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공동성명여전히 우리는 검열광장에 서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나?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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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선언문 ]


"여전히 우리는 검열광장에 서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나?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에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한다!

 

이명박근혜 국정 농단 세력에 의한 헌법 유린의 실체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알려지고 우리 예술인들은 혹한의 겨울 광화문 광장에 캠핑촌과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웠다. 직접 블랙리스트 진상조사를 이끌어내고, 책임규명의 책임을 물었다.

국정농단 세력을 엄벌한 촛불들의 염원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 1호로 ‘블랙리스트 적폐청산’을 약속했다. 그러나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 블랙리스트. 미투, 코로나 팬데믹 위기 앞에서 예술인들의 삶은 더욱 곤란해졌다. 입법/사법/행정부와 공고한 퇴행적 관료 권력의 방임으로 여전히 우리 주권자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2차 가해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2016년 11월 4일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를 명제로 광화문 광장에 모여 “이것은 국가가 아니다. 문화도 아니다. 예술도 아니다. 사람도 아니다”라고 외쳤다.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와 이를 가능케 한 퇴행적 관료 문화행정의 실체를 드러내고, 박근혜 퇴진과 블랙리스트 실행자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바로 오늘, 여전히 계속되는 ‘블랙리스트의 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주권자 예술인의 이름으로 다시 시국선언을 한다. 우리가 시국 선언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호, 블랙리스트 적폐청산 책임 부재

피곤하니 블랙리스트 문제는 이제 그만, 그냥 덮고 가자고 한다. 윗선 몇 명을 구속시켰으니 더 크고 강고한 적폐 관료 파행 문제는 그대로 놔두고 가자고 한다. 국가는 평등한 관계 속에서 인간-비인간 존재의 삶 권리가 보장되는 ‘문화민주주의 사회’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실망과 좌절, 체념과 포기 상태를 강요한다. 촛불 혁명을 이룬 주권자들이 명령한 국정과제 1호, ‘철저한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수립’에 대한 약속이 이런 것이었나!

밝혀진 것만 2,670건의 책이, 영화가, 연극이, 춤과 무용이, 만화가 파묻혀진 현대판 분서갱유. 밝혀진 것만 342개 단체와 9,470여 명의 구체적인 명단이 확인된 홀로코스트. 확인된 명단만 총 21,362명. 블랙리스트 재발방지와 피해자 회복을 국정과제 1호 ‘블랙리스트 적폐청산’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하였는가?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이후 발생하고 있는 전국의 공공기관, 예술지원기관이 자행한 예술검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방관해왔다. 심지어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앞에 놓인 예술인들에게 긴급지원으로 수직적 일방통행 관료체제의 본질적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지금이 ‘블랙리스트’의 시대임을 명백하게 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주권자 예술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우리의 권리를 위임한 위정자들은 거리에 섰던 수많은 우리의 시간을 보았는가? 2018년 정부의 블랙리스트 공무원 징계 0명으로 분노한 예술인들의 일인시위와 ‘블랙라스트 대행진’에 여당은 미진한 진상조사 특별법을 추진하자고 답하고는 그걸로 끝이었다.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은 작년 겨울부터 매서운 한파를 헤치고 광화문 광장에서 1인시위, 예술 행동을 이어가며 블랙리스트 국가 폭력의 공식 인정과 사죄/ 블랙리스트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 책임 이행/ 미진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왔지만 문재인 정부는, 국회는, 사법부는 무엇으로 답했는가?

  

반성과 성찰 없는 블랙리스트 책임자의 복귀

권력자의 입맛대로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인권을 짓밟아도 블랙리스트 가해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고 반성과 성찰 없이 보란 듯이 복귀한다. 정부는 작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블랙리스트를 위헌으로 판결했어도, 블랙리스트 사실관계를 언급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책임자 송수근이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부임에 눈을 감았고, 송수근 총장이 취임 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 침해하는 것조차 방임했다. 최근 서울시 오세훈 시장의 블랙리스트 책임자 안호상 전국립극장장의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 강행에는 침묵한다. 결국 현 정부가 자신의 책임은 방기하고 이명박근혜의 집단적 적폐가 회귀하는데 일조하는 공범자가 된 것은 아닌가? 지금까지 그렇듯 우리는 계속 블랙리스트 책임자가 일말의 반성 없이 복귀하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와 그의 행적을 사회적으로 기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공고한 비민주적 퇴행적 공직자 관료시스템

현 정부의 정책권자, 관련 공직자들의 블랙리스트 책임의식 부재와 ‘문화민주주의’를 공적 실현하기 위한 전문성 부족은 심각하다. 결국 적당히 관리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천박한 수준에서 국민들에게 블랙리스트 2차 가해를 자행하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예술가들에게 예산 지원이란 올가미로 길들이려는 시도는 멈추지 않았고, 특정 권력이나 정책권자의 욕망 해소 창구로 이용되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전국의 지자체에서 발생한 예술검열과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후속조치가 거의 전무한 것이 바로 증거다.

 

그래서 우리는 블랙리스트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국민 주권자의 약속을 방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더불어민주당에게 묻는다. 블랙리스트 피해자에게 차디찬 절망을 선사하고, 국정농단 세력에게 복권의 희망을 줄 것인가? 2021년, 지금이 국민 앞에 천명했던 비정상의 정상화인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재가 기회의 균등과 과정의 공정함 그리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인가?

 

정부가 다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부정한다면 이명박근혜 적폐 세력의 공범자에 지나지 않는다.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책임자 처벌은 끝나지 않았다. 투명한 진상규명, 정의롭고 엄정한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 재발방지책이 세워져야 한다. 우린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원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전 사회의 적폐청산,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피해자 명예회복의 책임당사자는 국가이다. 현 정부, 대통령, 여당, 사법부에게 책임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그 역할을 ‘국가’의 이름으로 다시 방기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어둠의 그늘을 벗지 못한 채 저항하는 블랙리스트일 것이며, 여전히 이 사회는 ‘정의로운 나라가 없는’ 국가 부재의 쿠데타 상황일 것이다. 우리 주권자 문화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의 주체 문재인 정부가 진정한 사과와 반성, 대책 마련하여 적폐청산의 국정과제가 이대로 침몰, 좌초되지 않고 신속히 자리잡히기를 요구한다. 하루라도 빨리 고통스러운 시간이 멈추기를 바란다.

   

[주권자 예술인의 요구]

 

하나. 국회와 정부는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하라!

하나.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 공식 인정과 사과하라!

하나. 사법부는 김기춘, 조윤선등 블랙리스트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정부와 산하기관은 블랙리스트 피해의 실효성 있는 대책수립과 후속조치 이행하라!

하나. 정부는 수직적 일방통행 관료체제, 비민주적 파행 행정 개선하라!

  

2021년 11월 4일

주권자 문화예술인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