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20대 대선에서 실종된 문화공약을 찾습니다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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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논평]

20대 대선에서 실종된 문화공약을 찾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잇따라 유력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며, 얼핏 보면 대선 국면에서의 문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듯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보 중에서 제대로 된 문화공약을 발표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유일하다. 그 외에 대선 후보들은 문화공약에 대한 발표는커녕 차기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방향조차 제시하지 않은 후보가 다수다. 향후 5년을 책임지고 이끌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문화정책은 완전히 실종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문화분야에서 논의될만한 현안이나 의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문화예술계는 지난 몇 년간 블랙리스트 사태와 예술계 미투 등을 통해서, 문화행정과 문화예술계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와 병폐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이 의제들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웠음에도, 문제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충분한 사회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더 심각해졌고, 예술인의 기본권과 생존권마저 심각하게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대선 후보들을 통해 언급되고 있는 문화공약도 문화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확충에만 집중되어 있다. 최근, 국내 콘텐츠의 전세계적인 흥행을 통해 ‘K-컬처’ 산업의 육성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면서, 문화 콘텐츠를 통한 경제적 효과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만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어디까지나 공정한 문화예술생태계가 조성되고, 예술인과 국민들의 다양한 예술 표현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고 문화다양성이 확보될 때 가능한 결과물일 뿐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환경조성과 기반 마련에 대한 논의가 없이는 허황된 공약(空約)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다.


전지구적 과제인 기후위기 문제를 비롯하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 갈수록 커져가는 사회적 양극화, 혐오문화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 젠더와 세대 간의 갈등은 새로운 사회변화와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해 문화정책은 문화예술 분야의 정책을 넘어 대안적인 삶의 원리이자 운영원리로서 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예술로서의 문화가 아닌 철학과 방향으로서 문화가 사회적으로 보편화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전환적 사고와 정책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문화정책에 대한 논의조차 사라져 버린 이번 대선에서 이러한 논의를 기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대선은 후보들 간에 의혹과 폭로가 반복되며,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평가받고 있다.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으로 치달으며,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에 대한 논의는 사라져버렸다. 그 중에서도 문화정책은 대선후보들에게 언급조차 되지 않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화정책은 단순히 문화예술 한정되는 한 분야로서의 정책이 아닌, 대안적인 삶과 전환, 지속가능한 삶의 양식을 만들어 내기 위한 국정 운영원리로서 중요한 정책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문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충분히 다뤄지기를 바란다.


2022년 2월 16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