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공동논평예술인을 위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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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예술인을 위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마련되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20일부터 8월1일까지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령 입법 예고를 통해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을 가졌다. 시행령 입법 예고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에 문화예술 단체들과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바, 본 법의 시행령이 법적 효력을 갖기 전이나 이후에도 현장 예술계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문화연대와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입법 예고된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 입법 예고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은 무엇보다도 현장 예술인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행 내용들로 채워져야 한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술인을 부당하게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오래 동안 문화예술계에 만연되었던 젠더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화예술 현장에서 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정치적, 이념적 이유로 지원에서 배제될 경우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령은 블랙리스트 실행기관과 실행자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젠더폭력의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과 시행령 마련을 위해 그동안 현장 예술인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 노력들이 본 법과 시행령의 주요 내용들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시행령에 담긴 제2조 “예술인의 범위”를 예비 예술인까지 폭넓게 정의하고, 제4조 예술인권리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제6조 예술인조합의 계약협의 방법 및 절차, 제17조 예술인권리침해행위 등 신고방법에 있어 구체성을 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럼에도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이 현장 예술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내용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보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예술인의 정의에 있어 공공기관 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 예술교육을 가르치고 배우는 기관과 사람까지 폭넓게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화예술계의 권리침해와 젠더폭력은 공적인 영역에서 뿐 아니라 예비 예술인을 양성하는 레슨실, 교습소, 사설학원, 사설 아카데미와 같은 사적인 공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런 점에서 이 법이 보호해야할 예술인들의 정의와 범위는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제4조 예술인권리영향평가는 평가의 기본 취지와 절차만을 명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평가 내용과 항목들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예술인권리에 있어 그 지위의 사회적 영향, 표현의 자유, 창작물에 대한 권리보장, 피해구제와 보호의 대상들에 대한 기본 평가 항목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셋째, 제8조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 제9조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의 실시, 제10조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및 피해구제 지원기관의 지정 기준 및 절차 등 성희롱 성폭력과 관련된 시행령에 있어서 침해 방지와 예방 조치에 대한 일반적인 사안들이 잘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와 보호에 대한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많다.


넷째, 제12조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의 구성·운영에 있어서 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 조항이 명시되어 객관적으로 위원 추천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위원을 결정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위원회 위원을 최종적으로 누가 어떻게 선발하는가, 위원장은 누가 어떻게 선임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위원회가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위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의 구성, 위원장의 선임에 있어 현장예술인들이 직접 결정하는 권한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제15조 예술인보호관의 자격·직무 등이 있어 예술인보호관을 장관이 지정하게 되어있는데, 지정방식이 선임인지 겸직인지가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 법의 취지와 목적이 제대로 시행령에 담기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공무원 중에서 겸직보다는 선임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제24조 업무의 위탁에 있어 ‘예술인권리침해행위’의 업무를 예술인복지재단에 위탁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현재 예술인복지재단의 고유 업무 성격이나, 예술인복지법과의 관계,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제정 취지에 있어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제한된 직원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인권리침해행위에 대한 모든 업무를 위탁할 경우 신속한 업무 처리가 보장되기 어려울 뿐더러 예술인복지재단의 고유 업무인 복지지원 업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예술인권리 침해 행위에 대한 업무들은 예술인복지업무 만큼 중요하고 그 범위도 광범위할 뿐 아니라,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및 젠더평등을 위한 고유의 업무를 독립시킬 수 있는 별도의 지원기관이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에 대한 현장 예술단체들과 예술인들의 의견제시를 충분히 경청하여 반영할 부분들은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제반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예술인권리보장법과 시행령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전과 그 후에도 이 법의 주요 내용들에 대해 현장예술인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충분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각종 예술인 권리침해의 사례들에 대응하고, 성희롱 성폭력 사건들을 신속하게 저리할 수 있도록 예술인복지재단에 위임하지 않고, 별도의 지원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예술인복지법은 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인권리보장을 위한 독립적인 지원기관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2022년 8월 3일

문화연대,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