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성명


논평故 김기홍, 故 변희수를 추모하며 ― 남은 우리의 추모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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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우리의 추모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_ 故 김기홍, 故 변희수를 추모하며

 

지난 2월 24일, 한 명의 성소수자 운동가가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다가 세상을 떠났다. 자신을 상큼한 김선생이라 소개했던 故 김기홍 활동가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이었으며, 2018년 제주도의원 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녹색당 후보로 나서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의 벽과 혐오의 무게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우리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제 군인이자 트랜스젠더로서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냈고 사회에 울림을 주었던 故 변희수 하사가 세상의 편견을 뒤로한 채 세상을 떠났다. 변희수 하사는 2020년 초,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히며 군인으로서 계속해서 복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군은 강제전역시켰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에서도 강제전역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변희수 하사는 끝내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그런 차별을 없애버리겠다던 고인의 뜻은 결국 우리가 이어받아 꼭 완수해야 할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잇따른 성소수자의 죽음에도 우리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와 편협한 태도는 여전하다. 성정체성을 포함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은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차별과 혐오를 덜어내고 공존과 공생을 위해 활동해야 할 정치인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은 쏟아내고, 언론은 좀 더 자극적인 내용을 기사로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유력 서울 시장 후보의 퀴어퍼레이드 안 볼 권리 등의 발언과 태도는 그간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홍, 변희수 두 성소수자의 죽음은 결코 추모와 애도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이들의 죽음은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결과이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성소수자를 혐오해온 이들이 만들어 낸 사회적 타살이다. 두 성소수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너머 모든 성소수자의 죽음이며, 우리사회에서 차별받는 모든 이들의 죽음이다.

 

이제는 답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다 끝내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故 김기홍 활동가, 故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더 많은 김기홍과 변희수가 자신을 드러내도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하게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다.

 

2021년 3월 5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