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성명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부당해고 판정을 수용하고, 원직복직 명령을 이행하라!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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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법 위에 있는가.
지노위-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을 수용하고, 원직복직 명령을 이행하라.


2020년 11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문광연)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 ㄷ씨가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신청에 관하여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이어, ‘피해자 ㄷ씨에 대한 문광연의 일방적 계약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재차 판정하였다.

문광연은 지금까지 ㄷ씨에 대한 부당해고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고가 아닌 적법한 계약해지에 해당되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형식적 논리만 반복해왔다. 그러나 중노위에서도 인정된 바와 같이, 문광연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무기계약직)에 대해 담당 사업의 폐지 또는 이관이라는 정당하지 아니한 사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해고과정에서 우리 노동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와 문광연 내부 운영규칙을 준수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결국 문광연은 ㄷ씨에 대해 정규직과 다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무기계약직을 차별하고 노동자에 대한 ‘손쉬운 해고’로 나아간 것이다.

현 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무기계약직과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이 12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이 겪는 노동현실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공공기관마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과 다른 직제-직군으로 분류해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등 차별을 정당화하고, 이를 공고히 구조화해왔기 때문이다.

문광연은 마땅히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공공기관이 어떻게 무기계약직을 손쉽게 해고할 수 있는지 그 사례를 보여줬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적 기조를 보란듯이 역행하며, ‘사업 이관’을 핑계로 무기계약직에게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고용기간 보장’이라는 조건마저 무력화한 것이다. 이처럼 공공부문 ‘고용 안정화’와 ‘노동차별 해소’라는 정부의 약속은, 오히려 공공기관이 앞장서 무기계약직을 차별하고 고용을 위협하는 현실 앞에서 맥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이번 지노위-중노위의 일관된 판정을 더욱 지지하고 환영한다. 문광연이 시도한 무기계약직에 대한 ‘손쉬운 해고’를 용인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어떤 공공기관도 함부로 무기계약직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광연은 현재 공공기관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도외시한 채 민간기업보다도 못한 갑질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용기 의원은 지노위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한 문광연을 두고, “부당해고 문제를 법원까지 끌고 갈 것 같은데, 가장 악랄한 갑질 방법 중의 하나다. 해고당한 사람은 본인 돈 들여서 소송비용 마련해야 되는데, 원장님은 사인 하나로 국민 혈세로 소송문제 해결할 것 아니냐”(국회 국정감사 속기록)며 질책하기도 했다.

문광연에 다시한번 요구한다. 노동위 판정을 수용하라. 지난한 소송전으로 피해자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역시 지난 7월 15~16일 긴급감사 실시 결과서를 통해 ‘피해자의 근로계약 해지와 관련된 사안은 노동위원회 심의결과 에 따라 적절한 후속조치를 신속히 이행할 것’(알리오 공시자료)을 이미 요구한 바 있다. 문광연은 지금이라도 지노위-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을 수용하고, 판정서에 명시된 원직복직을 포함한 제반조치를 이행하라.

또한 문광연은 ㄷ씨가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이후 겪었던 2차 피해 문제 해결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2017년 9월 성희롱 피해사실을 알린 ㄷ씨는 2년이 넘도록 직장 내 괴롭힘(회의 배제, 따돌림, 모욕적 언사, 업무상 차별, 과중한 업무 부과 등)으로 고통받았다. 문광연은 현재까지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를 징계하는 것에 그쳤을 뿐, 피해자가 겪은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2차 피해와 부당해고의 관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지금, 이에 대한 진상조사는 더욱 중요해졌다.

끝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문광연은 공공기관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저지른 과오에 대하여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상급기관인 문체부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문체부는 지금부터라도 문광연의 후속조치 이행을 제대로 관리감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0. 12. 18.
문화연대


[참고자료]

* 2020년 11월 16일자 공동성명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성범죄를 방기한 기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본문 읽기]
* 2020년 7월 23일자 성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직장 내 성희롱 및 2차 피해 사건> 진상조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본문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