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게 스포츠권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1990년대 말부터 노동계에서는 노동자들의 일상, 퇴근 후의 삶, 재생산 영역에 대한 고민과 함께 노동자를 둘러싼 문화 환경의 개선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노동자의 의식과 정서를 바꾸고 노동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노동자 문화가 중요하고, 또한 형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던 거죠.
자본의 관점에서 스포츠는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적 갈등을 가리는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기능합니다. 특히 자본에 의해서 다듬어진 문화상품으로 스포츠를 소비할 때 두드러지죠.
하지만 노동자(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스포츠가 저항과 변화의 기제로 작동한 사례의 역사 또한 존재합니다. 이는 스포츠가 가진 보편성, 즉 스포츠에 참여한 누구나 경험하는 즐거움과 성취감, 이를 공유한 참가자들과 자연스럽게 형성된 연대 때문이죠.
여러 연구자들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명령된 노동만이 아니라 개인의 욕구와 일치하는 자발적 활동인 자율노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율노동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유연성에서 오는 의미 있는 관계, 자발성과 자기 능동성의 회복, 기쁨과 활력을 만들어가는 모든 행위들을 의미합니다. 이 관점에서 스포츠는 자율노동으로서 자기 돌봄과 의미 있는 관계와 연대를 만드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포츠의 범위는 개별적인 스포츠 경기와 종목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노동자(시민)의 신체적 활동, 신체를 통한 문화까지 확대할 수 있고, ‘스포츠권’은 모든 노동자(시민)이 다양한 스포츠 참여의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본권 관점에서 ‘스포츠권’은 노동자(시민)이 자율적으로 스포츠를 향유하는 자유권 측면과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평등권 측면, 건강증진, 여가선용, 자아실현, 행복추구 등 사회권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권리입니다.