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오세훈 시장에게 과연 문화정책이란 존재하는가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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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에게 과연 문화정책이란 존재하는가?


최근 오세훈 시장은 ‘전임 시장 행적 지우기’에 열을 올리며, 서울 시민들이 오랫동안 노력하고 협력하며 쌓아온 다양한 사업과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 참여형 예산과 주민자치 및 협치, 노동, 청년, 주거복지, 사회적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사업들이 사라지거나 대폭으로 예산이 삭감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는 문화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대내외적으로 수년째 좋은 평가를 받아오던 ‘마을예술창작소’ 사업을 비롯하여 예술활동거점지역 활성화 사업인 ‘예술순환로’ 사업 또한 전임 시장의 유산이라는 낙인이 찍혀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오세훈 시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의 주요 책임자이자 가해자인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을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의 기관장을 블랙리스트 가해자로 임명한 것도 놀랍지만, 문화예술계의 거센 반대를 아무런 문제없다는 식으로 일축하는 태도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퇴행적이고 비민주적인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봤을 때, 앞으로의 서울시 문화정책과 문화행정 또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 오세훈 시장의 문화정책을 평가하기에는 섣부른 감은 있지만, 지난 보궐선거 당시의 문화공약과 최근 발표한 서울시정의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을 살펴보면 향후 진행될 서울시의 문화정책을 예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세훈 시장의 문화정책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산업경쟁력과 부가가치 창출의 수단으로만 보는 문화예술에 대한 편협한 접근 방식이다. 오세훈 시장의 시선은 오로지 문화예술을 통해 파생되는 결과 중에 경제적인 부분만 보고 있다. 문화예술의 기반이나 환경, 이를 만들어가는 사람과 이들의 노동조건 등은 애초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이것들이 도시공간에서 뿌리내리며 가지게 되는 기능과 역할, 시민의 일상과 삶의 원리로서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은 애초에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러한 도구적이고 수단으로서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은 경제적 가치가 없을 경우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다.


둘째는 집중투자나 대형이벤트 중심으로 설계될 사업 방식에 대한 문제다. 집중투자 방식이나 대형이벤트와 같은 사업은 기반이나 환경 등이 부족하거나 열악한 경우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서울이라는 대도시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다. 서울과 비슷한 규모인 해외의 많은 도시들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지양해온지는 이미 오래다. 그보다는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주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식들을 고민하고, 새로운 주체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 ‘하이서울페스티발’을 연상케 하는 메가 축제인 ‘SEOUL FESTA’를 개최하겠다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계획들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시민을 문화정책의 적극적인 주체로서가 아닌 수동적인 향유자로만 보는 문제이다. 과거 문화 향유자에만 머물렀던 시민이 문화정책의 주요한 주체로 성장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생활문화와 지역문화 정책에서 중요한 정책 주체이자, 지역과 공동체의 문화를 이끌어가며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러기에 지역에서의 시민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시민을 단순한 대중문화의 소비자로만 제한해버리는 것은 너무나 시대착오적 발상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앞으로 오세훈 시장이 추진할 문화정책은 10여 년 전에 자신이 이끌었던 민선 4/5기 시절의 문화정책과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시대가 바뀌고 사용되는 용어만 달라졌을 뿐, 문화정책에 대한 관점과 이해의 수준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런 점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서울시장으로서 문화정책이란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럽다. 결국, 오세훈 시장의 퇴행적인 문화정책은 이미 예정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해야하며, 시민과 문화예술계의 적극적인 연대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1년 10월 28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