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

2025-05-27
조회수 452


[문화연대 논평]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

- 문화연대 문화정책 제안서 질의에 부쳐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화연대는 주요 정당을 대상으로 10대 문화정책 과제를 제안하고, 이에 대한 질의서를 5월 중순에 개혁신당, 더불어민주당, 민주노동당에 발송하였다. 해당 질의는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축적된 문제의식과 정책요구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단순한 의견 청취가 아니라 각 정당이 문화정책을 얼마나 충실히 준비했는지, 현장의 제안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 있게 귀기울이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응답의 결과는 유감스러운 수준이었다.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연대의 질의에 대해 반대의사는 커녕 단 한 줄의 답변도 회신하지 않았다. 선거라는 공론장에서 시민사회가 던지는 정중한 질문에 대해 최소한의 의견 조차 표명하지 않은 두 정당의 태도는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기에는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 공개된 선거공약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정책을 ‘산업’의 관점에서만 다루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 예술노동권, 문화공공성, 성평등, 지역문화 등 핵심 가치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한류·콘텐츠 수출과 관련된 수치 중심의 성장 프레임은 분명 산업진흥의 연장선에 불과하며, 이는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훼손해온 기존의 정책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개혁신당은 더욱 심각하다. 문화 관련 공약 자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명칭을 ‘문화부’로 바꾸겠다는 방안 외에는 문화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찾아볼 수 없는 참담한 수준이다.

 

두 정당 모두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할, 책임에 대한 정책적 준비가 현저히 부족함을 보여준다. 문화예술계의 지속적인 요구사항이자 시민사회의 당면 과제인 성폭력 근절,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문화정책 수립, 지역문화 불균형 해소, 소수자 문화권 보장 등은 이번 질의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진 항목이었다. 그러나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이 중대한 사안들에 대해 한 줄의 입장조차 밝히지 않은 것은,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한다. 문화정책은 사회를 바라보는 철학과 비전의 표현이며, 국가가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실천의지다. 그런 점에서 두 정당의 무응답은 공적 책임에 대한 방기이며, 문화예술계에 대한 모욕이다.


질의서에 대해 유일하게 답변을 보내온 민주노동당은 10대 문화정책 과제 전 항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긍정적인 출발이지만, 단지 질의에 찬성했다고 해서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문화정책은 공약 이전에 이행의 책임이 있으며, 대선 이후에도 꾸준한 입법과 제도개선, 예산 확보 등 실질적 이행이 뒤따라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문화정책의 진정성과 실효성을 갖춘 정치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향후 정치권과 지역사회,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그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연대는 이번 정책 질의 과정을 통해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문화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가 얼마나 위기에 놓였는지, 시민과 현장의 목소리가 얼마나 공허하게 흩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이와 같은 현실을 깊이 우려하며 우리는 대선 이후 문화정책의 전환과, 보다 급진적이고 문화적인 실천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문화민주주의의 가치를 확장하고, 문화예술인과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며, 시민과 함께 사회적 위기를 돌파하는 문화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문화연대는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2025년 5월 28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