 부쳐 -


대한체육회가 외쳐온 ‘책임 있는 변화’와 ‘스포츠 혁신’이 한낱 허울 좋은 말 잔치였음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3월 4일 발표된 감사원의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감독 실태 감사 결과」는 체육계가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이자 ‘비위의 온상’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감사 결과는 선수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온 대한체육회의 약속이 사실상 빈말과 허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징계 처분이 6개월 이상 지연된 사례가 10건에 달하고, 심지어 범죄 경력으로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 사람 가운데 무려 222명이 지도자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152명의 학교폭력 가해 선수가 아무런 제재 없이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는 폭력과 비위로부터 선수를 보호해야 할 대한체육회가 오히려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현장 복귀의 길을 열어준 ‘가해자 방조 기관’임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지난 1월 발생한 고교 사이클 선수 사망 사고 역시 무리한 훈련과 안전관리 소홀로부터 유발된 선수 인권 보호의 실패임이 확실하다.


감사 기간이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 임기 때의 일이라곤 해도 새로 부임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취임 이후 2025년 5월부터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체육계 내 만연한 폭력·성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과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한 규정 개정을 발표하는 등 조직혁신과 비리 근절, 선수 인권 보호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2025년 9월 「대한체육회 200일의 변화와 도전 #유승민 #폼 미쳤다 #감다살 #취임 200일_No Sports, No Future」라는 성과 자료집에는 폭력·성범죄 근절 캠페인과 징계 가중처벌, 시효 연장 정도의 규정 개정 내용만이 미미하게 담겨 있을 뿐이다. 대한체육회가 해결해야 할 불공정과 비리, 조직혁신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선수 인권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조차 실질적으로 다루지 못한 것이다. 지난 2월에 진행한 '2026년 대한체육회 총회'를 다룬 언론 보도에서도 선수 인권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고,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조직 쇄신을 위한 스포츠 개혁 혁신 과제에서도 관련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자화자찬식 성과 홍보를 이어가는 모습은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 원인은 대한체육회의 직무 유기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무책임한 행정에 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징계 정보 수집 방식은 스포츠윤리센터가 1,315개 체육단체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 회신받은 뒤 이를 수기로 입력하는 원시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정보의 누락과 왜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방치한 결과, 비위 지도자들이 종목을 갈아타거나 결격 대상자임을 숨기고 복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관리·감독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태도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이미 2024년 9월, 징계 정보의 누락을 막기 위해 체육단체 간 시스템 연계가 시급하다고 보고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에 한해 자체 징계 입력 시스템과 스포츠윤리센터 징계정보시스템을 연계하는 검토에만 그쳤다. 나머지 수많은 체육단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2013년부터 '스포츠 폭력 근절'을 외치며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던 문화체육관광부가 10년이 넘도록 책임과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무 방기다.


반복되는 문제의 방치는 ‘변화’가 아니라 ‘부패의 고착화’를 불러일으켰다. 징계 정보 시스템 하나 제대로 연계하지 못해 비위 지도자 명단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스포츠 혁신을 말할 수 있는가. 감사원 결과 이후 대한체육회에서는 지적 사항을 반영한 조직 운영 및 제도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지만, 그것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문화연대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징계 지연 및 비위 지도자 방치 사태에 대해 피해 선수와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 또한 감사원에서 드러난 222명의 문제 지도자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과 해당 종목 단체와 소속 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진상조사와 징계를 실시해라.


하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더 이상 체육단체의 자율성 뒤에 숨지 말고,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라. 전체 체육단체를 아우르는 실시간 징계 정보 통합시스템을 지금 즉시 구축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아울러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징계 및 비위 관련 통계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라. 


하나, 정부와 국회는 범죄 경력자 및 학폭 가해자가 체육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포함한 실질적인 인적 쇄신 방안을 마련하라. 또한 비리 혐의자와 징계자의 재등록을 방지하기 위한 전담 인력과 조직을 신설하여 스포츠계 혁신에 실질적인 책임을 져라.


'No Sports, No Future'라는 구호는 체육계의 자정 노력이 전제될 때만 유효하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겉모양만 꾸미는 '해시태그 혁신'이 아닌 구조적인 실질적 개혁에 즉각 나서야 한다.



2026년 3월 9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