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성명[문화연대 성명] 광화문광장을 훼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감사의 정원’ 조성 즉각 중단하라 - 서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유공간이 아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 이상 서울을 훼손하지 마라

2026-04-12
조회수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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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성명]
광화문광장을 훼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감사의 정원’ 조성 즉각 중단하라

- 서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유공간이 아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 이상 서울을 훼손하지 마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의 시정 요구 이후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속전속결로 강행했다. 피난 대피로 외에는 어떠한 실질적 토론과 숙의도 없이 회의가 진행된 사실은, 이 사업이 시민적 합의가 아닌 행정 권력의 일방적 의지로 추진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현직 시장이 자신의 치적을 위해 도시 공간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민주적 정당성을 무시한 독주나 다름없다.

서울시는 2024년 100m 규모의 대형 국기 게양대 계획을 내놓았다가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감사의 정원’으로 이름만 바꿔 재추진했다. 그러나 명칭이 바뀌었다고 해서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여전히 광장을 국가주의적 상징과 정치적 연출의 공간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이며, 시민의 공간을 권력의 기획으로 치환하는 문제적 사업이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은 세 가지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광화문광장이 지닌 역사적·정치적 의미에 대한 무지다.
광화문광장은 단순한 도시 공간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의가 집결되는 장소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권력을 비판하고, 공동체의 방향을 논의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해왔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누구의 동의도 확인되지 않은 ‘감사’를 표상하는 조형물을 이 공간에 설치하려 한다. 특정한 국가 서사, 그것도 전쟁을 중심으로 한 서사를 물리적으로 각인하는 행위는 광장이 지닌 다층적 의미를 훼손하고, 시민의 정치적 공간을 단일한 메시지로 봉합하려는 시도다. 이는 민주주의 공간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다.

둘째, 공공 공간의 사유화다.
광장은 특정 권력의 소유가 아니라 시민의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광장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행정과 자본의 필요에 따라 재구성해왔다. 대형 공연과 국가상징 사업은 허용되면서, 시민의 자발적 정치적 표현은 끊임없이 제한된다. 자본에는 열리고 권리에는 닫히는 이중적 운영은 공공성의 편향과 붕괴를 의미한다. ‘감사의 정원’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광장은 더 이상 시민의 정치적 공간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기획되고 연출되는 전시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셋째, 도시 공간에서 시민의 권리를 배제하는 행정주의다.
도시 공간은 행정 권력이 설계하고 시민이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다. 시민은 도시를 구성하고 변화시키는 주체다. 그럼에도 현재의 정책은 시민을 배제한 채, 경제 논리와 정치적 성과를 중심으로 도시를 재편하고 있다. 문화는 성장의 도구로 환원되고, 광장은 이벤트와 소비의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은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관리와 동원, 관객으로 대상화된다.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공간 조성은 그 자체로 공공성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 누구를 위한 도시를 만들고 있는가. 서울은 특정 정치인의 치적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인에게 감동”이라는 공허한 수사를 앞세워, 정작 이 도시의 주인인 시민을 배제하고 있다. 어떤 세계인을 위한 감동인지조차 불분명한 이 사업은, 결국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 과시적 행정의 산물일 뿐이다.

광화문광장은 정치 권력의 상징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이 공간을 일방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광장은 껍데기만 남은 형식적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에 문화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운영과 미래에 대해 시민과의 실질적 숙의 과정을 보장하라.
하나, 서울시는 공공 공간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과 행정은 독단적 판단에 기반해 공공성을 훼손해온 과정이었다. 사회적 의미와 정당성을 결여한 채 추진된 이번 사업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이는 행정 책임의 방기이며, 결국 서울시정의 과오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감사의 정원’ 조성을 중단하는 것이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이다.

아울러 차기 서울시장 후보들 역시 이 사안을 결코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 광화문광장은 선거를 위한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가 축적된 공간이다. 후보들은 광장의 공공성과 시민 권리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침묵과 회피는 또 다른 공공성 훼손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이라도 광화문광장에서 손을 떼라. 그것이 더 큰 훼손을 막는 최소한의 선택이다.


2026년 4월 11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