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집시법 개정 중단하라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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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집시법 개정 중단하라


최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특히,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내용의 헌법 21조를 위축시키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6월 8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집회 및 시위에서 혐오 발언을 규제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집회의 주최자ㆍ질서유지인ㆍ참가자에게 성별, 종교, 장애 또는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특정한 대상과 집단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조장ㆍ유발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선동하여 국민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같은 당 윤영찬 의원도 지난 8일, “혐오 표현” 정의 조항을 신설하고 혐오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히,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여러 사람의 참여를 전제하는 “시위”의 정의를 개정하여 주최자 1인만이 참여하는 시위도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유엔인권규약 등에 따르면 ‘평화적 집회의 권리’는 법률로 보장돼야 하며, 평화적 집회는 언제라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열릴 수 있어야 하고, 집회·시위는 그 대상이 ‘보이고 들리는 곳’에서 열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집회의 자유의 본질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원칙적으로 집회 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금지한다고 판시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세 개정안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 이미 현행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법률에 명확한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시민들의 권리를 축소시킬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특히, 윤영찬 의원이 발의한 1인 시위 규제 법안은 절박하게 할 많이 있는 사람들을 공권력을 통해 보이지 않게 치워버리려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여전히 법원 앞에, 광화문에, 용산 집무실 앞에, 해고된 기업 앞에 많은 이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이번 법안 발의에 맞춰 경제지와 보수 언론은 이번 기회에 대기업 본사 앞 농성과 시위도 끝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더불어민주당은 반성하고 철회를 해야 한다.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은 외면하면서 집회에 있어 혐오 표현 및 타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모욕 등을 금지하는 법안이 본인들에게 무슨 의미인지 다시 한번 물어볼 수밖에 없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집시법 개정이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것이 더 명확해 보인다.


한편, 지난 5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로 전직 대통령 사저가 포함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6월 10일 국민의 힘 박대출 의원도 “대통령 관저(官邸)”를 “대통령 관저(官邸), 대통령 집무 공간”으로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모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안 중 제11조에 관한 개정안이다. 


집시법 제11조는 국회의사당, 법원·헌재,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공관 등의 100m 이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집무실을 옮긴 마당에 집회 공간을 규제하는 집시법 11조를 폐지하는 것도 모자라, 집회 금지 공간을 확대하는 행위를 추진하는 것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확장해온 헌법정신에 역행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특히, 집시법 11조는 이미 여러 차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바 있으며, 한국만큼 광범위하게 집회 금지구역을 정하고 세세하게 규제하는 나라 역시 찾기가 어렵다. 또한, 국회와 법원, 대통령을 상대로 하는 집회는 기울어진 공론장에 조차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이므로, 공정한 여론 형성을 진정 바란다면 이들이 더욱 강하고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그렇기에 집시법 11조 폐지야말로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2022년 6월 14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