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체육관'은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대학청소노동자들이 스포츠를 통해 자기의 몸과 삶에서 즐거움과 놀라움을 찾아가고, 소속 대학 학생 및 시민사회와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하나. 호호체육관은 대학청소노동자와 함께 합니다.
지난 2021년 6월,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교내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학청소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려왔으며, 노동공간 내 충분한 휴게공간마저 보장받지 못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있습니다. 2023년 4월, 투쟁 389일 만에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생활임금을 쟁취해냈습니다. 이후 민주노총 공공운수 서울지부와 집단 교섭을 벌인 서울 지역 12곳의 대학에서 임금인상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더 많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선 더 많이 조직되고 또 연결되어야 합니다.
둘. 호호체육관은 스포츠를 통해 노동자와 함께 합니다.
노동자의 의식과 정서를 바꾸고 노동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선 노동 현장 만큼이나 일상과 문화가 중요합니다. 특히 스포츠는 그간 국가로부터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적 갈등을 가리는 장치로 활용되어왔습니다.
하지만, 노동자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스포츠가 저항과 변화의 기제로 작동되기도 합니다. 스포츠에 참가하는 누구나 즐거움과 성취감, 그리고 연대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호체육관은 스포츠를 통해 노동자들이 자율적으로 건강과 행복을 쫓아가고 서로 웃음을 나눌 기회를 만들려 합니다.
호호체육관을 통해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것들은요.
먼저 우리는 호호체육관 활동을 통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조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합니다. 스포츠는 동료들과 함께 땀 흘리는 활동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죠.
그리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노동운동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려 합니다. 1990년대 이래 노동계와 시민사회계는 양적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분야별로 전문화되고 있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갈 수록 줄고 있습니다. 호호체육관에선 대학청소노동자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가, 학생, 노동조합 활동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며, 서로 연대의 감각을 복원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