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우리의 인공지능은 정녕 민주주의와 멀어지려는가 _대선 후보별 핵심 AI 공약, 사라진 시민 데이터 인권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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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공지능은 정녕 민주주의와 멀어지려는가 

_대선 후보별 핵심 AI 공약, 사라진 시민 데이터 인권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자들은 모두 “AI 강국”을 기치로 내세우며 대규모 투자와 하드웨어 중심의 AI 산업 부흥을 공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약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며, 공통적으로 데이터 규제 완화와 AI 인프라 확충에 집중되어 있다. AI의 환각 증세, 데이터 편향, 노동시장 재편, 가짜뉴스 생산, 프라이버시 침해 등 심각한 위험 요소는 외면된 채, 시민의 안전을 고려한 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는 “AI 기본사회 구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체가 “생성형 AI의 무료 이용” 등 섣부른 테크노 낙관론적 접근에 기대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규제 완화와 데이터센터 구축 등 물리적 인프라 중심의 구태의연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나, 에너지 소비와 환경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이준석 후보는 “AI 산업은 압도적 데이터 자유”라는 슬로건과 민간 데이터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공약을 통해 산업 중심의 AI 도입을 강조하지만, 이는 시민 데이터의 무절제한 오남용과 정보 인권을 더욱 위협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반면 권영국 후보는 유일하게 민주적 통제를 기반으로 한 기술사회를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AI 기본법 개정”, “AI 실업 방지”, “디지털 기본권 보장”,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제안은 시민이 안전하게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권영국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후보 공약은 산업 성장 논리에 갇혀 AI 기술의 문제점과 시민 안전을 간과하고 있다. “기업 민원실이 된 AI 정책”이라는 비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특히 조기 대선이라는 급박성을 고려하면, 차기 정부의 구성과 함께 보다 차분히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AI의 위험 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문화연대는 다음과 같은 8대 과제를 차기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1. 사회적 검증과 숙의를 통한 AI 시민권 보장책 마련

AI 관련 정책은 시민사회의 숙의와 검증을 거쳐야 하며, 법과 제도, 교육, 문화 등 전방위적 논의 기반이 필요하다. 특히 AI 기본법은 산업계 요구에만 기대서는 안 되며, 시민 데이터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2. AI 확산이 초래할 사회적 피해 대비

AI는 모든 분야에서 동일한 효율을 보장하지 않는다. 특히 노동과 창작 영역에서는 오히려 비효율과 실직, 상당한 인권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일방적 사회 확산은 중단되어야 한다.


3. 사회적 약자 눈높이의 AI 기술 설계 수립

노동자, 농민, 성소수자 등 취약계층의 목소리는 AI 정책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AI는 이들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어야 하며, 기술 설계부터 사회적 약자의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


4. 인권·생명 중심의 AI 철학과 정책 전제

공허한 “사람 중심의 AI”를 넘어, AI에 취약한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하는 ‘인권 중심의 AI’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기후위기를 함께 넘어설 수 있기 위해 생명과 환경을 존중하는 ‘AI 생태주의’ 접근이 요구된다.


5. AI 노동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AI로 인한 노동 환경 변화에 대한 현장 노동자 조직과 협의체들과의 사전 논의, 재취업·직업훈련 등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과 대책이 필수적이다. 근거 없는 테크노 낙관론은 노동의 위기를 외면하는 것이다.


6. ‘AI 주권’의 플랫폼 기업 남용 경계

AI 주권(소버린 AI)은 표준화된 국제 질서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남반구, 사회 약자, 언어 및 문화 다양성, 로컬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를 정부의 산업 지원 특혜와 규제 완화의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플랫폼 기업 중심의 유해한 담론 독점은 시장 경제의 건강성을 해친다.


7. 예술·문화 영역의 창작 생태계 보호

AI는 창작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학습되지 않는 영감을 창조할 수는 없다. 창제작자 저작권 및 창작 환경 보호 등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예술계의 고민과 요구를 반영한 AI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공무 행정과 지원이 과도하게 AI 기술 신화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8. AI의 군사적 위험성에 대한 국제 논의 참여

AI 드론 등 자율살상무기의 위협이 전세계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는 AI 전쟁 시대의 도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관련 무기의 도입을 규제하고 금지하는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사회 구조를 바꾸고 권력 관계를 재편하는 기술사회의 거대 매개이자 변수다. 향후 10~15년간 AI가 우리 사회에 가져올 정치·사회적 파장을 성찰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지금 이 시점에서 반드시 시작되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할 정부는 기술 민주주의의 원칙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 걸쳐 AI의 영향을 세심히 검토하고 조율하는 성숙한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2025 05. 26.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