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기자회견대한민국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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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대한민국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태가 온 세상에 알려지고, 2만 여명에 이르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존재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로 김기춘과 조윤선이 구속된 지 어느 덧 네 번째 겨울이 되었습니다.

4년 전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이 추운 겨울날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다시 거리로 나온 것은 다음과 같이 외치기 위해서입니다.

첫째, 대한민국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대한민국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피해 예술인들과 국민들에게 공식 사죄하라. 대한민국 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입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문화예술인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하고 블랙리스트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1대 첫 번째 국회에서 대한민국 기획재정부는 블랙리스트 사회적 기억사업을 거부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대한민국 대통령과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미래를 향한 기억을 약속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블랙리스트 문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떠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서 실행된 것입니다. 청와대와 대통령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여야 합니다.

둘째, 대한민국 국회는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대한민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사회적 기억을 거부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기 집권당으로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문체위 공식 회의 석상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사회적 기억을 거부하였습니다.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사회적 기억사업을 철회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공식 인정과 사죄를 한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후속 조치 중 가장 중요한 ‘예술인권리보장법’ 조차 20대 국회 법안 발의 후 일년간 방치하다 폐기시키더니, 21대 국회에서는 핵심조항들을 모두 삭제한 채 일방적으로 발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점 처리 법안으로조차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하여 공식 인정과 사죄, 블랙리스트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셋째, 대한민국 법원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대한민국 법원은 피해예술인들이 제기한 블랙리스트 민사소송을 4년째 방치하고 있습니다. 예술인들은 기다릴만큼 기다렸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따라 신속한 재판을 받고 싶습니다. 김기춘, 조윤선 등 주범들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이미 나왔고 범죄 사실은 확정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은 이제 블랙리스트 민사소송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법원을 통해 문화예술이 대한민국에서 무엇인지, 우리가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였는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사죄받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은 재판을 시작하십시오.

넷째,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문화예술인들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 블랙리스트 사건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여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확인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블랙리스트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대법원 판결문에도 나와있듯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 각 부처 전체를 상대로 기획되고 실행되었습니다. 특별검사가 문화체육관광부만을 선택적으로 수사하고 기소하였을 뿐입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국민이 되지 못한 시민여러분.

블랙리스트는 대한민국 청와대가 기획하고 대한민국 각 부처가 실행하고, 대한민국 국회가 진상을 규명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블랙리스트는 인간이 인간을, 사회가 인간을, 국가가 인간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반인권적인 범죄행위입니다. 블랙리스트는 생각이 다른 인간을, 생각이 다른 예술가를 사찰하고 차별하고 배제하여 다양성을 배제하는 문화적 제노사이드 범죄였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블랙리스트 국가폭력에 대한 사실 인정과 사죄를 요구합니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여러분들의 연대를 요청합니다.


2020. 12. 8.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 촛불광장에서부터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사건의 해결을 위해 싸워온,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드림



[기자회견]

“대한민국은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사실과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라”

  • 장소 : 청와대 분수대 앞
  • 날짜 : 2020년 12월 8일(화) 오전11시
  • 사회 : 이동민. 독립기획자
  • 발언
    강신하 _ 변호사 · 블랙리스트 민사소송대리인단장
    김윤규 _ 안무 연출가 ·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이원재 _ 시민자치문화센터 소장
    이양구 _ 연출가 ·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박선영 _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
    원승환 _ 인디스페이스 관장 ·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 기자회견문 낭독
    적야 _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사무처장
    이두찬 _ 문화연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