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도쿄올림픽은 중단되어야 한다!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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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은 중단되어야 한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개막(2021년 7월 23일)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내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10일 발표된 <요미우리신문>의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9%가 도쿄올림픽을 취소 혹은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도 ‘무관중’을 지지한 의견이 ‘일정 정도의 관중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보다 더 많았다고 하니,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생각이 어떤지는 충분히 확인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론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2021년 5월 31일 기준 1일 신규 확진자 1,796명, 일주일 평균 확인자 수 3,503명으로 오히려 악화되고 있고, 백신 접종마저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일본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발표, 선언과는 달리 실질적인 방역과 예방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해외 선수단의 입국과 일부 관중 수용 등을 예정하고 있는 올림픽에 대해 일본 시민들은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일본 내 여론이 부정적인 것에 더해, 선수들의 안전마저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1년 5월 2일자 <요미우리신문>은, IOC가 도쿄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오는 외국선수 약 1만명 가운데 60% 정도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일본에 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올림픽 종목이 시합 과정에서 밀접한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 중 40%가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참여하는 것은 선수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올림픽도 비즈니스’라는 말이 쉽게 이해되곤 하지만, 참여하는 선수들과 개최도시의 시민들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올림픽헌장의 전문에 나와 있는 ‘올림픽이념의 기본원칙’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올림픽이념은 인간의 신체, 의지, 정신을 전체적 균형과 조화 속에서 고취시키는 생활 철학이다. 스포츠에 문화와 교육을 접목시킨 올림픽이념은 노력의 즐거움, 모범적 사례를 통한 교육적 가치, 사회적 책임성, 보편적 기본윤리 원칙에 대한 존중의 정신에 입각한 생활양식의 개척을 추구한다.”

“4.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어떠한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정과 연대, 그리고 페이플레이 정신에 기반한 상호 이해를 요한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지구적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경우, 몇몇 나라만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을 뿐이다.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영국이나 미국, 조금 늦었지만 마찬가지로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던 유럽연합이나 캐나다 등은 백신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경제력이 낮은 대부분의 나라들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영국의 한 분석기관(EIU)에 따르면, 현재 추세라면 2023년까지도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과연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에 맞서, ‘올림픽이념의 기본원칙’을 지키고 반영하면서 추진될 수 있을까? 60%의 선수들만이 백신을 맞고 참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국 60%의 시민들이 개최를 원하지 않는 올림픽이 과연 ‘올림픽이념’에 부합하는 올림픽일 수 있을까?

 

도쿄올림픽은 차라리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강행한다고 보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올림픽이 ‘IOC의 비즈니스이자 돈잔치’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중계권료가 대표적인 사례다. IOC가 2032년까지 열릴 예정인 6개의 하계-동계올림픽의 미국 내 방영권에 대해 NBC 방송사와 맺은 계약금만 76억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8조5천억 원이 넘는 규모다. 알려지기로는 IOC 수익의 약 70%가 TV 중계권료에서 온다고 하니, 무관중이라도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IOC로써는 중요한 상황인 것이다.

 

올림픽의 주인이 더 이상 ‘선수와 시민’이 아니라 ‘돈과 정치’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 추진되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적나라하게 현재진행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 시민들의 안전과 기쁨을 배신하는 올림픽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도쿄올림픽의 중단을 요구하자. IOC의 비즈니스, 정권 재창출의 수단으로 타락해버린 올림픽을 구하자.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제대로 보여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스포츠이벤트를 고민해보자.

 

지금부터라도 ‘올림픽의 문제’를 직시하고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 시작은 도쿄올림픽의 중단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2021년 6월 2일(수)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