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체육관
‘호호 체육관’은 그동안 엘리트 스포츠 육성 중심의 시스템과 유명 선수들의 극복과 승리의 서사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스포츠권에 주목합니다.
노동자,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등 스포츠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을 스포츠의 현장으로 초대하여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스포츠권을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인식시키고자 합니다.
‘호호 체육관’은 ‘모두의 스포츠’란 구호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구멍이 큰 그물인지를 드러냅니다.
스포츠를 할 권리의 실현은 스포츠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갖추어야 가능해집니다. 스포츠를 할 수 있는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이 보장되고,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시설과 교육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결국 스포츠권의 실현은 노동, 복지, 사회, 문화 전반의 정책 변화가 동반되어야 가능합니다. 호호 체육관을 통해 스포츠를 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조건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며 사회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의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호호 체육관’의 첫 번째 회원은 대학교의 여성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일 하고 집에 가면 집안일을 해야 하니까, 일 하고 집에 가면 힘드니까, 할 줄 모르니까 운동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요가와 배구를 배웁니다.
몸의 늘이고 공을 튕기며, 내 몸의 현실을 자각하고 자기 몸을 돌보는 기술을 익힙니다. 허리를 굽히고 바닥을 쓸었던 노동의 장소는 이제 즐거움을 주는 운동의 장소로 뒤바뀝니다.
스포츠를 하는 삶이 주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스포츠 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조건에 대해 생각합니다.
요가 수업은 벌써 2기를 맞이했고, 요가 뿐이던 수업은 배구까지 두 개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수업을 기록하는 작가와 배구 연습을 함께하는 학생들이 찾아오며, 동료도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호호 체육관’은 동료들과 함께 더 다양한 체육관을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체육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