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평]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K리그,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5월 창원지검 특수부는 러시앤캐시컵2011 경기에서 K리그 선수들 중 일부가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려 한 사건을 중심으로 선수와 브로커 등 7명을 구속하고, 이후 6월 9일 9명을 추가 기소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달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윤기원 선수의 죽음이 승부조작 때문이라는 소문에 따른 결과였다. 연이어 30일 정종권 선수 역시 승부조작에 연루됨을 자책하며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왜, 그 선수는 돈을 받고 공을 피해야 했나.
프로축구의 승부조작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98년도에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제기되었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오히려 차범근 감독에게 대표팀 부진으로 인한 경질을 반발해 분풀이성 루머를 퍼트린다는 이유로 5년간 지도자 자격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 이후 지난 2008년도, K3리그 선수 중 일부가 중국의 사기도박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되며 이는 소문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고교, 대학리그들의 승부조작 사건들이 연이어 불거졌다. 그러나 연맹은 사태 인식에 안이하기만 했다. 계속되는 의혹에도 선수들 개개인, 감독과 코치들에게 양심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받는 것에 그쳤다. 뒤늦게 피파와 일본, 중국 축구협회와 공조한 시스템 마련 약속을 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이번 승부조작 혐의를 받은 선수들은 국가대표였던 김동현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중소구단 소속의 선수들이다. 중소구단 선수들은 선수층이 얇아서 잦은 실수에도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유혹에 많이 노출된다. 게다가 스타급 플레이어가 아니고서야 K리그 최저 연봉제에 근거한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억대의 검은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이다. 이러한 취약점을 잘 알고 있고, 수없이 떠도는 소문이 있었음에도 연맹은 워크숍이나 서약서, 또는 대표자들의 사과에만 급급하고 실질적 대책 마련은 하지 않았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때 적발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만 해도 197여개이며 그 규모는 연간 4조원이다 이는 스포츠 토토에서 K리그를 제외한다고 해서 승부조작은 결코 해결 되지 않음을 뜻한다. 몇 개의 승부조작 사건을 겪은 국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인터폴과 함께 10년간 2,000만 유로(약 312억원)을 투자해 승부 조작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국제 올림픽위원회도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국제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승부조작은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문제이다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몇몇 선수들이 내게도 그런 유혹이 왔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밝혔고, 어떤 구단은 이번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의 문제를 미리 알아 사전에 방출했음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은 발생했다. 사태를 알고도 방치하여 승부조작을 방조한 구단과 연맹 관계자들은 아무도 책임을 물지 않고, 몇몇의 선수들만 색출하며 꼬리자르기식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선수들 쫓아내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들이 만약 그렇게 쉬쉬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축구연맹이나 검찰 등에 문제를 제보하여 공론화 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면 두 명의 선수는 목숨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다.
목숨까지 앗아간 승부조작, 사과가 아닌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6월 1일 K리그 워크숍에 참석한 축구관계자 1천여명은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후 몇몇 선배 선수들은 눈물로 사죄하기도 하며 팬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있지만 K리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고교 리그부터 횡행해온 승부조작에 대해 부족한 경각심도 문제지만, 초라한 연봉과 열악한 처우의 선수들에게 거액의 보상금 유혹을 양심에 맡겨 거절하길 바라는 것은 대책이 아니다. 최소한 이러한 제안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줄 기관이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유럽연맹들처럼 사설 베팅업체까지 추적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러한 제안들을 선수들이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기관 또는 그러한 접촉자체를 막을 수 있는 보호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K리그 강등제를 만들어서라도 이러한 상황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올 시즌 개막 2달 전까지도 K리그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곽정한 프로축구 연맹 총재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대부업체를 리그컵 스폰서로 끌고 오며 많은 구설수를 낳았다. 연이어 승부조작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이한 K리그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팬들의 신뢰를 회복되지 않고, K리그를 떠나게 될 것이다.
450g의 가벼운 공이 뛰는 90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고 뛰며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축구이다. 그들이 열광했던 명경기와 명승부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축구연맹과 선수, 관계자들은 이번 승부조작 사태에 대해 절치부심하며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1년 6월 8일
문화연대
[주간논평]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K리그,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5월 창원지검 특수부는 러시앤캐시컵2011 경기에서 K리그 선수들 중 일부가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려 한 사건을 중심으로 선수와 브로커 등 7명을 구속하고, 이후 6월 9일 9명을 추가 기소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달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윤기원 선수의 죽음이 승부조작 때문이라는 소문에 따른 결과였다. 연이어 30일 정종권 선수 역시 승부조작에 연루됨을 자책하며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왜, 그 선수는 돈을 받고 공을 피해야 했나.
프로축구의 승부조작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98년도에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제기되었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오히려 차범근 감독에게 대표팀 부진으로 인한 경질을 반발해 분풀이성 루머를 퍼트린다는 이유로 5년간 지도자 자격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 이후 지난 2008년도, K3리그 선수 중 일부가 중국의 사기도박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되며 이는 소문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고교, 대학리그들의 승부조작 사건들이 연이어 불거졌다. 그러나 연맹은 사태 인식에 안이하기만 했다. 계속되는 의혹에도 선수들 개개인, 감독과 코치들에게 양심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받는 것에 그쳤다. 뒤늦게 피파와 일본, 중국 축구협회와 공조한 시스템 마련 약속을 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이번 승부조작 혐의를 받은 선수들은 국가대표였던 김동현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중소구단 소속의 선수들이다. 중소구단 선수들은 선수층이 얇아서 잦은 실수에도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유혹에 많이 노출된다. 게다가 스타급 플레이어가 아니고서야 K리그 최저 연봉제에 근거한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억대의 검은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이다. 이러한 취약점을 잘 알고 있고, 수없이 떠도는 소문이 있었음에도 연맹은 워크숍이나 서약서, 또는 대표자들의 사과에만 급급하고 실질적 대책 마련은 하지 않았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때 적발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만 해도 197여개이며 그 규모는 연간 4조원이다 이는 스포츠 토토에서 K리그를 제외한다고 해서 승부조작은 결코 해결 되지 않음을 뜻한다. 몇 개의 승부조작 사건을 겪은 국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인터폴과 함께 10년간 2,000만 유로(약 312억원)을 투자해 승부 조작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국제 올림픽위원회도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국제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승부조작은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문제이다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몇몇 선수들이 내게도 그런 유혹이 왔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밝혔고, 어떤 구단은 이번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의 문제를 미리 알아 사전에 방출했음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은 발생했다. 사태를 알고도 방치하여 승부조작을 방조한 구단과 연맹 관계자들은 아무도 책임을 물지 않고, 몇몇의 선수들만 색출하며 꼬리자르기식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선수들 쫓아내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들이 만약 그렇게 쉬쉬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축구연맹이나 검찰 등에 문제를 제보하여 공론화 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면 두 명의 선수는 목숨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다.
목숨까지 앗아간 승부조작, 사과가 아닌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6월 1일 K리그 워크숍에 참석한 축구관계자 1천여명은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후 몇몇 선배 선수들은 눈물로 사죄하기도 하며 팬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있지만 K리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고교 리그부터 횡행해온 승부조작에 대해 부족한 경각심도 문제지만, 초라한 연봉과 열악한 처우의 선수들에게 거액의 보상금 유혹을 양심에 맡겨 거절하길 바라는 것은 대책이 아니다. 최소한 이러한 제안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줄 기관이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유럽연맹들처럼 사설 베팅업체까지 추적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러한 제안들을 선수들이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기관 또는 그러한 접촉자체를 막을 수 있는 보호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K리그 강등제를 만들어서라도 이러한 상황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올 시즌 개막 2달 전까지도 K리그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곽정한 프로축구 연맹 총재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대부업체를 리그컵 스폰서로 끌고 오며 많은 구설수를 낳았다. 연이어 승부조작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이한 K리그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팬들의 신뢰를 회복되지 않고, K리그를 떠나게 될 것이다.
450g의 가벼운 공이 뛰는 90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고 뛰며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축구이다. 그들이 열광했던 명경기와 명승부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축구연맹과 선수, 관계자들은 이번 승부조작 사태에 대해 절치부심하며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1년 6월 8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