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공동성명창작자를 죽이는 불공정한 관행을 중지하라!! - 이우영작가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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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를 죽이는 불공정한 관행을 중지하라!!>

- 이우영작가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

 

2023년 3월 11일은 만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만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우영 작가는 잡지사에 <검정고무신>을 14년이라는 기록적인 시간 동안 연재하며, 세대를 막론한 사랑을 받았다. 그런 작가가 작품의 저작권을 강탈당하고, 그 괴로움에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만화/웹툰계의 미래는 없다.


창작자에게 작품은 자신의 삶의 증거이자 분신과도 같다.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강탈하는 행위는 창작자에겐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사업자 장진혁과 형설앤은 이우영 작가가 자식보다 소중하다고 말한 캐릭터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갈취하고 계약서, 양도각서를 갖고 작가를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작가의 생명같은 창작까지 가로막아 이우영 작가의 삶을 부정했다. 이들은 작가가 손수 만든 캐릭터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이우영 작가를 지키지 못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의 과제는 명확하다. 납치당한 기영이와 그의 친구들, 가족들을 유가족의 품에게 돌려보내는 것. 그리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우울증 비율은 평균에 비해 3배가 넘는다고 한다. 과로한 노동, 불공정한 계약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제2, 제3의 이우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미 징조는 차고 넘치고 있다. 창작자의 열악한 환경은 만화/웹툰 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문화의 화려한 발전을 논하고, 소위 K-컬쳐의 부흥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 창작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창작자에게 생명과 같은 작품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우리가 동원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고인이 된 이우영 작가의 작품 저작권을 유가족들에게 되찾아드리고 다시는 만화/웹툰계에 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노라 선언한다. 그리고 만화계를 넘어 대한민국 창작계 모두에게 작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연대에 참여해주실 것을 호소한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최악의 행위에 대해 유족들과 만화인들에게 무릎꿇고 사과하라!

2.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고, 모든 검정고무신 사업에서 물러나라!

3.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 원작자 이우영, 이우진에 대해 진행 중인 2건의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하라!!

4. 문화체육관광부는 본건에 대해 엄중히 조사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라.


2023. 3. 27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원로만화가협회, 한국여성만화가협회,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대전만화연합, 대구경북만화인협동조합, 부산경남만화가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웹툰작가노조, 한국출판만화가협회,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한국카툰협회, 한국만화웹툰학회,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참여연대, 문화연대,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문화예술노동연대, 홍우주 사회적협동조합,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국회의원,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