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연대 논평]
정부의 문화분야「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발표를 비판하며
"공공기관 통합안의 목표·방향에 대한
원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공론화가 시급하다!"
지난 9월 3일, 정부는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이하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고,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대전환과 복합위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여력 축소,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 향상 등을 개혁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이러한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 기관도 대규모 통합·재편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가칭)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원, (가칭)국악문화산업진흥원, (가칭)한국문화진흥원, (가칭)한국저작권원, (가칭)국립지식문화박물관재단 등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여러 기관의 기능을 통합·재편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태권도진흥재단은 자회사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추진방안」에서는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전문성과 자율성은 어떻게 강화되는지, 통합 이후 문화행정의 어떠한 변화가 만들어질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내용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이 과연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전략적 구조개혁’,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을「추진방안」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의 공공기관을 단순히 기관 규모와 기능의 유사성만으로 묶는 방식이 과연 문화·예술의 특성과 현장의 작동방식을 반영한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는가. 문화·예술 분야의 공공기관은 같은 ‘문화·예술’이라는 범주에 있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각각 다른 대상과 현장의 특성에 맞춰 고유한 역할과 정책적 접근을 형성해 왔다. 예술가의 창작과 유통을 지원하는 기관, 전통문화와 국악의 전승·확산을 담당하는 기관, 지역문화의 기반을 구축하는 기관,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기관, 문화정보를 생산·유통하는 기관 등은 단순히 기능의 일부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의 숫자가 아니라 문화행정의 구조와 운영 방식에 있다. 정부 중심의 관료적 의사결정과 행정편의주의적인 사업·관리, 기관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 그리고 퇴직관료의 산하기관장 임명 등 문화·예술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둔 채 기관을 합치는 것만으로 문화행정의 비효율과 관료주의가 해소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성찰과 개선 없이 형식적으로 기관을 통합·재편할 경우, 기존의 관료적 관리체계를 새로운 조직 안에 그대로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
또한 각각의 기관이 수행해 온 고유한 기능과 전문성이 통합 이후 어떻게 보장될 것인지, 통합으로 인해 실제 어떤 정책적 시너지가 발생하는지, 기존 기관과 현장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민과 예술인은 어떤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부족하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것은 ‘왜 줄이는가’에 대한 설명이지, ‘통합 이후 어떤 문화행정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부재한 것이다.
기관 통합은 조직의 숫자를 단순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 정책의 지원체계와 전문성, 정책 결정구조, 현장과 정부·기관의 관계까지 바꿀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통합 여부는 공공성·전문성·현장성·정책적 효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정부가 관리하기 편한 조직을 만드는 방향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개편안은 이재명 정부가 각종 정책과 사업에서 보여온 속도와 규모를 앞세운 ‘불도저식’ 추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되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관료주의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구조를 또 다른 형태로 재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정책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공공기관을 바꾸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이에 문화연대는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 재편이 형식적인 ‘기관 수 줄이기’나 ‘정부가 관리하기 용이한 조직’을 만드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낡은 문화행정의 구조를 바꾸는 근본적 개혁의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정부는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기관 통합·재편을 중단하고, 문화·예술 현장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원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공론화를 통해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나아가 시민의 삶과 문화·예술 현장에 필요한 공공성을 새롭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방향을 전환할 것을 이재명 정부에 촉구한다.
2026년 9월 9일
문화연대
[문화연대 논평]
정부의 문화분야「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발표를 비판하며
"공공기관 통합안의 목표·방향에 대한
원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공론화가 시급하다!"
지난 9월 3일, 정부는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이하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고,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대전환과 복합위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여력 축소,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 향상 등을 개혁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이러한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 기관도 대규모 통합·재편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가칭)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원, (가칭)국악문화산업진흥원, (가칭)한국문화진흥원, (가칭)한국저작권원, (가칭)국립지식문화박물관재단 등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여러 기관의 기능을 통합·재편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태권도진흥재단은 자회사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추진방안」에서는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전문성과 자율성은 어떻게 강화되는지, 통합 이후 문화행정의 어떠한 변화가 만들어질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내용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이 과연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전략적 구조개혁’,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을「추진방안」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의 공공기관을 단순히 기관 규모와 기능의 유사성만으로 묶는 방식이 과연 문화·예술의 특성과 현장의 작동방식을 반영한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는가. 문화·예술 분야의 공공기관은 같은 ‘문화·예술’이라는 범주에 있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각각 다른 대상과 현장의 특성에 맞춰 고유한 역할과 정책적 접근을 형성해 왔다. 예술가의 창작과 유통을 지원하는 기관, 전통문화와 국악의 전승·확산을 담당하는 기관, 지역문화의 기반을 구축하는 기관,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기관, 문화정보를 생산·유통하는 기관 등은 단순히 기능의 일부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의 숫자가 아니라 문화행정의 구조와 운영 방식에 있다. 정부 중심의 관료적 의사결정과 행정편의주의적인 사업·관리, 기관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 그리고 퇴직관료의 산하기관장 임명 등 문화·예술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둔 채 기관을 합치는 것만으로 문화행정의 비효율과 관료주의가 해소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성찰과 개선 없이 형식적으로 기관을 통합·재편할 경우, 기존의 관료적 관리체계를 새로운 조직 안에 그대로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
또한 각각의 기관이 수행해 온 고유한 기능과 전문성이 통합 이후 어떻게 보장될 것인지, 통합으로 인해 실제 어떤 정책적 시너지가 발생하는지, 기존 기관과 현장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민과 예술인은 어떤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부족하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것은 ‘왜 줄이는가’에 대한 설명이지, ‘통합 이후 어떤 문화행정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부재한 것이다.
기관 통합은 조직의 숫자를 단순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 정책의 지원체계와 전문성, 정책 결정구조, 현장과 정부·기관의 관계까지 바꿀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통합 여부는 공공성·전문성·현장성·정책적 효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정부가 관리하기 편한 조직을 만드는 방향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개편안은 이재명 정부가 각종 정책과 사업에서 보여온 속도와 규모를 앞세운 ‘불도저식’ 추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되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관료주의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구조를 또 다른 형태로 재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정책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공공기관을 바꾸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이에 문화연대는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 재편이 형식적인 ‘기관 수 줄이기’나 ‘정부가 관리하기 용이한 조직’을 만드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낡은 문화행정의 구조를 바꾸는 근본적 개혁의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정부는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기관 통합·재편을 중단하고, 문화·예술 현장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원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공론화를 통해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나아가 시민의 삶과 문화·예술 현장에 필요한 공공성을 새롭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방향을 전환할 것을 이재명 정부에 촉구한다.
2026년 9월 9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