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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주간논평]‘반값등록금’을 넘어, 보편적인 권리로서의 교육권을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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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논평]


‘반값등록금’을 넘어, 보편적인 권리로서의 교육권을

 

  ‘모든 인간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 당연한 문장이 언젠가부터 ‘돈이 있는 사람에게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로 바뀌었다. 대학이 기업화되면서 등록금은 계속 오르고,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일하느라, 정작 공부는 못하고 있는 현실, 지금 청년의 모습이다. 등록금 문제는 사학비리, 입시교육, 대학의 기업화, 학벌사회 등 총체적인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대학등록금에 관한 논의는 단지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 사학비리척결, 권리로서의 교육권에 관한 논의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국․공립대 통폐합, 국립대 법인화와도 연결된다. 국립대가 법인화되면 경비절감을 위해 교육여건은 열악해지며 등록금이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국립대가 법인화되어 등록금이 인상하면 고등교육 기회는 축소되고, 이는 교육의 공공성과 보편성에 맞지 않다. 그런데도 2005년부터 추진돼온 정부의 국립대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현재까지 10개의 국립대가 통폐합됐다. 그 결과 국·공립대에서는 모두 108개의 학과가 감축됐고, 학생 정원도 8768명 축소됐다. 전체 대학에서 국·공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31.3% 이후 30년 만에 13.8%로 절반 이상 줄었다. (경향신문 2011.6.15) 국·공립대보다 사립대가 많아지면 등록금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국․공립대의 비율을 높이고 사립대의 의존율을 낮춤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은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꿈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그런데 경쟁력과 효율성을 근거로 국․공립대를 통폐합하고, 국립대마저 법인화하여 교육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공교육은 물신화된 상품성만을 가르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그것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벌이 대물림되고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사회는 살인적인 경쟁과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덧붙여 비싼 등록금, 국립대 법인화 문제와 함께,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사학비리이다. 사학에 국가재정이 지원되고 있고, 원래의 교육이념과는 무관하게 설립된 대학이 많다. 또한 다수의 사학들이 재정난을 겪는 과정에서 대학의 운영권이 흔들리게 되면서 대학이 사기업형태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의 사학은 사유재산, 족벌체제, 불법과 비리, 폐쇄성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사립대의 등록금은 ‘독과점 구조’다. 대학졸업장이 취업의 기본조건인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대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이러한 한국사회에서 사립대는 높은 등록금을 요구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어쩔 수 없이 등록금을 낸다. 또한 사립대는 돈을 남겨 적립금을 쌓으면서 등록금을 올렸다. 이러한 사립대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사학비리를 척결함으로써 등록금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의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살인적인 등록금, 청년실업, 청년빈곤 등 20대를 비롯한 이 시대의 청년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이는 기성세대, 청년,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살 것인가, 더 이상 죽지 않고, 돈 때문에 학문과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등록금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 세금으로 충당하는 건데 그게 가능해?라는 생각으로 대학을 자본의 논리에 더 이상 맡겨서는 안 된다. 부자감세 철회, 사학비리 척결,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 등을 전환하여 등록금을 내릴 수 있는 방법, 더 나아가 무상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왜냐하면, (당연한 상식인),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30일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