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세월호 참사 7주기를 추념하며 ― 철저한 진상규명과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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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일상이 안전한 사회 구축을 위해

-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추념하며


2014년 이후, 일곱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잘못을 책임지지 않은 이들의 존재를 간과한 채 ‘또 세월호냐’라는 푸념에, ‘우리 사회의 정의와 안전은 어디쯤’에 있는지 반문하고자 한다. 각자의 삶을 살며 여느 때와 같던 그 날. 우리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의 공동의 증인이자 목격자가 되었다. ‘그 날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라는 물음의 답변에서는, 참사를 증언이라도 하듯 어제를 기억하는 것처럼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충격을 넘어선 맺음 없는 비통의 이어짐 속에 “잊지 않고” “기억 하겠다”는 수많은 이들의 7년 전 다짐과 약속을 문화연대도 함께 되새기려 한다. 본 논평에 앞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는 추모의 마음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에게는 지지와 연대의 손길을 먼저 담아 건넨다.


_2556번째 4월 16일(2021.04.14.)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라

세월호 참사 7주기인 4월 16일이 다가오며 전국 각지에서는 기자회견, 추모문화제, 단식기도등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7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진상규명 과제를 하나씩 실천하겠다고 약속 한바 있다. 이후 임기 동안에도 매년 세월호 참사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진상규명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7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도 진실을 찾는 규명 과정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에 의한 조사활동과 ‘검찰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에 의한 수사가 있었지만, 기소권과 수사권이 없는 사참위의 구조적 한계는 진실을 밝히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2019년 1월에 출범한 특수단도 1년 2개월 동안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지난 1월 19일(화))하는 자리에서 ‘법무부, 대검, 감사원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철저히조사하였으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혀 부실수사에 대한 의혹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어 특수단이 기소한 ‘해경 구조 실패’건과 관련하여 지난 2월에 1심 선고공판이 열렸으나 해경 수뇌부 10명에 대해 무혐의·무죄 결론이 나기도 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해경 지휘부의 구조 정보, 국가정보원의 세월호 운항 개입의혹, 해군의 세월호 이동 정보 등의 내용을 조사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 및 국가정보원, 해군 등과 관련한 정부 기록물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또한 특수단의 수사 결과와 해경지휘부의 무죄 판결을 바로 잡기 위한 대응과 더불어 조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있는 독립된 조사기구 설치도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의 ‘새로운 수사’를 천명하고 그에 따른 이행 의지 및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선 국면이 다가오면 각종 사회적 쟁점들을 공론화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세월호가 직면한 문제도 이러한 사회 환경에 휩쓸리지 않도록 남은 임기 내에 하루 빨리 진상규명을 끝내야 한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함께 일상이 안전한 사회 구축을 위해 

우리는 복지의 안전망 이전에 생존과 안전에 대한 권리를 얼마나 보장받고 있을까. 세월호 참사 7년이 다가오는 지금에서도 한국사회는 정말 안전해 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조차 보장하지 못했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안전’을 요구하는 의식이 세월호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제도적 변화는 기대만큼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게획> 중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전사회’가 20대 국정전략에 포함되어 있지만 도처에서 사회적 재난과 참사는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생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노동현장 안에서 더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의 계급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비판하고 문제 제기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선 조치는 미흡한 상태다. 이는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원인에 대한 명확한 점검과 평가가 필요함에도, 국민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점을 중심으로 자원을 확보하여 쉽게 해결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달래기 식의 대책은 진짜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보다 안심시키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안전사회는, 결과가 아닌 ‘끊임없이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지점을 찾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함임과 동시에 한국 사회의 안전 문제와 의식을 되짚고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안전을 요구할 당연한 권리와 인권에 기반 한 문제 접근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포함해 한국사회의 사회적 참사를 겪은 시민들과 이를 ‘기억하는 사회’, 시민의 일상 안전을 ‘책임지는 사회’, 피해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의 구체적인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2021년 4월 14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