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연대 논평]
아이돌 연습생 및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이 또 한 번 발생했다. 4월 4일 자 서울신문의 언론보도(“숙소·연습실서 상습 추행...‘K팝 산실’ 아이돌의 악몽이 됐다”)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 멤버 간 강제추행이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이후까지 이어졌고, 이 혐의로 재판까지 넘겨졌다고 한다. 작년 말,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은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성추행에 시달렸고,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는 사건도 있었다. 케이팝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큰 인기를 얻으며 대중과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지만, 불합리한 케이팝 육성 시스템으로 인해 정작 당사자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의 핵심적인 문제는 케이팝의 독특한 육성 시스템 때문이다. 아이돌이 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은 10대 시절부터 연습생이라 불리며 기획사 관계자의 관리하에 합숙생활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통의 10대가 누려야 할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등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놓인다는 점이다. 연예 기획사와의 계약서 내용에 동의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환경도 문제다.
높아진 케이팝의 위상과 아이돌 가수들의 성공담에는 다들 쉽게 주목하지만, 아이돌 산업 내 발생하는 기본권과 인권 침해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매우 부족하다. 높아진 인기와 경쟁률로 인해 아이돌이 되기 위한 경로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안전하게 준비를 할 수 있는 제도나 안전장치 마련은 미비하다. 이는 아이돌 준비 과정에서 연습생들이 겪는 정서적·신체적 고통을 개인이 감내하고 참아야 하는 문제로만 인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평등한 계약관계, 과노동, 휴식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감시 관리, 폭언과 성추행 등 많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이마저도 팬들의 비판적 문제 제기를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적극적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종종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아이돌 육성 방식의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특별한 사례일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대부분의 아이돌 연습생/가수들은 문제를 ‘말하기’조차 쉽지 않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의 영향력 하에 있을 뿐 아니라, 합숙생활로 인해 외부 활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아이돌 연습생을 관리하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들에게는 아동·청소년의 권익보호를 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연간 1회 이상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는 것이 전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청소년 연예인과 연습생 소양교육’을 통해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게 정작 필요한 현장 근로 감독과 문제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세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케이팝 육성 시스템을 비롯한 아이돌 연습생을 모으는 유입경로와 방식은 점차 다양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그에 반해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와 문화부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문화부에 다음과 내용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케이팝 육성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중장기적 비전과 추진전략을 수립하라.
둘째, 청소년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연예 기획사를 대상으로 한 현장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라.
셋째,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 대한 권리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 현장 의견수렴을 실시하라.
2023년 4월 11일
문화연대
[문화연대 논평]
아이돌 연습생 및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이 또 한 번 발생했다. 4월 4일 자 서울신문의 언론보도(“숙소·연습실서 상습 추행...‘K팝 산실’ 아이돌의 악몽이 됐다”)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 멤버 간 강제추행이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이후까지 이어졌고, 이 혐의로 재판까지 넘겨졌다고 한다. 작년 말,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은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성추행에 시달렸고,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는 사건도 있었다. 케이팝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큰 인기를 얻으며 대중과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지만, 불합리한 케이팝 육성 시스템으로 인해 정작 당사자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의 핵심적인 문제는 케이팝의 독특한 육성 시스템 때문이다. 아이돌이 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은 10대 시절부터 연습생이라 불리며 기획사 관계자의 관리하에 합숙생활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통의 10대가 누려야 할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등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놓인다는 점이다. 연예 기획사와의 계약서 내용에 동의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환경도 문제다.
높아진 케이팝의 위상과 아이돌 가수들의 성공담에는 다들 쉽게 주목하지만, 아이돌 산업 내 발생하는 기본권과 인권 침해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매우 부족하다. 높아진 인기와 경쟁률로 인해 아이돌이 되기 위한 경로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안전하게 준비를 할 수 있는 제도나 안전장치 마련은 미비하다. 이는 아이돌 준비 과정에서 연습생들이 겪는 정서적·신체적 고통을 개인이 감내하고 참아야 하는 문제로만 인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평등한 계약관계, 과노동, 휴식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감시 관리, 폭언과 성추행 등 많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이마저도 팬들의 비판적 문제 제기를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적극적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종종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아이돌 육성 방식의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특별한 사례일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대부분의 아이돌 연습생/가수들은 문제를 ‘말하기’조차 쉽지 않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의 영향력 하에 있을 뿐 아니라, 합숙생활로 인해 외부 활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아이돌 연습생을 관리하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들에게는 아동·청소년의 권익보호를 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연간 1회 이상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는 것이 전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청소년 연예인과 연습생 소양교육’을 통해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게 정작 필요한 현장 근로 감독과 문제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세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케이팝 육성 시스템을 비롯한 아이돌 연습생을 모으는 유입경로와 방식은 점차 다양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그에 반해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와 문화부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문화부에 다음과 내용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케이팝 육성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중장기적 비전과 추진전략을 수립하라.
둘째, 청소년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연예 기획사를 대상으로 한 현장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라.
셋째, 아이돌 연습생과 가수에 대한 권리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 현장 의견수렴을 실시하라.
2023년 4월 11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