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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공동논평]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한 ‘대중문화 사전 검열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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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한 ‘대중문화 사전 검열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 대중문화 사전 검열을 초래할, 김현 국회의원 발의 「음악산업진흥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철회
- 보호와 통제의 대상을 넘어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와 사회적 주체성 보장
- 혐오 표현 대응을 위한 사회적 논의 확대와 통합적·구조적 정책 전환
- 표현 규제가 아닌 사회적·문화적 공론의 확장과 차별금지 정책 추진



지난 6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소년 유해 음원의 유통과 확산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음악산업진흥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의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로 발의 했다.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음반의 유해성을 자체적으로 검사하도록 하고, 유해 음반의 제작자가 청소년일 경우 해당 음반의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유해 음원이라고 판단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긴급 유통 정지 및 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식 심의 이전에도 플랫폼 사업자에게 해당 음원의 유통을 제한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 개정안이 혐오 표현이 담긴 음원의 확산을 방지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혐오 표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보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전 통제와 검열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창작 활동을 위축시키고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혐오의 구조적 원인을 외면한 채 대중문화라는 특정 영역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한계를 지닌다.


○ 대중문화 창작에 대한 사전 검열의 제도화
대중문화에 대한 검열은 우리 사회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시대마다 '유해성'이나 '사회질서'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창작물이 규제되어 왔으며, 이러한 제도는 창작 활동을 위축시키고 창작자의 자기검열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개정안 역시 모호한 '유해성' 판단을 근거로 유통 제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과 플랫폼의 과잉 대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환경에서의 긴급 차단은 정식 심의 이전에 표현물의 유통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전 검열을 제도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혐오 표현을 줄이는 효과가 불분명한 반면, 대중문화의 창작과 유통, 사회적 소통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결국 이러한 제도는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국가와 행정기관이 대중문화 표현물의 유통과 향유를 보다 폭넓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청소년 보호’라는 이름의 개입으로 창작자와 향유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대중문화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제도적 인식 역시 강화될 수 있다.


○ 청소년을 문화적 권리를 가진 시민이 아니라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청소년 보호’제도의 한계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은 기성사회가 정한 특정 이데올로기와 도덕적 기준에 따라 청소년의 사회적·문화적 성장 과정을 강력히 통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통제 중심의 정책은 청소년을 스스로 판단하고 참여하는 사회적 주체가 아니라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위치시키며, 청소년 당사자가 문제를 인식하고 토론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철저히 배제시킨다.

청소년은 문화의 향유자일 뿐 아니라 창작자이자 비평가이며,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이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청소년이 문화적 경험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토론하며 성장할 권리보다 국가가 먼저 표현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우선시하고 있다.

청소년 권리의 진정한 보장은 표현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권리를 비롯한 교육권, 인권, 복지 등 청소년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청소년이 사회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고 토론하며 비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청소년 정책의 방향이다.


○ 혐오 표현 대응을 위한 통합적·구조적 정책의 필요성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 제도의 편의에 따른 권위적인 하향식 규제와 통제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 이는 혐오의 원인과 구조를 성찰하기보다 가시적인 규제와 신속한 집행에 치우친 정책적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준다. 단기간의 성과와 정책의 상징성을 앞세운 대응이 본질적인 문제 해결보다 우선되면서, 혐오가 형성되고 재생산되는 상황을 꾸준히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물론 혐오 문화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의 신속한 판단과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혐오 문제는 일시적인 규제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성찰과 공론의 축적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이기에 특정 표현물을 신속히 차단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혐오가 발생하는 사회적·문화적 토양을 면밀히 분석하고, 교육·인권·문화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현 의원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문화예술이 사회구성원의 정신적 자산"이라면, 문화예술을 단지 혐오 표현의 전달 수단이나 규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혐오를 성찰하고 극복하는 사회적 공론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문화예술 규제의 확대가 아닌, 문화적 토론과 사회적 공론의 확장
문화예술을 단순한 콘텐츠로만 인식하는 것은 그것이 지닌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을 납작하게 축소하는 일이다. 문화예술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사회의 감각과 가치, 갈등과 변화를 담아내고, 공동체의 기억과 문화를 축적하며 사회적 공론장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표현을 둘러싼 토론과 비판을 통해 시민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민주사회에 걸맞은 대응이다.

개정안의 배경과 문제의식에는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검열과 통제를 중심에두고 표현만을 통제하는 시대착오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혐오 문제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배제를 재생산하는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문화적 권리와 인권을 확대하며, 사회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가는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에 이번 개정안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혐오 표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은 문화예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적 공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정부와 국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한 구조적 제도 개선에 나서고, 차별과 혐오를 예방·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2026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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